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쟁이 부자들 - 부자아빠 없는 당신이 진짜부자 되는 법
이명로(상승미소) 지음 / 스마트북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명이 '상승미소'다.  워낙에 유명한 블로거인 '상승미소'의 책인 『월급쟁이 부자들』은 책명 그대로 월급쟁이 부자들의 이야기다.  투명지갑이라고 일컫는 월급쟁이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물론, 대기업 간부들도 월급쟁이라고 말은 하지만 내가 인지하고 있는 월급쟁이는 아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다르다고 해야할까?  어쨌든, 월급쟁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IMF시대처럼 은행이자가 10%를 넘는 것도 아니고, 작은 아파트 한채 사놓으면 몇해안에 3~4배씩 오르던 부동산으로 뻥튀기가 되는 시대는 지나버렸다.  세금을 제외하고 뻔히 보이는 돈으로 아이들 학원비 내고 공과금등을 내고나면 저축하기 조차도 힘들고, 어느 순간부터는 우스개소리로 빚만 없어도 잘 사는 인생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동일한 조건하에서도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의 이야기를 '상승미소'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이명로 Ex.Life Planner의 입을 통해서 듣고자 한다.

 

 

  매일 아침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저자의 글답게 '재테크'의 관한 글임에도 옆에서 들려주는 것처럼 막힘없이, 그럼에도 친숙하게 글이 술술 읽힌다.  전작들을 읽은 경험이 없는데, 책소개를 보다보니 그또한 경제/경영부분 베스트셀러들이었다고 하니 이 분야에서 독보적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하다. 그러하듯 소제목이 '부자아빠 없는 당신이 진짜부자 되는 법'으로 되어 있는『월급쟁이 부자들』은 이명로 Ex.LP가 6000명의 고객들에게 배운 방법이라고 되어 있지만, 그들을 통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재테크'의 방법을 확립해가고 있는 과정을 들려주고 있는 듯 하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나는 1,000원 쿠폰에 목숨을 걸고 있는지, 아니면 1억 틈새부터 막고 있는지를 정검하게 되는『월급쟁이 부자들』은 분명 내가 알고 있었다고 자신을 하고 있지만, 기억속에 묻혀 잊은 이야기, 꼭 필요함에도 놓치고 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첫 직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에게 '내가 지금 아는 것을 스무 살에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을 꽤나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시절에 그런 말들은 내겐 인생에 대한 한탄이나 내 젊음에대한 부러움 정도로 느꼈었는데, 이제 그당시 선배들의 나이가 되어보니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오면서 뒤늦게 깨달은 점과 노하우를 직장 초년생 때부터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스무살에 마흔을 생각하고, 그보다 더한 나이를 생각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은 아니지만, 우리 인생은 분명 찬란하다는 스무살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다.  아니, 살다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의 절정기가 스무살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되고, 마흔이 넘은 지금도 반짝이고 있음을, 더욱 찬란하게 빛이 날 나날들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20대보다 더 찬란하게 다가올 그 인생들을 위해서 '재테크'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미래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쉽게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돈'에 관한 이야기들은 과감하게 들려주고 있는데, 적용면에서도 빠르게 다가온다.  "긍정의 반대말이 무엇일까요?" 긍정적인 것의 반대말은 '비관'이나 '부정'이 아닌 '무행동'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는 저축을 독려하고 있다.  그가 만나는 많은 부자들중에는 부모만 믿고 소비만을 하는 부류들도 있지만, 그런 이들에 대해서 저자는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는 말을 그의 식대로 풀어주고 있다. '부자는 투자를 잘못해서 망하더라도, 그돈을 모으기까지 인내하고 노력했던 습관이 있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는 뜻으로 봅니다. 자수성가형 부자에게는 맞지만, 부모의 재산을 믿고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하려는 욕망만 있는 사람에게는 해당되는 않는 말입니다.'(p.30). 결코 수학적,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가 삶이고 그러기에 재테크는 산수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저자는 스스로 경제 공부와 자산관리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도 과감없이 들려주면서 독자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재테크 관련책이기에 '돈'에 관한 이야기만 나올까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20대에서 60대까지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는 저자는 어린 친구들의 멘토가 되는 역활을 주저하지 않는것처럼 느껴진다.  돈을 벌기 위해서 달리는 어린 친구들에겐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인생의 가장 큰 목표를 잡을 수 있는 키 역활을 해주고, 행복이 결코 돈을 무조건 많이 모으는 데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돈을 모으는 이유를 생각하게 해주고, 돈을 잘 쓰는 행복,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고 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러기에 열심히 일해야만 하는 원동력을 함께 찾고자 노력하고, 삶에 우선순위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대에 해야할 일과 30대에 해야할 일을 안다는 것은 말로는 쉽게 다가오지만 결코 쉬운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 나이에 내가 가는 길이 좁은문인지 넓은문인지도 인지한다는 것은 어렵다.  먼저 가본이가 그길을 안내해준다면 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사라질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기꺼이 그 길을 안내해주는 안내자가 되고자 한다.  

