달빛 조각사 14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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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다.  읽어야만 할 책들을 뒤에 쌓아놓고 읽을 정도로 재미있다. 『왕좌의 게임』시리즈나 『헝거게임』시리즈와는 장르가 너무 달라서 비교할 수 없지만 재미있는것이 사실이다.  한번 빠지면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만한 책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책이라면 환장을 하는 나는 책이니 읽는다 해도 아이들도 좋아할 그런 책이다.  하지만, 우리집 둘째 녀석이 못 읽도록 숨기고 싶은 책중에 포함되는 것도 사실이다.  분명 게임 좋아하는 우리집 둘째 녀석이라면 이책에 빠지는 순간 아무것도 못할것 같기에 꽁꽁 숨겨두고 싶다.  아니, 나만 읽고 없애버리고 싶다.  이게 무슨 이기심이랴 하겠지만 부모 마음이다.  이 책에 빠지는 순간 헤어나오질 못할것을 뻔히 알기에 읽히고 싶지 않다.  물론, 아이들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는 나이가 되면 나의 노파심과는 상관없이 어디서든 찾아서 읽겠지만 중학교 시절까지는 숨기고 싶다. 『달빛 조각사』의 마력에 빠지지 않게 말이다.

 

드워프 마을 아이언핸드 / 쿠르소 / 조각술 의뢰의 비밀 / 전율의 지휘관 / 데스핸드와의 싸움 / 대륙의꿈 / 어린 드워프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 정령 창조 / 어두운 게이머들의 대화 / 황야의 여행자 / 다인의 기다림 

 

  스타워즈에서 만나는 외계인들은 참 각양각색이다.  로얄로드에서 만나는 종족들도 그렇다.  직업도 다양하다.  그중 성격이 낙천적이고 익살스럽고 장난을 좋아하는 종족이 있다. 광물들을 좋아하고 손재주가 뛰어나서 못만드는 것이 없는 종족. 그들이 드워프들이다.  판타지 영화나 소설속에 종종 드워프들이 나와서 익숙하게 다가오는 종족인데, 그들이 살고 있는 도시가 쿠르소란다.  이곳에서 위드는 켄델레브의 흔적을 찾아야한다.  알수 없는 미지의 존재들이 끊임없이 위드의 귀에다 요구를 하고 있고, 그들을 조각하기 위해서는 조각술이 경지에 이르어야만 가능한단다.  빛과 함께하며 빛을 어루만지며, 빛을 발산하는 조각사의 극치.  요게 가능할까 싶은데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은푸른색으로 만들어진 2장의 날개. 빛의 날개.  이 예쁜 날개의 이름은 '빛날이'. 참 작명센스하고는... 위드 답다.  아니 남희성작가 답다고 해야할까?

 

  조각사 켄델레브의 흔적은 찾아낸다. 의뢰를 받고 해결 못한것이 하나도 없는 위드 아닌가.  그리고 받은 보상은 '정령 창조 조각술'. 조각사가 새로운 정령의 몸을 창조하는 조각술이란다.  베르사 대륙에 존재하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정령들. 하지만 그들 중에서 형체를 가지고 있거나 이름이 지어진 정령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정령들의 형체를 조각해 주면, 그 정령들은 앞으로 그 몸으로 베르사 대륙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한 정령들은 이름을 붙여 줄 수 있으며, 정령의 아버지가 되어 그들을 전투나 생활에 동원할 수 있단다.  이때 소모되는 마나의 양은 미세한 정도이며, 처음부터 중급 정령 이상을 곧바로 소환할 수도 있다.  정령의 왕성된 육체에 대한 만족도에 따라 상급 정령이나 정령왕을 소환할 수도 있는데, 차후 소환되는 정령들의 질과 숫자는 조각술 스킬과 친밀도 등에 따라 좌우되고 조각술 스킬을 마스터 하면 종족 창조 조각술을 습득할수 있게도 되는 이 정령창조 조각술로 끊임없이 위드를 괴롭혔던 미지의 존재들이 깨어났다. 이제 계속해서 위드곁에 얼쩡거리게 될 정령인 흙의 정령, 흙꾼과 붉의 정령 화돌이의 탄생의 순간이다.

