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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분구 홍란 2 ㅣ 매분구 홍란 2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7월
평점 :
출근해야하는데, 책을 덮지 못하고 2권을 밤새워서 읽어버렸다. 가을에 딱 맞는 책인것은 확실한데, 재미있어도 너무 재미있다. 하루종일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비몽사몽하면서 홍란과 학의 이야기에 입가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으니 미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거 참... 『조선왕비 간택사건』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홍란』으로 마무리 되어지는 듯 싶다. 송대방 어르신 이야기가 외전으로 나와도 재미있을것 같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많은 외전으로 초기 작품에 있던 모든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게 되니 작가님 머리속이 너무 뒤죽 박죽 될 듯하고, 지금 웹소설로 연재하고 있는 작품속에 남주가 읽는 책 중에 『조선낭자열전』이 가끔 나오고 있으니 이로써 끝인 듯 싶다.
어린시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보다 달콤하게 소설이 다가올지 몰랐다. 이야기임을 뻔히 알고 있고,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의 스타일을 알고 있기에 어떻게 전개될지도 알고 있으면서도 폭 빠져 버렸다. 몇해전의 밝은세상에서 나온 광개토태왕의 이야기인『신비』에서도 애절한 사랑을 홍란과 학처럼 그리긴 했지만, 이만큼 완벽한 로맨스는 없었던 것 같다. 중국으로 향했던 홍란은 음구의 도움으로 무현과 은호를 만나고, 은호는 순산을 하지만, 성의원이 사라졌다. 홍란에게 일편단심이었던 성의원이 부상을 당하면서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렸단다. 그리고 성의원 곁에 있는 여인, 청향. 어미, 아비 모두 죽고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의 어린 동생은 짐이었고, 짐을 버리고 도망갔던 누이가 청향이란다. 동생에게 사실을 알려줄 수 없는 누이는 몽한약과 미혼약의 의지하여 제가 지어낸 이야기를 사실인양 들려주면서 동생의 기억을 바꾸려한다.
변 역관의 간계를 이겨내고 홍란이 조선땅으로 돌아왔다. 홍란이 오기까지 수절하듯 지내는 학에게는 경사가 아닐 수 없지만, 궁은 난리가 났다. 후사가 없는 임금이 장장 8개월을 그냥 잤단다. 왕에겐 문제도 이런 큰 문제가 없단다. 이러니 왕대비는 후궁을 이야기하고, 슬며시 왕의 잠행을 따르는데, 이게 뭔가? 산달이 가까워지고 있는 매분구와 만나는 왕이라니. 1권 끝부분에 홍란은 임신 사실을 알게되고, 홍란을 만난 학은 좋아서 죽는다. 예쁜 정인이 어찌 그리 예쁜행동만 하는지, 빨리 궁으로 데리고 가야하는데 가장 무서운게 홍란이다. 어떻게 자신의 신분을 이야기해야할까? 요즘의 나오는 막장 드라마라면 홱 토라져서 사라져서 혼자 아이낳고 살다 만나야 하는데, 홍란은 예상을 뛰어넘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거지든, 도망자든 상관이 없는 판에, 임금이면 더 좋지 않는가? 그나저나 궁에있는 중전과 후궁들이 너무 불쌍하다. 아무리 정략 결혼이었어도 한사람만 좋아하는 지아비는 싫다.
모든걸 이겨내고 궁으로 들어온 홍란. 떡두꺼비같은 아들을 낳았는데, 아이가 바뀌었다. 정말 대단하다. 난 내가 낳고도 다음 날 본 우리집 작은 녀석이 처음 본 아이 같았는데, 홍란은 바뀐 아이를 척하니 알아보고 아이를 찾는단다. 그것도 미혼약에 마비되었음에도 알아보다니, 그녀는 천재다. 기생출신의 매분구 숙용 송씨. 홍란의 새로운 이름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학이 원자라 부른 연의 정통성을 의심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문제로 다가온다. 시시각각으로 홍란과 원을 죽이기 위한 숨은 무리들. 원을 찾기 위해 궐밖으로 피접을 나온 홍란. 지혜로운 이 여인은 당황하지 않고 원을 찾아내지만, 찾아내었다는 것으로 해피엔딩은 결코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토끼같은 자식과 사랑하는 님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것이 임금에게는 보통의 삶이 될 수 없고, 보이지 않은 암투를 감내할 수도 없을 것이다.
기억을 잃었음에도 홍란을 애잔하게 보는 성의원과 청향을 위한 사랑과 주군에 대한 충정으로 어찌할 줄 모르는 일현, 전 중전을 잊지 못하고 왕자의 신분을 의심하는 궁녀와 몰래 쥐가 되고 새가 되어 홍란의 목을 조여오는 무리들, 변 역관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찾아내기 위해 학과 현무군이 어떤 꾀를 내는지는 책을 통해서 만나야 한다. 이 재미난 이야기들을 여기다 다 풀어버리면 작가님이 싫어할테니 말이다. 게다가 해피엔딩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능력도 만나봐야하지 않겠는가? 어째서 밤새 책을 읽고 히죽히죽 웃을 수 있게 만드는지 말이다. 이젠 웹소설로 연재되어지고 있는 작가의 차기작에 빠져야 될 것 같다. '조선패설, 밀애'가 차기작이 될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고, 제목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그 속에서 가끔 만나게 되는 윤과 서경, 은호와 무현, 성현과 진영, 그리고 학과 홍란의 이야기로 가슴 뛰게 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