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3 - CSI, 여름 방학에 생긴 일, CSI 시즌 3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3
고희정 지음, 서용남 그림, 곽영직 감수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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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시작하면 그만 둘 수 없는 몇권의 책들 중 하나가 <어린이 과학형사대 CSI>시리즈다.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2011년에 처음 도서관에서 책을 만나고는 아이와 함께 빠져버렸다.  무슨 과학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나게 풀어내는지,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만나기도 전부터 아이도 나도 빠져버렸던 책이다.  물론, 아이마다 차이가 있어서 큰아이는 과학 이야기라는 이유만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만 관심을 갖는데, 작은 아이는 남자아이들의 특성 덕분인지 CSI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한다.  과학으로 풀어내는 사건도 재미있어 하지만, 핵심 과학 원리와 사건 해결의 열쇠등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특별 활동으로 분리되어 있는 'CSI, 함께 놀며 훈련하다!'를 열심히 따라하는 걸 보면 말이다.

 

 

  피아노 콩클에 나가서 대상을 받은 하수를 보면서 태산이가 변했다.  여전히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조금은 어려워 보이지만, 자신이 잘하는 걸 찾기위해서 애쓰고 있으니 조만간 태산이도 자신만의 꿈을 찾아내지 않을까 싶다.  프롤로그는 태산이의 이야기로 시작을 했고, 이제 새로운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종이 처럼 얇고 유연한 기판을 통해 구부리거나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말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개발 정보가 인도로 유출된다는 제보가 들어왔단다.  기술을 빼앗기는 회사도 문제지만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위험에 처해있는 걸 '어린이 형사학교'의 학생들이 맡았다. 호주로 출국했다는 용의자를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 변화를 통해 하수가 풀어낸다.  북반구와 남반구는 서로 반대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서로 반대되는 현상들이 몇가지 있는데, 북반구에서 보이는 초승달 모양이 남반구에서는 그믐달모양으로 보인단다.

 

  화재 현장에서 죽은 집주인이 이상하다.  불끄려고 들어갔던 주인은 왜 죽어쓸까?  뜯어낸 벽지에 별거 아닌 것 같은 담배꽁초로 인해 불이 났다는 건 알겠는데, 폭발은 왜 일어난걸까?  불을 끄려면 연소의 세가지 조건 중 하나를 없애면 된다. 산소, 탈 물질, 발화점 이상의 온도라는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없애면 되는데, 지하실처럼 폐쇄된 공간에서 불이 난 경우, 곧 산소가 부족해져 불꽃은 없고 연기만 나면서 타들어 가는 불안전 연소상태를 '훈소 상태'라고 하는데, 겉에서 보기에는 화염이 잦아들며 불이 꺼져 가는 거처럼 보이지만 아직 탈 물질이 가득 차 있는 상태다.  '훈소 상태'인지 모르고 갑자기 문을 열거나 창문을 부수면 밖에 있던 산소가 순식간에 몰려 들어가면서 폭발하듯이 불길이 번지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백드래프라'라고 한단다.  미국에서는 이 현상을 '소방관 살해 현상'이라고도 부르는데, 그만큼 백드래프트로 많은 소방관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전직 소방관인 2층 세입자의 사고를 가장한 살인 사건으로 밝혀진다.  연기가 건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거나, 충문이나 문이 뜨거운 경우, 유리창의 안쪽으로 타르와 유사한 기름 성분의 물질이 흘러내리는 경우는 이런 경우이니 조심해야한다.