 

  재테크 관련책 답게 월급쟁이 30대가 많이 하는 착각 8가지, 돈을 모으는 저수지 통장, 재테크에도 두 줄 서기가 필요한 이유등 꼭 필요한 재테크 상식등을 다루고 있어서 유용하지만, 그보다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들려주고 있기에 이 책이 마음에 든다.  물론 재테크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고 있듯이  돈은 혼자 버는 것이 아닙니다.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듯이 '운'이란 것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닌 것처럼 결국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고 진심이 있다.  그 중요한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우리 인생에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내 눈앞에 있는 작은 그릇으로 인해서 후에 만나게 될 큰 그릇을 놓치게 될 수도 있고, 숲을 보지 않고 나무만 보고 안위할 수도 있다.  그 삶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왕 살아가는 인생 더 멀리 바라보고 큰 그림을 그리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재테크'는 무시할 수 있는 퍼즐조각은 아니다.  개개인마다 '행복'의 의미는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내가 느끼는 행복이 돈 때문에 발목잡히는 일이 없기위해서 미래의 '월급쟁이 부자들'에게 이책은 꽤나 근사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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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vs. 알렉스 우즈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 / 책세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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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들의 세상은 내가 보는 세상과는 다르다.  아니, 내가 알고 있던 세상과 너무나 다르다. 알렉스 우즈가 속해 있는 세상은 아이들의 세상이었고, 나와는 다른 생각들을 가진 어른들의 세상이었기에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알수가 없는 세상이었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른이 아닌 아이들에게 남과 다름은 놀림거리일 수도 있고, 두려움으로 다가올수도 있을 것이다.  '1.가난하다. 2. 신체적으로 다르다. 3. 정신적으로 다르다. 4.친구나 친척이 남다르다. 5. 게이스럽다.' 는 것은 남과 다른것이라고 우즈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말하는 가난하다의 의미는 빈곤과는 차이가 있고, 게이스럽다의 의미 또한 일반적이지는 않다.  그저 사내아이가 예민하게 굴거나 영화를 보면서 울고, 책을 많이 읽거나 찬송가외에 사랑노래를 부른다면 게이스럽다로 다가오면, 남과 다르기에 다른 시선으로 보는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것에 알렉스 우즈가 포함되어 있다.

 

 

 

  항구의 세관앞에서 열일곱의 한 소년이 자동차를 몰고 있다.  헨델의 <메시아>가 울려퍼지는 차안에서 소년은 정신을 잃지 않기위해 애를쓰고 있고, 운전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리고 이 소년 주변으로 경찰이 다가온다.  영국에선 너무나 유명한 소년, 알렉스 우즈.  자동차 조수석 사물함에 113g의 마리화나와 피터슨씨의 유골 단지를 가지고 있고, 간질로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는 소년이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년과 유골 단지속에 들어있는 피터슨씨의 삶을.  형제 자매도 없고, 아버지도 누군지 모르고, 엄마랑 둘이 살면서 엄청나게 새끼를 낳는 고양이 루시가 가족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는 우즈는 분명 일반적이지는 않다.  열 살 때 운석에 맞아 코마에 빠진 적이 있는 아주 아주 유명한 아이니까 말이다.  벼락맞은 대추나무도 만나기 어려운판에, 욕실에 있다가 지붕을 뚫고 들어온 운석에 맞아 코마상태에 빠진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덕분에 뇌 수술을 했고, 그로인해 신체적으로 남과 다르지만 우주의 물질이 소년에게 왔다는 사실은 알렉스에게는 경이로움이었다.

 

  운석과의 조우 이후 알렉스의 운석을 연구한 모니카 위어 박사님을 만나게 되면서 과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지만, 그와 함께 우즈에게 찾아온 간질은 담당 의사인 엔더비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알렉스는 우주 뿐 아니라 뇌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까지 알게 된다.  필연인지 우연인지 알렉스는 점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되고, 이 모든것이 학교에서의 왕따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알렉스를 괴롭히는 친구들을 피해 도망간 집에서 만나게 된 피터슨씨.  피터슨씨의 창문을 깬 책임을 지기위해 허드렛일을 돕고, 피터슨씨의 집에 있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알렉스는 피터슨씨와 시나브로 친구가 되어간다. 피터슨 아저씨가 좋아하는 작가인 커트 보네거트 주니어.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관심도 가지질 않을《타이탄의 사이렌》이라는 작품을 읽고는 양심에 따라 결정하는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디니 이 아이는 정말 특별한 아이다.  