 

  로얄로드는 유니콘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가상현실세계다. 이 유니콘이 대단한 회사다.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만들어 졌는데, 이곳을 이끄는 주요 인물 중 한사람이 유병준 박사다. 똑똑하긴 분명 똑똑한데, 인간 냄새가 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까?  이 사람이 지금 위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그냥 관심이지만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가 없다.  로열로드를 만들고 운영하는 회사의 전신, 유니콘.  이곳에서 베르사 대륙을 최초로 통일한 황제에게는 상금으로 한달 매출액의 10%를 준다고 내걸었다.  베르사대륙의 황제.  게임 유저들이 난리가 날법한데, 아직 황제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은지 별일이 없다.  어쨌든, 대륙에서 가장 큰 모험인, 모든 자들의 지배자괴 되는 꿈을 이룬 이에게 주어지는 과감한 특전. 물론, 이게 다가 아니란다. 돈 뿐아니라 유니콘 주식의 5%를 준다니 어마어마하다.  위드가 관심을 가질까?  아직은...  이게 뭔지도 모르고 잡템이나 구하려고 난리가 나있는 위드다.

 

  세상사와 로얄로드 속 삶이 어찌보면 참 비슷하다.  엠비뉴 교단이라는 곳이 있는데 로얄로드에서 꽤나 무서움을 떨게 만들고 있다.  알려지지 않은 열한 번째의 지파로, 죽은 자들을 일으키고 지배하기 위해 끝없이 살아 있는 생명을 취하려고 하는 곳으로, 죽음의 교단으로 세상에 알려지면서 점점 세력을 펼쳐 나가고 있다.  이 교단이 점점 세력을 확장에 나가면서 이제 위드와 곳곳에서 부딛치게 되지만 아직은 초기의 모습이라 그런지 잠잠하다.  14권으로 넘어가면서 지금까지 나왔던 인물들이 재 등장하고 새로운 인물들이 출현하기도 하지만, 잊혀지기도 한다. 위드의 첫사랑 다인은 뭘까?  14권에 등장은 한다. 하지만 영... 이걸 뭐라고 해야할지?  도통 알 수 없는 것이 여자의 마음이라지만 위드의 마음은 더 알수가 없다.  돈 좋아하고 잡템 좋아하는 위드. 왜 다인을 첫사랑이라고 할까?  몇권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혜연이 딱 떨어지게 설명하는 곳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쨌든, 오늘도 위드는 열심히 조각을 하고, 열심히 퀘스트를 수락하면서 레벨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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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조각사 13
남희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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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켈레톤 나이트란다.  이젠 뼈만남은 기사도 돌아다닌다.  가상세계라 가능한 일이지만 위드가 변할때마다 깜짝 깜작 놀라게 된다.  돈과 아이템 욕심으로 가득찬 이 친구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일들을 겪고 헤쳐나가는지 그 과정이 무척 의문스럽지만, 그가 가는곳엔 확실히 모험이 존재한다.  이젠 소제목만 봐다 이번엔 어떤 내용이 나오겠거니 하는 생각들이 절로 날 정도로 『달빛 조각사』의 내용이 그리 다르게 변화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처음보다 리뷰를 쓸때 재미면에서는 덜한게 사실이다. 그래도 이 책이 묘한것이 계속 읽힌다.  게임판타지 소설을 이 책으로 처음 접했고, 후에야 이런 책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았다. 『야크』를 처음 만났었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조금 아쉽다.  내가 미쳤지. 아직 『달빛 조각사』30권 초반을 읽으면서 벌써 『야크』와 『반』시리즈를 읽으려고 하고 있으니 이를 어쩔까나.