 

  첫인상은 가끔 무서운 편견을 몰고 온다.  가족중에 범죄자가 있으면 은연중에 그 가족들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편견에 사로잡힐때가 종종있다.  세번쨰 이야기는 그런 편견으로 위기에 빠진 수원이에 대한 이야기다.  수원이가 다니는 회사에 절도 사건이 일어났다.  범죄자의 아들이라는 편견 때문에 절도범으로 몰린 강수원.  그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었던 것은 미토콘드리아와 DNA.  얼마전에 미토콘드리아를 과학 상식책을 통해서 만났었는데, 다시 만나니 새롭게 다가온다.   세포질에는 엽록체, 골지체, 미토콘드리아 등이 있는데, 미토콘드리아는 주름이 많은 타원 모양이고 DNA를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유전자 감식을 할 때 주로 핵 DNA를 분석했는데,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단다.  미토콘드리아 DNA는 모계 유전으로 어머니를 통해서 자식들에게 유전되는데, 마리가 모근이 없는 머리카락으로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찾아내서 범인을 밝혀낸다.

 

  범죄 현장만 다니다 보면 아이들 이야기에 재미가 사라져버린다.  여름방학동안 방학도 없이 사건을 해결하던 아이들이 개학하기 3일 전 1박 2일로 여름 캠프를 떠났다.  강원도 영월의 동강. 어마어마한 상품이 걸려있다는 페인트볼 서바이벌 게임, 래프팅, 산악자전거.  서바이벌 게임의 우승자는 고차원. 차원이와 태산이가 서로 먼저가겠다고 하다 뒤집어 지면서 래프팅의 우승자는 한마리. 3라운드인 산악 자전거의 우승자는 강태산이다.  그런데, 지름길로 들어간 차원이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밤12시가 되어 가는데 산길에서 어떻게 차원이를 찾을 수 있을까?  태산이가 적외선 탐지 장치의 아이디어를 내고, 차원이를 찾아낸다.  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빛이고 열을 가진 모든 물체는 적외선을 내보낸다.  절대 0도가 아닌 이상 물체는 적외선을 방출하는 적외선 탐지 장치를 이용해서 차원이를 찾아낸 아이들.  그러나 저러나 캠핑의 상품은 뭘까?  박춘삼 교장선생님 댁에 1박 숙박권과 조식 뷔페권이라나 뭐라나.  우승 상품은 아쉽지만 아이들은 이렇게 서로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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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연애 블루스
한상운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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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7년 동안 만난 여자 친구와 헤어졌고 난생 처음으로 깡패와 싸웠으니까.  그뿐이랴.  사람이 죽는 것까지 보았다.' (p.35)

 

 

 

  설상가상이라고 했던가?  안되는 날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 성욱이 인영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날 일어난 일들은 보통 사람들이 평생 만나기도 힘든 일들이다.  어쩄든, 소심하기 짝이 없는 그저 그렇게 살던 이 남자 앞에 나타난 '수정'은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만큼 운명처럼 느껴졌었다.  단순하기 짝이없고, 7년간의 사랑은 아무것도 아닌 듯 '수정'을 따르는 남자라니, 인영 입장에서는 속 시원한 일이지만, 그들 속을 누가 알겠는가?  예쁘기는 기가막히게 예쁜데, 수정은 사건을 몰고 다니는 사건메이커다.  아무것도 아닌 듯, 자신은 너무나 가련하고 약한 피해자인듯 행동을 하고 있고, 출판업에 종사하는 소위 엘리트인 성욱은 겉모습만으로 수정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내 아들이 이럴까 겁이 난다.

 

  소심하면 성욱이건만, 처음보는 여자앞에선 영웅이 되고 싶은 심리가 모든 남자에게 있는건지, 운명이라 여기는 '수정'앞에서 영웅이 되고 싶은건지 성욱의 운명은 불법 사업에 휘말리더니 살인 사건까지 휘말려버린다.  성욱과 수정을 쫒는 방태수는 아둠의 큰손 방성환의 아들로 나오는데, 그보다는 비서인 이석구가 꺼림직하다.  해결사 일도의 등장은 온몸의 세포들을 깨어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모님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화하면서 해결사의 직분도 잊지 않는 일도는 해결사들이 하는 일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일도와 연관이 된 최석원. 최석원과 연결된 방성환.  이야기의 첫 장면은 욕조에서 숨진 한 여인이었지만, 그 사건은 뇌리에서 잊혀진지 오래고, 성욱과 수정은 쫒기는 신세가 되어 도망가기 바쁘다.  그 와중에도 그들을 찾아내는 일도는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리고 밝혀지는 일도의 신분.  이거 이래도 되는거야?