 

  이제 알렉스에겐 피터슨 아저씨집에 있는 보네거트의 책들이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고양이 요람》 ,《제5 도살장》,《챔피언들의 아침식사》를 비롯한 책들은 피터슨 아저씨와의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하고 화해시키기도 하면서 학교에서의 친구가 아닌 보네거트 관련 독서모임을 창설하기에 이르게 된다 . 십대 소년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라니 대단하지 않은가?  보네거트가 이야기하는 도덕, 생태학, 시간 여행, 외계인의 삶, 20세기 역사, 휴머니즘과 유머까지 모든것을 다루고 있는 <커트 보네거트 세속 교회>. 아이다우면서도 기발한 이 세속 교회가 가능하기나 할까 싶지만 이걸 원하는 이들이 있다. "궁금한 적 있나요. 우리가 여기 왜 있는지?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우주가 어떤 곳인지 관심이 있나요??" (p.242)  자아를 찾는 청소년들의 입에서 나올법한 이야기를 보네거트 독서모임을 통해 알고자 하는 아이 그리고 괴짜 노인.  

 

  알렉스 우즈가 경험하는 세상은 오묘하다.  알렉스 스스로 찾아서 만들어 내는 세상이기에 다를 수 밖에 없는 세상이고 그러기에 재미있는 세상이다.  작가 개빈 익스텐스는 알렉스의 세상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책의 중반을 넘어서면서 피터슨씨와 알렉스의 입을 통해 안락사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다.  얼마전에 동영상을 통해 안락사를 다룬 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는데, 법으로 안락사를 허용하는 스위스의 죽음의 조력자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것. 그 중에서도 스스로 죽음을 결정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맞는 문제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누가 정답을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는 사람이 아픔과 두려움을 감내하면서 섭리를 따라야 하는것이 정답인지, 섭리를 따른다면 의료시설을 거부하는 것이 더 옳은 일인지도 모르겠기에, 알렉스와 피터슨씨가 들려주는 안락사에 관한 이야기를 편하게 들을 수만은 없다.  책에서도 이야기를 한다.  안락사는 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맞이하는 자살이기에 죽음의 조력자들은 피터슨씨에게 언제라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죽음 의지를 계속 물어본다.  

 

  문제는 피터슨씨와 함께 한 이가 열일곱의 알렉스라는 것이다.  보네거트를 통해서 우주와 삶을 이야기하고, 보통의 아이와는 분명 다르다고 해도 소년은 소년이다.  괴짜 노인의 친구로 친구의 곁을 지킨다고 해도, 아이의 간헐적 발작이 찾아온 것은 그 만큼 아이에게 힘겨운 일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도 잘잘못을 이야기 할 수는 없다.  그저 벌써 벌어진 일이기에 엄마는 아이를 다독일 수 밖에 없고, 피터슨씨가 알렉스에게 남긴 유산을 그의 뜻에 맞게 사용함으로써 피터슨씨의 바램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면 될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러면 다 해결되는 걸까?  수돗물같이 보이는 무색의 투명한 펜토바르비탈나트륨을 녹인 작은 유리컵이 알렉스를 계속 따라다니지는 않을까?  친구를 위해 참고 있다 터져나온 울음이 그걸로 완벽하게 끝이 날 수 있을까?  삶과 죽음 그리고 우주까지 모든 것을 다루고 있음에도 어느것 하나 쉽게 풀리지 않는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잔하게 마음을 아리게 하는 이야기가 개빈 익스텐스의 이야기속에 담겨져 있다.  내가 꺼낼 순 없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꺼내어야만 하는 이야기를 말이다.  '우주의 일부가 되어버린 피터슨 아저씨!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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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랑은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것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그러니 가슴안에만 담고있는 말이 있다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오늘 한번 해보세요. 당신이 기다려온 마법의 순간이 바로 오늘입니다.˝ ˝인생은 짧습니다. 그러니 가슴 안에만 담고 있는 말이 있다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오늘 한 번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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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자수 다이어리 - 자수로 그려 낸 사계절 정원 이야기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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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림 속에 빠져 있을때가 행복하고 책 좋아하는 사람은 책하고 놀때가 가장 행복하다.  꽃 좋아하고 자수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행복한 건 아오키 카즈코 처럼 정원을 가꾸면서 사계절 정원을 자수로 풀어놓은 일일 것이다.  참 이상도 하다.  자수의 이미지는 내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었다.  손재주도 좋지 않았고, 색색의 실을 가지고 오밀조밀하게 형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여간 낯간지럽지 않았으니 이렇게 자수에 관한 책을 읽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아오키 카즈코의 자수라고 하면 다시 한번 보고 있다.  작년에 처음 그녀의 책을 만났었다. 『행복한 장미 자수 디자인』. 장미 디자인이 그렇게 많은지 그녀의 책을 통해 알고는 이 책이 참 묘하구나 싶었는데,  어느새 『귀여운 자수 레시피 SEASONS』을 읽고 있고, 또 다시 그녀가 만들어 낸 『자수 다이어리』를 읽고 있으니 시작이 어렵지 한번 읽은 자수책은 또 다시 찾게 되는 듯 싶다.