 

스켈레톤 나이트 /  공주의 기사 /  역사적인 전투 / 위드의 귀환 / 번영의 상징 모라타 / 딸의 조각품 / 악독한 모라타 영주 / 드워프 왕국 / 드워프 아트핸드 / 악룡 케이베른

 

  스켈레톤이 되어 싸움을 하는 위드. 소제목 그대로 레미라는 공주의 기사가 되는데, 이 잡템에 목숨거는 위드 공주님이 죽어버렸는데도 신난다고 싸운다. 물론 위드도 죽었다.  죽음이 너무 쉽다.  자신이 가진 잡템의 사라짐이 무서울뿐 위드는 그의 죽음을 그리 대수롭게 여기질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걱정 되는 것 중에 하나.  게임과 삶을 동일시 하는 아이들이 절대 없기를...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침묵의 거리에서』를 읽다보면 게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니, 소설 속에서 뿐만 아니라 진짜 현실에서도 그래서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으니 게임에 너무 빠지지 말기를 게임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26만 골드의 대규모의 투자로 모라타가 변하고 있는 것이 13권의 가장 큰 이야기 일것이다.  넓어진 길에는 번듯한 청석들이 깔렸고, 가격이 비싸지는 않아도 마차가 이동하기편리해서, 마을 규모에서는 흔치 않은 길이 생겼고, 거리에는 술집, 대장간, 교역소, 여관, 방직소도 완공되었고, 프레야 교단의 신앙소도 멀리 보였다. 용병 길드와 자경대도 만들어져서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북부에 있는 다른 마을이나 성에서는 볼수 없는 광경을 모라타가 만들어 내고 있다.  거기다 영주가 조각사 아닌가?  그래서 대신관이 위드에게 전하는 퀘스트. "이곳 모라타는 문화와 예술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프레야 여신님을 상징하는 조각물만은 없는것 같습니다. 여신님을 모시는 사제로서 섭섭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신관 님께서는 위드님이 프레야 여신님을 위한 초거대 조각상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십니다."  어디서든 퀘스트가 가능한 곳이 '로얄로드'다.

 

  모라타의 번영과 함께 위드에게 주어진 퀘스트중에 한가지를 소개하자.  20권이 넘어 이 퀘스트가 또다시 나오니 알아두면 좋을것이다.  "고맙습니다. 저는 리튼 왕국의 셀지움에서 아내와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름은 만돌입니다." "제 이름은 위드입니다. 따님의 조각품이 완성되면 셀지움으로 가져가도록 하겠습니다. "오지 않으시더라도.... 원망하진 않겠습니다. 그런데 조각품의 가격이 얼마지요?"  만돌은 살짝 긴장한 채로 물었다.  그러자 위드가 나직이 웃으며 답했다."1쿠퍼 입니다."   딸의 조각품을 만들어 달라는 만돌의 의뢰.  태어나지도 않았던 딸의 조각품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위드의 조각술을 한단계 높여줄 수 있는 의뢰이기에 조금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13권에서 가장 핫한 내용은 위드보다 검치 정일훈이 아닐까 싶다.  오크 세에취를 극진하게 돌봐주는 정일훈.  '로얄로드'라는 게임속이지만 자신을 극진하게 여기는 남자에게 넘어가지 않을 여자는 없을 것이다.  여자에게는 완전히 숙맥이지만 오크이기에 편했던 정일훈.  이둘이 로얄로드에서 연인이 되었다.  오크든 멧돼지든 상관 없다.  정일훈에게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30대 중반이 얼마 남지 않은 사범들이 난리가 났고, 수련생들은 절박해졌다.  현실에 이런곳이 있을까 싶지만 그러기에 게임 판타지 이고 그러기에 '로얄로드'가 여전히 굳건하게 있는게 아닌가?  언제 끝날지 알수 없는 『달빛 조각사』속엔 오늘도 위드와 그의 동료들이 있고, 연애를 꿈꾸는 검치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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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 - 서울대 교수 서승우의 불꽃 청춘 프로젝트
서승우 지음 / 이지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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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렘'이라는 단어는 초록색처럼 싱그럽다.  무슨일인가를 시작하면서 가슴이 꿈틀거리는 설렘을 느낀다면 그일은 행복한 일이다.  행복한 일을 할때 '설렘'이라는 단어가 슬며시 고개를 든다.  봄날 아지랭이처럼 피어오르는 '설렘'은 따뜻하고 풋풋하다. 그래서 이 단어는 초록의 산뜻함과 싱그러움을 연상하게 만든다.  이런 '설렘'을 아침마다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를 시작했었다. 집에서 두시간거리에 있었던 직장을 다녀었는데, 그때의 기억은 '설렘'이다.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고 그걸 하고 싶어서 직장이 끝나고 학교로 가는 길은 '설렘'이었다.  쉬는 날에도 학교 도서관으로 향하는게 행복했었고, 그 순간은 힘들었다는 기억보다는 '행복하다'는 기억과 풍요로움이 더 많이 남는다. '설렘'은 그런 것일 것이다.