  

  수정이 다녔다는 회사.  ‘토탈뷰티케어 잇걸’은 여자들의 관심의 집중인 다이어트 사업에서는 불법 마약을 사용하여 효과를 끌어내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사람이 죽게 된다.  성욱은 수정을 도와 증거물과 돈을 바꾸는 것을 도와주려 했지만, 증거물과 맞바꾸기로 한 장소에서 수정은 사건의 중심인 방 사장을 죽이고 돈가방과 함께 사라진다.  이러면 정신을 차릴만도 한데, 영웅이 되고 싶은 이 남자, 모든걸 홀로 짊어지겠단다.  거기에 악당인지 영웅인지 묘한 케릭터로 헷갈리게 만드는 일도가 악에 맞서 싸우겠다고 나타난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악당 겸 영웅인 일도가 풀어내는것 처럼 보이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성욱이다. 

 

  전과 5범 꽃뱀인 조혜연의 이야기를 밝혀내는 것도 조혜연과 이수정의 관계를 밝혀내는 것도 일도이고, 들어주기에 최강자는 성욱이다.  영웅은 듣기도 잘 해야한다.  사건은 몇일 사이에 일어남에도 꽤나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서 오랜 시간의 이야기처럼 보여지지만 재미면에서는 탁월함을 보여준다.  소심한 한남자가 영웅이 되려하지만, 이 영웅이 모두의 영웅은 아니다.  비행기 표를 찢는 장면으로 끝까지 가오잡는 이 남자.  사랑을 챙취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성욱보다 칼에 맞는 것도 여러번 하면 덜 아프다는 일도의 이야기가 훨씬 궁금한 건, 그의 이야기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다.  악당에게 눈길 가면 안되는데, 이 악당이 매력적이니 어쩌겠는가?  쌍화탕을 안 먹었다고 우기는 이 남자가 말이다.

 

'보석함을 열자 보석과 사진, 그리고 빈 쌍화탕 병이 보였다.  성욱은 쌍화탕을 집어 들었다.'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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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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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 한줄의 정사 속에서 사랑을 찾아내어 말하던 이야기를 작년 초에 읽었었다.  김별아 작가의 『불의 꽃』에서 만났던 이귀사의 아내 유씨와 지신사 조서로는 세종에 의해 옥에 가두어지고 저작거리에서 죽임을 당하면서 '유감동 사건'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에 세종은 그녀를 그렇게 죽인것을 후회했다고 실록에는 나와있다.  책으로 유감동을 만나기 전에 조선 역사에서 섹스 스캔들이라 하면 당연하게 어우동이 생각났다.  영화나 만화속에서 만났던 그녀는 도통 어떤 여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요부였고, 내 기억속에는 기생이었다.  심지어 '어우동 쇼'라는 쇼로 그녀를 만나기도 했었다.  어우동에 대해 찾아보니 실록에 여러 페이지에 걸쳐 소상히 기록되었다고하고, 성이 어씨인 줄 알았는데, 그녀의 성은 박가로 되어있다.  성 유희가 조선조의 정치사나 다름없는 <성종실록>에 소상히 기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을 적은 사관들이 등재를 꺼려했다는 기록까지 있었다고 하니 당시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김별아 작가는 『불의 꽃-유감동』,『채홍-순빈 봉씨』에 이어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를 통해서 민낯 그대로 펼쳐 보여주고 있다.  

