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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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전부터 대단한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책이 『공허한 십자가』다.  1,000명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전자책 리뷰단을 모집을 했었으니 근간 읽었던 책들중에서도 궁금함이 극에 달할 수 밖에 없었다.  어마어마한 리뷰단이 아니더라도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만으로도 책을 읽고 싶었다.  처음 '방과후'를 만났을 때 부터 '히가시노 게이고'는 책을 읽는 동안엔 계속 함께 할 작가 중 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말이다.  여전히 눈이 아프다는 이유로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사랑하는 내게 그의 새 작품은 행복한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처음엔 확실히 그랬다.  책을 읽는다는 즐거움이 다른 모든것을 집어 삼켜버린 것처럼 내 모든 이성을 마비시켜버렸었는데, 책의 내용은 즐거움만을 선사하진 않았다.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뒷이야기가 궁금해 책장을 넘겨야 하는데, 넘길 수가 없게 만들어 버리고 있다.  

 

 

 

  사오리와 후미야.  게이고의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가 '프롤로그'가 아닐까 싶다.  어느 순간 이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주 살짝 맛보기 처럼 보여지고 있다.  풋풋한 아이들의 첫사랑.  이 풋풋한 사랑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지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신경을 곤두세우고 그들이 언제 튀어나올지 놓쳐버리지 말아야만 한다.   처음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떄는 제목만 보고 종교색이 강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언제가 읽었던 『성녀의 구제』처럼 다른 부분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목과 함께 생각하기엔 책 표지가 묘하다.  찢겨져나간 책장 사이로 보이는 숲.  푸른기운으로 가득한 빼곡한 나무들.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까?  표지속 나무뒤에 숨겨진 진실은 어떤 것일까? 

 

   11년 전 강도에게 딸을 잃은 가족이 있다.  사랑하는 딸의 죽음은 가족을 헤체시키고 이들은 죽은 딸을 잊을 수가 없어서 남남이 된다.  반려동물의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나카하라와 전업주부에서 잡지사 기자가 된 사요코.  어린 딸의 죽음은 일본에 현 사형제도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되고, 조용히 반려동물의 장례식장을 지키는 나카하라와 달리 사요코는 피해자 가족 모임등을 통해서 자신과 같은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이들을 돕는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여전히 나카하라와 사요코는 마나미를 잊을 수가 없다.  먼저 간 자식, 그것도 죽음의 공포를 고스란히 안고 간 아이를 보낸 부모가 어떻게 자식을 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지금 마나미의 사건을 담당했던 사야마 형사의 방문을 통해서 그들은 다시 만난다.  살아있는 모습이 아닌 사후를 알리는 통보였지만 말이다.

 

  죽은 전부인의 이야기가 왜 궁금했을까?  오래전에 남남이 되어버렸기에 생각할 필요도 없었지만 사요코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건들은 나카하라에게 함께 하자는 듯이 기를 흘려보내는 것 같다. 그리고 하나씩 이야기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도벽을 취재하고 있던 사요코와 도벽 취재에 응한 인터뷰어 사오리.  어디선가 봤던 인물이다 싶으면 '프롤로그'를 찾아가면 된다.  사요코를 죽인 68세의 노인 마치무라 사쿠조.  노상 강도인가 싶은데, 그를 구명하기 위해 애쓰는 사위의 이름이 후미야다.  왜 '프롤로그'를 풋풋함 젊음으로 감싸고 있던 이들이 긴 세월이 지난 지금 이야기의 전면에 나오는 걸까?  분명 작가가 어딘가에 깔아놓은 복선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오리의 집에 있는 아오키가하라 수해사진. 모든것이 붉은 가구와 가전들.  객관적인 시선으로 봤을땐 터무니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결혼을 한 후미야와 후미야의 장인. 어떤 연결고리가 분명히 있는데, 연결고리를 찾을 수가 없다. 

 

"사형은 무력(無力)합니다."(p.201)

 

  딸의 죽음이후 극단적으로 사형론을 옹호하고 있는 사요코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사람의 목숨을 헤한 범법자에게 사형은 당연한 것처럼 다가온다.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하나에의 목소리에서는 어떤것이 옳다라는 것을 이야기 할 수 없게 만든다.  작가는 사요코의 입을 통해서 책의 제목이기도 한 '공허한 십자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지금의 법은 범죄자에게 너무 관대하니까요.  사람을 죽인 사람의 반성은 어차피 공허한 십자가에 불과한데 말이예요.  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십자가라도, 적어도 감옥 안에서 등에 지고 있어야 돼요..." (p.406). 아무 의미가 없더라도 자신이 짊어져야할 십자가에 대해서 말이다.  하지만 사형론과 사형폐지론 중 어떤것이 옳다 그르다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작가가 나카하라의 입을 통해서 들려주는 것처럼 모범 답안은 없다.  그럼에도 생각은 해야한다.  과거의 작은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겐 그저 잊혀진 과거의 한 조각일수도 있지만, 어떤이에겐 평생을 따라다니는 십자가일 수도 있다는 것을 말이다.  분명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나로 인해서 만들어 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는데, 우리는 너무 자주 오늘이 되어버릴 미래의 나를 잊을 때가 많다.    