 

 

 

  서울대 교수 서승우의 불꽃 청춘 프로젝트로 되어있다.  우리 나라에 머리좋은 친구들은 모두 모인 그곳 공과대학생들 사이에 열정과 도전을 불러일으키는 최고의 멘토로 뽑히고 있는 분이 서승우 교수란다.  그의 이력을 보니 1996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에 부임한 이후 차세대 네트워크와 보안기술에 대해 연구해왔고, 2000년도 부터는 미래 자동차용 전자기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되어있다.  현재는 한국 연구재단이 지정한 지능형자동차 IT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계신단다.  내겐 생소한 분이다.  공학은 생소한 분애이고, 특히, 그가 책속에서 계속해서 이야기해주고 있는 '무인 태양광 자동차'는 더욱 생소한 분야다. 그래서 서승우 교수의 이 글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JP-DRAMA를 아는가? JP는 계획 수립의 과정이고 DRAMA는 이행의 과정이라고 이야기하는 JP-DRAMA는 'Justification 명분 / Plan of goals 계획 / Distinction 차별성 / Role 역할 / Accuracy 정확성 / Making a team with professionals 전문가의 도움 / Advertisement 알림' 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조합으로 사람들에게 성공을 한 편의 드라마에 비윻하는 것을 생각하여 이해하기 쉽게 서교수가 만든 말이다.  『아침 설렘으로 집을 나서라』는 두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파트가 이 JP-DRAMA이고 두번째 파트는 용기로 도전하고 열정으로 노력하는 실행전략 10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다.  공대 교수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무인자동차나 태양광을 이야기하는 자기계발서이지만, 어렵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는 서교수가 가지고 있는 수 많은 지식들이 지금까지 그가 겪었던 이야기들이 맞물려 지면서 이웃 아저씨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편하게 풀어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자기계발서가 나와서 읽지 않는다는 이들도 많지 보지만, 여전히 자기계발서들은 나를 독려해준다.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산 현학들이 이 세상을 사는 방법을 풀어내는 글들은 '다 똑같아'가 아니라, '그래 이번에도 해보자'하고 다짐을 하게 만드는 마법과 같은 힘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나폴레온 힘에 자기 계발서들이 수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나오지 않는가?   그 옛날 이야기에도 나를 다독여주는데, 지금 우리 시대에, 내가 보지 못한 곳을 보여주고 있는 서교수의 이야기는 스승이 제자에게 보여주고 있는 사랑이 있다.

 

  산악자전거에 도전하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대학원 공부를 하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리고 무인 태양광 자동차라는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서 교수는 열정과 도전을 불러일으키고 선택을 해야만 하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해야만 하는 선택.  그 선택의 길이, 그 순간이 '설렘'이 되기 위해서는 '행복한' 일이어야 할 것이다.  아무것도 몰랐던 대학생들이 모여 무인 태양광 자동차 1호를 만들기까지의 시간과 2호를 만든 시간의 갭은 굉장히 크다.  그리고 그 갭속에 현장이 녹아 있었고, 우리 학생들이 어떻게 연구를 해야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책을 읽고 책속에 담겨져있는 지혜를 얻는다.  이 지혜와 지식이 언제 사용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는 이렇게 세상과 부딪히고 좌절하기도 하면서 또 다른 지혜를 배워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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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일본은 조선을 수탈했을까? - 조선 농민 연합회 vs 조선 총독부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2
김인호 외 지음, 황기홍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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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아이가 4학년 무렵에 서대문 형무소로 견학을 간적이 있었다.  학교에서 간 견학이었는데, 그날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몇일을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다.  아이가 무엇을 보고 그렇게 심장 떨려하면서 아파했는지 나는 모른다.  아직 난 서대문 형무소를 간적이 없으니까.  이후에 큰아이의 관심은 온통 '일제 강정기'로 쏠렸다.  처음엔 집에 있는 '유관순'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하더니, 부족했던지, 동네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고, 얼마후엔 유관순에 대한 지식은 나를 뛰어 넘기 시작했다.  점점 아이는 유관순 열사를 넘어서서 그 시대를 느끼고 보고 싶어한다.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이 '영웅'일 정도로 아이는 그 힘든 시대를 살아가셨던 분들에게 한없는 애정을 느낀다.