 

 

  승문원 지사였던 박윤창의 딸로 태어난 박어우동.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어우동의 집 사람들은 여간 이상한것이 아니었다.  어미는 아비를 병신이라 불렀고, 아비는 어미를 화냥년이라 불렀단다.  오라비는 아비의 글재주보다 의심을 물려봤아 병증을 보였고, 어린 동생을 취한것으로 나오는데, 정사에 기록된 이야기 인지는 확실치가 않다.  이런 집이었기에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미친놈이라 불리며 종놈처럼 취급받고 자란 오라비는 사족의 딸과 혼인을 했으며, 어우동은 태종대왕의 차남, 세조대왕의 중형이며, 세조 대왕의 백부인 효령대군의 자제인 영천군의 별자인 태강수 이동과 혼인을 맺게 되면서 외명부 품계인 혜인으로 봉작되어진다.  족보를 길게 쓰긴 했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세종대왕의 형님의 손주 며느리라고 보면 된다.  조선초기엔 서얼이라고 해도 종신의 위세는 대단했다고 하니, 종친의 며느리 역시 아무나 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다.


  멀쩡한 종친은 죽음을 면하기 힘든 시대였으니, 그 시기에 세자가 아닌 종친들은 살기위해 주색에 빠지든 멍청이가 되든 무언가를 했어야 했을 것이다.  생각은 그렇지만, 태강수 이동이 왜 어우동을 내 쳤는지는 알 수 없다.  책에선 어린시절부터 변복을 좋아하던 어우동이 그릇을 만드는 은장과 간통을 했다고 하지만, 영천군의 말처럼 내 집 뜰 만화방초보다 먼 골짜기 풀꽃 잡초를 탐했는지도 모른다.  어우동을 내치고 기생인 연경비를 안방으로 데리고 들어왔으니 말이다.  오라비가 종놈처럼 취급받는걸 봐왔기 때문인지, 어우동은 상하 관계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어렸을때부터 함께 했던 계집 종, 장미와 함께 친정으로 쫓겨나서 친정에 와 있게 된다.  친정에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어우동에게 장미는 오종년이란 사내를 소개해 주는데, 이때부터 어우동의 남성편력은 시작된다.

 

"아씨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신 것 같아요.  아씨는 재주도 재줒만 태강수가 홀딱 빠져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 기생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고우세요. 이런 아름다움을 지닌 채로 감옥이나 다름없는 규중심처에서 남몰래 피었다 시든다는 건 말도 안 돼요!" (p. 48)

"너는 이제까지의 어우동이 아니야. ...  지금 이 순간부터 네 이름은 현비(玄非)야."(p.49)

 

  오종년을 시작으로 어우동은 팔촌 시아주버니가 되는 수산수 이기와 간통을 하고, 육촌 시아주버님인 방산수 이난과 통정을 한다. 꽃의 향이 매혹적이다 못해 아찔함을 가지고 있었던지 어우동이 가는곳엔 언제나 남자가 있었고, 그녀의 남성편력은 종친부터 노비까지 거리를 두지 않은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초기에 어우동은 마음에 두는 남자의 몸에 문신을 하면서 이난, 박강창, 감의동에게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기도 하는등 기행을 일삼는다.  조선시대의 문신이라니. 가능한가 싶지만 사랑의 눈먼이들이 무엇인들 못했겠는가?  사대부가의 딸로 태어나 외명부의 봉작을 내던지고 스스로 내려온 여인. 몸이 외로우면 마음도 따라 비었을 것이고, 그 외로움을 어우동은 지독한 열망으로 채운다.  현비라는 이름으로 기녀생활을 할 정도였으니 그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희대의 스캔들로 알려진 '어우동'사건은 시간과 함께 알려지기 시작한다. 아니, 삼년의 시간동안 어떻게 들키지 않고 그런생활이 가능했는지 모른다.  모두들 쉬쉬하면서 꽃을 탐한건 아니었을까?  수산수 이기, 방산수 이난, 내금위 구전, 학유 홍찬, 생원 이승언, 서리 오종련, 서리 감의형, 생도 박강창, 양인 이근지, 사노 지거비 뿐 아니라 병조판서 어유소, 직제학 노공필, 김세적, 김칭, 김휘, 정숙지등의 이름이 밝혀지지만, 조선은 완벽한 유교 국가였고, 남자의 나라였다.  책에선 이난을 제외한 모든이들이 어우동과의 간통사실을 부인했다고 나오고 있고, 왕실의 일원은 반역죄가 아닌 한 죽일 수 없는 것이 조선의 법률이었기에 어우동의 사건은 처벌 문제를 둘러싸고 조정대신들의 논의는 일년 내내 계속되었다고 되어있다.  양반이며 종친인 어우동이 미천한 노비와도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 충격이었을것이고, 종친간의 통정은 근친상간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조정은 왕실의 종친이므로 절대로 극형에 처할 수 없다는 신하들과, 아무리 종친이라도 지은 죄가 극형감이니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신하들이 극심하게 대립하게 된다.