 

 

  시즌별로 책을 내는 아오키 카즈코의 자수관련 책들을 보면서 이 많은 자수 소재를 어디서 찾아 내고 있을까 궁금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들도 실려있다.  잉글리시 로즈 향기에 푹빠져 벤치에 앉아 장미를 바라보고, 긴장감을 주는 어두운 색의 꽃과 벌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은 친근한 모티프가 된단다.  장미 손질에 꼭 필요한 도구들과, 방 안에서 보이는 정원은 액자속 풍경이 되어 자수로 태어나기도 한다.  관심이 없는 이에게는 그저 그런 일상에 지나지 않은 사소한 것들이 아오키 카즈코의 눈에는 매일 보기 때문에 보이는 소재란다.  벌이 날아오는 시간과 식물에서 좋아하는 장소까지, 성공한 꽃의 조합을 그렇게 수로 놓는단다.  어찌보면 꽃 좋아하고 자수 좋아하는 그녀는 정원 식재를 생각하는 것과 자수 디자인을 생각하는 것이 동일할지도 모르겠다.  남쪽 창 밖 한줄기에 여러 송이의 꽃이 피는 겹꽃 장미가 흰색의 집의 바깥벽 색과 어울리게 심어놓은 것 조차도 자수를 위한 디자인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어떤 일이든 그저 손놀이처럼 쉽게 넘어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저자는 이야기 한다.  계절마다 피는 꽃을 모아서 스케치하고 색을 확인하면서 수를 놓는다고 말이다.  식물을 자수로 나타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생생하게 완성데는데, 색 조합을 생각하며 점. 선. 면을 균형있게 디자인한다고 하니 생명력이 짧은 꽃을 생생하게 완성해서 긴 생명을 주는 자수는 서로 닮은 듯 다르다.  각 계절의 리스는 물을 담은 접시에 정원에서 딴 화초를 배치해 스케치한 뒤 수를 놓고, 정원을 한 바퀴 돌며 식물을 모은뒤 재 배열한다고 하니 들풀과 꽃이 섞인 정원은 그녀에게 모티프로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자란 장소와 지내 온 시간이 제각각인 식물들이 일제히 성장하면 정원은 그해에만 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니 말이다.  한번도 동일한 모습이 아닌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들을 그려내는 작가의 손길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자수집이기에 basic technique 부터 기타 기법과 포인트 레슨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프렌치너트 스티치나 위빙 스티치는 아이들 옷에도 많이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스티치다.  다른 자수집에서도 만날 수 있는 스티치 방법들.  학창시절에 분명 배웠음에도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사라져 버린 기억들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이곳에 있다.  스트레이트 스티치, 러닝 스티칭, 백 스티치, 카우칭 스티치, 프렌치너트 스티치, 오픈 버튼홀 시티치, 새팅 스티치, 체인스티치와 플라이 스티치까지 이렇게 많았던가?  이러니 가사 시험이 어려웠지...  어찌되었던 역시나 자수집의 하이라이트는 도안이다. 사계절 자수 다이어리이기에 봄꽃, 여름꽃, 가을꽃과 겨울꽃까지 실물크기의 도안들은 손을 꿈틀거리게 만든다. 이제 꽃을 넘기면 리스의 향연이 펼쳐진다. 어느 것 하나 그냥 넘어가는 것이 없이 도안들은 어서 빨리 따라 해보라고 외치는 듯 싶다.  이태리 장인의 솜씨가 부럽지 않는 한땀 한땀 놓어가는 자수의 묘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자수 다이어리』로 나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있으니, 책이란 참 묘한 마술의 장을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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