 

  

 

  아이 덕분에 역사공화국 한국사 법정에서 <왜 일본은 조선을 수탈했을까?>를 읽으려 마음 먹었다. 우리 역사서를 보면 이 시대부터의 이야기들은 그리 자세하게 나와있질 않고 있다.  그러기에 한국사 법정이 역량이 크게 다가온다.  47권의 강화도 조약부터 찾아서 읽어보려고 하고 있는 이유는 아이의 지적 욕구도 충족시켜주면서, 나 역시 간과하고 넘어간 역사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바램때문이다.  큰 아이가 나보다 먼저 책장을 넘겼고, 책장을 넘기면서 한말은 변호사가 새로운 인물이라는 거였다.  몇 분의 변호사들이 역사공화국에서 활약을 하고 계시지만, 중간 부분을 읽지 않은 점도 있기때문에 똑소리 나는 오진실 변호사와 일본인인 나카무라 변호사는 새롭게 다가왔다.  나카무라 변호사는 강화도 조약과 창경궁 재판에도 등장한 변호사라 하니, 책을 다 읽으면 그 부분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이번에 한국사 법정에서는 일본이 조선을 수탈한것에 대해 조선 농민 연합회와 조선 총독부가 대립을 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 사람들을 위해 근대화를 시켜 주니, 개량된 쌀로 수확량을 늘려 배곯지 않게 해 주겠다느니 꼬셔 놓고 농민들을 수탈해 간 조선총독부에 한이 맺힌 김매기 할아버지가, 토지 조사 사업이다, 산미 증식 계획과 미곡 공출이니 하면서 소작농이 어떻게 몰락해갔는지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조선총독부는 토지 조사 사업이라고 하여 6년에 걸쳐 전국의 토지를 측량하고 새로운 소유자를 지정했는데, 이 사업은 졸속인 면이 많았다. 문중 토지나 공유지, 왕실 등에 속해 있던 토지를 주인 없는 토지로 분류 하여 총독부의 소유로 삼은 것도 상당수가 되었다.

 

 

 

 물론 토지 조사 사업은 조선 후기 이래 토지에 대한 개개인의 소유권이 점차 발전해 온 관점에서 보더라도 토지 소유권과 토지 가격 및 토지 형태를 조사한 점은 인정할 만하다. 배타적 소유권을 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본은 이 사업이 조선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사업이라고 미화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조선 민사령을 공포함으로써 자유로운 토지와 자원을 거래할수 있었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헌병이 칼차고 사람을 때리던 그 시대에 자유로운 인간관계의 수립이 가능했을까? 그뿐 아니라, 신고주의를 표방하여 문맹인 농민들이 신고하지 못한 땅은 임의로 갈취해서 일본인에게 넘겨주는 투기 브러커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조선에서 왜 토지 조사 사업을 시행했을까?  일본의 입장에서 조선에서 제일 필요한것ㅇㄴ 쌀이었다.  조선의 근대화가 아닌 쌀을 효율적으로 동원하기 위한 방편으로 토지 조사 사업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 거대 지주와의 동맹아닌 동맹이 이루어 졌다고 할수 있다.  대체로 지주층은 근대화 과정에서 자본가의 성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여러 근로자와 경영자들이 만들어 낸 부가가치를 소비하는 계층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과장에서 '동양 척식 주식회사'가 등장한다.  1908년에 일본 농민의 조선으로의 이주를 도울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가 동양 척식 주식회사다.  사업내용은 주로 일본의 국책 회사로서 식민지 척식 사업에 필요한 금융업을 담당하고 있다.