  어린나이에 왕좌에 오른 성종은 열심히 신하들의 말을 듣는것 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자신의 뜻데로 일을 처리한다.  과부의 재혼을 금했을 때도, 어우동 사건을 마무리 할때도 다수의 의견보다는 소수의 의견을 따르니 말이다.  소수의 의견을 따른것인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결국 어우동은 처형되고 이 사건은 조선조 최대의 섹스 스캔들로 남았다.  김별아 작가는 어우동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성종의 어린시절부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어린 나이의 왕이 되고 자신의 사랑했던 여인들과 사랑이 떠나간 여인의 이야기.  훗날 연산군이 되는 융의 생모에 대한 이야기.  융이 다섯 살때 어우동 사건을 알았다고 하니, 융의 나이 일곱 살에 사약을 마시고 죽은 생모의 이야기를 어찌 몰랐겠는가?   남자의 나라에서 어우동은 처형을 당하지만, 그녀와 통정을 나눈 사내들은 한명도 죽임을 당한 이들이 없었다.  심지어 어유소, 노공필등은 처음부터 이난의 무고라고 치부되어졌다.

 

  역사라는 이름의 정사와 김별아 작가의 행간을 읽는 작업은 같은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가고 있다.  그녀가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시대에 대한 도발이었을 수도 있고, 작가의 말처럼 오로지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역사 속 한줄로 받아들여지기 전에 김별아 작가의 글은 굉장히 곱다.  색고운 비단에 한땀 한땀 자수를 놓듯이 그녀가 쓰고 있는 단어와 문장들은 작가가 만들어낸 어우동처럼 매혹적이고 우아하다.  그러기에 분명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음에도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왕실의 족보인 <선원록>에서 이름이 지워지기까지, 사랑의 정념에 사로잡혔던 여인은 음녀이자 탕녀로 기록되어지지만 이 낙인은 누가 찍은것인가?  오로지 그녀만 혐오와 환멸의 대상이 되었고, 그녀와 함께 했던 이들은 노비조차도 풀려났다.  어쩌면 그들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는지도 모른다.  오르지 못하는 종친의 여인을 쉬쉬하면서 서로가 탐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알았지만, 누구나 말하지 않았던 종친이었고 사대였던 여인.  '금지된 사랑'을 다른 빛으로 그려낸 김별아 작가는 그녀의 이야기를 '모험'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또한 사랑이라고 논한다면 무슨 말을 하겠냐마는, 작가의 바램처럼 소설은 가장 새뜻한 오답을 보여주고 있다. 지루한 세상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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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2 - CSI, 서로를 알아 가다!, CSI 시즌 3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2
고희정 지음, 서용남 그림, 곽영직 감수 / 가나출판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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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I 신입생이 되었으니 아이들이 배우는 학습량이 상당해 지기 시작했다.  워낙에 과학과 수리쪽으로 뛰어난 아이들이라 다른 아이들보다는 금방 따라가는것 처럼 보이긴해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일러스트로 만나는 아이들은 초등학생 쯤으로 보이지만, 이 아이들이 풀어내는 과학 지식은 고등학생 아이들도 풀어내기 힘든 것들이 대다수다.  물론,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는 초등학생들부터 읽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에 초등 과학을 알기 쉽게 풀어내 주고 있다.  과학이라는 것이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초등학교에서 배운 기본 지식에 중.고등학교에 가면서 조금씩 살을 붙여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니 책을 따라가다보면 과학 상식과 지식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초등 5학년인 작은 녀석이 배우고 있는 인체와 천체를 중학교 2학년이 큰 아이가 똑같이 배우고 있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캐릭터는 3기가 되었어도 비슷비슷하게 잡아가고 있다.  1기의 나혜성, 2기의 신태양이 있다면 비주얼 면에서는 강태산이 자리를 잡고 있고, 이요리, 강별 뒤를 이어 한마리가 비슷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반달곰과 황철민은 고차원,  한영재, 황수리의 뒤를 은하수가 이어주는 것처럼 보여지는데, 강하고 눈에 들어오는 캐릭터들로 시즌마다 중심을 잡아주는 것 같다.  