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연애 블루스
한상운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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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7년 동안 만난 여자 친구와 헤어졌고 난생 처음으로 깡패와 싸웠으니까.  그뿐이랴.  사람이 죽는 것까지 보았다.' (p.35)

 

 

 

  설상가상이라고 했던가?  안되는 날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하더니 성욱이 인영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날 일어난 일들은 보통 사람들이 평생 만나기도 힘든 일들이다.  어쩄든, 소심하기 짝이 없는 그저 그렇게 살던 이 남자 앞에 나타난 '수정'은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만큼 운명처럼 느껴졌었다.  단순하기 짝이없고, 7년간의 사랑은 아무것도 아닌 듯 '수정'을 따르는 남자라니, 인영 입장에서는 속 시원한 일이지만, 그들 속을 누가 알겠는가?  예쁘기는 기가막히게 예쁜데, 수정은 사건을 몰고 다니는 사건메이커다.  아무것도 아닌 듯, 자신은 너무나 가련하고 약한 피해자인듯 행동을 하고 있고, 출판업에 종사하는 소위 엘리트인 성욱은 겉모습만으로 수정의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있으니, 내 아들이 이럴까 겁이 난다.

 

  소심하면 성욱이건만, 처음보는 여자앞에선 영웅이 되고 싶은 심리가 모든 남자에게 있는건지, 운명이라 여기는 '수정'앞에서 영웅이 되고 싶은건지 성욱의 운명은 불법 사업에 휘말리더니 살인 사건까지 휘말려버린다.  성욱과 수정을 쫒는 방태수는 아둠의 큰손 방성환의 아들로 나오는데, 그보다는 비서인 이석구가 꺼림직하다.  해결사 일도의 등장은 온몸의 세포들을 깨어나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모님과 일상적인 이야기를 통화하면서 해결사의 직분도 잊지 않는 일도는 해결사들이 하는 일들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일도와 연관이 된 최석원. 최석원과 연결된 방성환.  이야기의 첫 장면은 욕조에서 숨진 한 여인이었지만, 그 사건은 뇌리에서 잊혀진지 오래고, 성욱과 수정은 쫒기는 신세가 되어 도망가기 바쁘다.  그 와중에도 그들을 찾아내는 일도는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리고 밝혀지는 일도의 신분.  이거 이래도 되는거야?

  

  수정이 다녔다는 회사.  ‘토탈뷰티케어 잇걸’은 여자들의 관심의 집중인 다이어트 사업에서는 불법 마약을 사용하여 효과를 끌어내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으로 사람이 죽게 된다.  성욱은 수정을 도와 증거물과 돈을 바꾸는 것을 도와주려 했지만, 증거물과 맞바꾸기로 한 장소에서 수정은 사건의 중심인 방 사장을 죽이고 돈가방과 함께 사라진다.  이러면 정신을 차릴만도 한데, 영웅이 되고 싶은 이 남자, 모든걸 홀로 짊어지겠단다.  거기에 악당인지 영웅인지 묘한 케릭터로 헷갈리게 만드는 일도가 악에 맞서 싸우겠다고 나타난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악당 겸 영웅인 일도가 풀어내는것 처럼 보이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성욱이다. 

 

  전과 5범 꽃뱀인 조혜연의 이야기를 밝혀내는 것도 조혜연과 이수정의 관계를 밝혀내는 것도 일도이고, 들어주기에 최강자는 성욱이다.  영웅은 듣기도 잘 해야한다.  사건은 몇일 사이에 일어남에도 꽤나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서 오랜 시간의 이야기처럼 보여지지만 재미면에서는 탁월함을 보여준다.  소심한 한남자가 영웅이 되려하지만, 이 영웅이 모두의 영웅은 아니다.  비행기 표를 찢는 장면으로 끝까지 가오잡는 이 남자.  사랑을 챙취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  성욱보다 칼에 맞는 것도 여러번 하면 덜 아프다는 일도의 이야기가 훨씬 궁금한 건, 그의 이야기속에 숨겨져 있는 것이 훨씬 다양하기 때문이다.  악당에게 눈길 가면 안되는데, 이 악당이 매력적이니 어쩌겠는가?  쌍화탕을 안 먹었다고 우기는 이 남자가 말이다.

 

'보석함을 열자 보석과 사진, 그리고 빈 쌍화탕 병이 보였다.  성욱은 쌍화탕을 집어 들었다.'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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