 

 미곡 공출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쌀 수출은 일본의 요구에 의해 개항 때부터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인 것은 통감부를 거쳐 합방되고 난 이후였다.  생산된 물자가 전국 곳곳에 빠르게 이동될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 철도가 개설되었다.  일본은 이 모든 것이 조선을 위한 것이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정말 조선을 위한 것이었을까?  일제가 조선을 지배하면서 농업 체제에 변화가 온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 철도가 개설되었다.  그 철도가 끝나는 곳엔 무엇이 있었을까?  항구가 건설되었다. 총독부는 조선에서 생산된 여러 물품을 이런 항구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해 간것이다. 풍년이 들어 곡식을 수확해도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곡물은 없었다. 심지어 소작농들은 쌀을 팔어 잡곡을 사다 먹었다고 하니 그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를 알수가 있다.

 

 

 

  일본은 1931년 신간회가 해체된 이후 불온 사상을 퍼뜨렸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제 시기의 사회주의 운동은 민족 해방운동의 한 방법이었다. 이를 두고 냉전 이후의 좌우 대립에 기초한 기초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 당시 일본은 '농가 경제 갱생 계획'을 펼치면서 '사사화(私事化) 이데올로기'를 이야기 하는데, 잘 살고 못사는건 모든 개인의 탓으로 그 해결책은 근면. 검약하는 것이 최고라고 이야기를 한다.  농민의 60%이상이 소작농이고, 그 소작농의 80%이상이 명확한 소작 기간도 보장받지 못하는 부정기 소작농인데 이런 말이 가능하기나 한것일까? 사람답게 살려고 몸부림츨 치면 혁명이라하고 소작인들에게 지원금은 조금주고, 고율 소작료를 방치하고, 거기에 세금까지 무겁게 부담시키고, 힘들게 농사지으면 가족에게 돌아오는 건 없어, 결국 만주에서 들어온 질 낮은 잡곡으로 입에 풀칠을 하던 삶.  이것이 일제 강점기 농민들의 삶이었다.

 

 아직도 일본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사죄를 하고 있지 않다.  여전히 독도는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위안부와 강제 징용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아니, 자유의지를 주장하면서 좋아서 했던 행동들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독일의 역사학자 레오폴드 폰 랑케의 격언인 '역사란 과거가 실제 어떠했는가를 밝히는 것'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궁금한 것은 '역사란 과거가 진실로 어떠했는가를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미래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작가의 말처럼 삶의 소중함을 안다면 그것을 수호해야 할 정부의 정책이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아야하고, 일제 강점기의 조선 총독부라는 정권이 펼쳤던 행위를 아는 것은 그 시대의 아픔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온분들의 삶을 알기 위해서다.  지금의 삶이 어딘가에서 뚝 떨어져서 만들어 진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분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지금의 한류라는 문화가, 대한민국이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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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읽는 수능 고전시가
이가영(seri) 지음 / 꿈을담는틀(학습)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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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수능이 중고등학교 시절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영수만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이렇게 난해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지금은 국어만 해도 공부해야하는 양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십여년 전에 내가 공부를 했던것과 비교를 하면 요즘 아이들은 모두 천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기본으로 영어는 거의 원어민수준에 초등학교전부터 배운 예체능은 아이들을 만능으로 만들어 놓았다.  어린시절 꿈에도 그리던 피아노를 아이들은 중학교 입학전에 체르니 30이상을 치고 바이올린이나 우쿠렐레, 오카리나같은 듣도 보도 못했던 악기들을 자유자제로 다룬다.  그뿐인가?  물속에 집어 놓어도 빠져죽지 않을정도의 실력들을 갖추고 있고, 체력단력이라는 명분을 붙여서 배운 택권도도 수준급이다.  내 어린 시절에 우리 아이들을 봤더라면, 이 아이들은 거의 슈퍼맨정도로 보였을 것이고 '헐~ 대박~'을 외쳤을 것 같은데, 2014년엔 그렇지 못한것이 현실이다.  
 