형사가 되기를 간절히 원하던 한마음, 고차원, 은하수와는 다르게 끌려들어오다시피 한 강태산은 여전히 다른 아이들과 서먹하게 지내고 있지만 아이들은 사건을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더욱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백골이 된 사체의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아이들의 첫번째 과제로 다가왔다.  엄마를 뺑소니 사고로 잃고 슬퍼하는 마리와 백골을 보고 무서워하는 하수는 첫번째 사건을 바라보면서 우리 몸의 뼈에 대한 과학 상식들로 문제를 해결한다.  시즌 1의 히로인 요리가 이산그룹 이영산 회장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고차원.  이들눈에 들어오는 이영산 회장의 비소중독 증상.  도대체 어디서 비소에 중독이 된걸까?  요리와 차원인 비소중둑을 분자와 분자량이라는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로 풀어낸다.  마리네 동네 금은방이 털렸다.  마리가 CSI가 되었다는 것을 안 금은방 아주머니의 부탁으로 사건을 맡게 된 아이들. 어떻게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블랙박스는 가려져 있지만 GPS는 막을 수 없다는 걸 알아내는 우리의 CSI 신입생들. 이래서 '어린이 과학형사대 CSI'다.

 

  학교 생활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아이들은 조금씩 가까워지지만, 여전히 따로 국밥처럼 노는 녀석이 있다.  일본에서의 왕따의 경험이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걸 어렵게 만들고 있으니 이쯤해서  CSI의 전매특허이기도 한 무인도 생존이 있을법도 한데라는 생각과 함께 여름방학 전 특별 여행이 잡혔단다.  시즌 1, 2를 읽은 친구들이라면 모두 알고 있지만 지금의 신입생들만 모르는 이야기.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학생들과 공차심 교장선생님, 어수선 교감선생님, 신기한 형사가 함께 하는 무인도 생존 여행.  무인도라고 하지만, 아이들만 남겨놓고 몰래 숨어서 지켜보는거 다 알고 있어요. 껌종이와 카메라 속 건전지로 불을 피울 수 있는 방법이 나와있는 과학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를 읽어야 한다.  무섭고 오싹한 사건들 속에서 생물, 물리, 지구과학, 화학, 각 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가진 CSI 요원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과학 상식이 높아져 있으니, 이 책 참 사랑받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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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1 - CSI, 꿈을 향해 날다!, CSI 시즌 3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1
고희정 지음, 서용남 그림, 곽영직 감수 / 가나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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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푹 빠져 있는 미드가 있다.  2012년에 방영이 끝난 드라마인데 시즌 6기부터 10기까지 하나 하나씩 다시 찾아 보고 있다.  호라시오 반장에 빠져서 넋 놓고 보고 있는 <CSI 마이애미>가 요즘 내가 빠져서 보고 있는 드라마다.  공포에 관련된 영화나 책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추리쪽 이야기들은 좋아한다.  드라마를 봐도 <신의 퀴즈>같은 추리물이 구미에 맞는다.  이러니 아동 책 중 추리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가 나에게 맞았는지도 모른다.  2012년 말에 시즌 2를 끝으로 더 이상 이야기 진행이 안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작년에 시즌 3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을 얼마전에 알았다.  이 재미난 책을 1년 동안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니...  작은 아이와 함께 홀릭해서 읽는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드디어 시즌 3의 막이 우리 집에도 올랐다.

 

 

  시즌 1,2를 통해서 만났던 아이들이 어느새 성년이 되어버렸다.  책의 배경이 시즌2 이후 5년이 흐른걸로 나오고 있고, '어린이 과학 형사대'가 1,2기 아이들 이후 유명무실하게 된것처럼 그려지고 있다.  시간이 흐름은 내 머릿속에 있던 1,2기 아이들과 선생님들도 기억을 못하게 하고 있으니 내가 이 책에 빠져있었던것이 맞나싶다.  우선 1기 형사였던 한영재, 이요리, 반달곰, 나혜성, 2기 형사, 황수리, 양철민, 신태양, 강별과 형사 학교 학생들인 최운동, 장원소, 소남우, 송화산이 20살, 22살의 청년들로 자라주었고, 이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던 일들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박춘삼 교장선생님이 퇴임을 하셨고 어린이형사 학교는 공차심 교장 선생님과 어수선 형사가 교감선생님으로 부임하게 된다.  문제는 학생이 없다는 것.  1, 2기의 주역이었던 아이들에게 특명이 내려졌다.  '형사 학교의 신입생들을 찾아라~!'

 

 Crime Scene Investigation의 약자인 CSI가 '어린이 과학 형사대'의 정식 명칭일까?  1,2기를 읽은 분들이라면 모두 알겠지만, 어린이 과학 형사대의 CSI는 박춘삼 교장 선생님의 이름을 딴 '춘삼과 아이들'의 약자다.  이제 공차심 교장선생님으로 바꼈으니 학교 이름이 바껴야 하나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을듯 하다.  '차심과 아이들'도 CSI가 되니 말이다.  어찌되었든 신입생들을 모집해야 하는데, 1,2 기 아이들이 새로운 친구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즌 3는 시작되었고 당연히 아이들은 신입생들을 찾아낸다. 이제 새로운 학생들을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 봐야한다.  이 아이들이 새로운 CSI를 이끌어 갈 테니 말이다.

 

  잎의 구조와 잎차례를 통해서 대마를 찾아낸 아이 한마리. 어릴 적에 엄마가 돌아가셨지만 긍정적이 밝은 성격으로 자란 아이로 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살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생물 형사다.  콜로이드의 과학원리를 유창하게 설명해주는 고차원.  아는 게 많은 만큼 잘난 척도 무진장 심한 아이다.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해 얄밉기도 하지만 알고 보면 어리버리한 화학 형사. 태양의 움직임을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은하수. 부끄러움을 잘 타는 소극적인 아이로 과보호를 받으며 엄마의 바람대로 자라서 자기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는 것 처럼 보이던 하수가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곳이 어린이 과학 형사대다. 지구과학 형사로 발탁되었다.  학교 폭력의 비밀을 중력과 자유 낙하로 툭 던지는 말처럼 해결해버린 강태산.  물리형사로 발탁된 태산인 한국인 아빠와 일본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잘생긴 얼굴과 기타 실력 덕분에 인기가 많지만 늘 삐딱하게 행동한다.  이 아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얼마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과학적 상식으로 풀어낼지 기대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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