 
  시, 수필, 현대문학, 소설, 고전문학 등으로 되어 있는 수많은 작품들을 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 안에 다 읽고 그 속뜻까지 알아낸다는 것은 경이롭다고 밖에 할 수 없는데, 우리 아이들은 이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  아이들보다 몇십년은 더 세상경험을 한 후에 읽어도 어려운 이야기를 말이다.  특히나 고전시가는 어렵다. 현대글로 이루어진것도 아니고, 그 시대의 배경까지 알아야하는 고전시가는 그래서 아이들에게 기피하는 과목 중에 하나이다.  현대 시도 함축되어져 있는 의미가 어마어마한데, '고전'이라 이름 붙여있는 시들이 오죽하겠는가?  어렵다.  하지만 어렵다고 포기 할 수 는 없다.  그래서『만화로 읽는 고전시가』가 나왔단다.  국어교사, 네이버 웹툰작가 출신인 이가영 선생님이 자신의 제자들을 위해서 만든 웹툰이 인기가 좋아도 너무 좋았단다.  어려운 시가들이 재밌어졌다는 제자들에 말에 고등학교 문학 자습서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인 꿈을담는틀 <고전시가의 모든 것>의 정확한 원문과 상세한 해석을 만화와 별도로 실었단다.
 

 
  역시 만화로 시작되어 편하다.  만화로 내용을 먼저 파악하고, 철저한 작품 해설로 다시 한 번 고전시가를 정리하면 시험에 반드시 나오는 고전시가의 핵심 내용을 완벽하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되어있다. 만화와 상세한 해설로 작품 내용 이해를 끝낸 뒤 작품의 의의, 이해와 감상, 화자의 정서와 태도를 비롯해 갈래, 성격, 주제 등이 담긴 ‘핵심 정리’를 통해 앞서 익힌 내용을 완벽히 숙지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핵심 시구/시어 돋보기',‘이 제목은',‘배경 설화' 등을 통해 작품의 내용을 한층 심도 있게 점검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어려운 싯구들은 나중에 배우더라도 만화로 파악을 하고 현대글로 내용파악만 해도 굉장히 도움이 될것 같다.
 

  1. 고대 가요, 향가  2. 고려 가요, 경기체가  3. 한시  4. 언해 5. 가사 6. 시조 7. 잡가, 민요로 이루어져 있는데, 읽다보면 비슷한 내용들이 꽤 많이 나온다.  이가영 선생도 처음 고전시가를 접하는 학생들은 낯섦을 느끼겠지만,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고전시가 작품은 주제가 뚜렷하고, 또 비슷한 주제의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작품에 익숙해지면 그 어떤 현대문학작품보다도 쉽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시가들이 상상외로 재미있다.  몇 백년전 세상이나 지금이나 사랑에 대한 감정들이 요즘 나오는 유행가 가사와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말이다.  어렸을 때 달달 외웠던 황조가와 공무도하가를 시작으로 사미인곡, 속미인곡과 같은 가사와 사랑이야기 가득한 시조까지 하나하나 만나는 재미가 솔솔하다.

 

 

  황진이의 <동짓달 기난긴 밤을~>한번 들어 보자.  갈래는 평시조이고, 성격은 연정가 감상적, 낭만적으로 되어있다. 주제는 임을 기다리는 절실한 마음이다.  화자의 정서와 태도는 임을 기다리며 그리워함이고, 이해와 감상은 조선시대의 이름난 기녀 황진이의 시조로, 추상적 개념인 시간을 구체적인 사물로 형상화하여 임과 함께 하고 싶은 애틋한 마음을 참신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핵심정리는 되어있는데, 그냥 시만 읽어도 참 곱다.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가운데를 잘라 내어, 봄바람 같은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고운 임 오신 날 밤이 되거든 굽이굽이 펴리라.'  사랑은 이렇게 해야 하는게 아닐까 싶으니 수백년 전 사랑과 지금의 사랑을 비교하게 만든다.  조금 더 고교시설이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중학교때부터 하나씩 익혀두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만화로 읽는 고전시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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