 

"당신이 어떤 결론을 내리든 뭐라고 할 생각은 없습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어떻게 속죄해야 하는가, 아마 이 의문에 대한 모범 답안는 없겠지요."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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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철도의 밤 비룡소 클래식 28
미야자와 겐지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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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으로 시작하는 BGM이 깔리면 흑백 TV앞에 동생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뚫어져라 TV속으로 빠져들곤 했었다.  기계인간이 되기 위해서 은하철도를 탄 철이와 기차에서 만난 메탈의 모험은 얼마나 두근거리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어렸을때야 모든 만화가 우리나라 만화라고 생각을 했었으니 로보트 태권브이 처럼 마징가제트도 은하철도 999도 당연히 우리 만화라고 생각을 했었다.  내가 보던 거의 모든 만화가 일본만화라는 사실을 알았을때의 배신감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컸었다.  주인공의 모든 이름이 우리 이름이었는데, 그 이름들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때의 허망함이라니, 요즘엔 국내제작 만화의 인지도도 높아지고, 일본만화도 그 이름 그래로 나오고 있어서 어린시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은 적을 것 같다.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은 <은하철도 999>의 원작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어린시절 읽은 한편의 동화가 영향을 주는 이야기들이 어디 이뿐이겠는가?  애니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라면 <신세계 에반게리온>의 모티브 역시 『은하철도의 밤』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테니 말이다.  짧은 단편 동화 한편이 일본 애니매이션의 한획을 긋는 작품들의 영감을 준다는 건 그 만큼 대단하기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시점으로 본다면 뭐가 그리 대단하랴 싶지만, 이 작품이 1900년대 초에 쓰여진 작품이라는 것이다.  37의 짧은 생을 산 미야자와 겐지는 생명존중 사상과 공생의 관계를 동화에 그려내고 있었기에 당시 일본의 제국주의적 사고의 반하고 있어서 사후에야 주목을 받은 작가로 되어있다.  『은하철도의 밤』에는 '은하철도의 밤'을 시작으로 '바람소년 마타사부로', '개머루와 무지개', '땅신과 여우', '수선월 4일'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다른 이야기의 비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야기는 '은하철도의 밤'이다.

 

  아이들의 짓굿은 장난은 10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지, 고깃배를 탔다가 돌아오지 않은 아버지를 기다리는 조반니를 놀리는 친구들의 말은 아이의 가슴을 콕콕 찌른다.  이 아이는 아버지 대신 좁고 어두운 인쇄소에서 활자 골라내는 일을 하고 있고, 친하게 지냈던 캄파넬라마저도 서먹해져 버려 어찌할 줄을 모르는 '은하 축제의 날'에 조반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캄파넬라와 함께 은하 철도에 타고있는것을 알게 된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이 펼쳐지는 은하철도는 아이들을 데리고 북십자성, 남십잣을 지나고, 모래별에서 새를 잡는 새잡이 아저씨와 천국으로 향하는 남매를 만나면서 그들의 여정을 떠나게 된다.  왜 아이들의 주머니 속에 은하철도의 표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저 가장 높은 곳으로 가는 은하철도의 여정은 생활이 힘든 조반니에게는 꿈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정말 꿈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때, 조반니 앞에 기다리고 있는 사건들.  아이는 현실을 어떻게 이겨낼지 알 수 없게 작가는 이야기의 마무리를 지어버린다.  

 

  '바람 소년 마타사부로' 태풍의 계절에 전학을 온 빨간머리의 전학생 사부로는 아이들에겐 '마타사부로'일 수 밖에 없었다.  바람의 신인 '마타사부로'가 아니면 어떻게 비와 바람이 사부로가 움직일때마다 함께 움직이겠는가?.  존재 이유를 알기위해 애쓰는 '개머루와 무지개'는 짧은 이솝 우와 같은 느낌으로 그려진다.  여우와 산벚나무 사이에서 질투를 느끼는 땅신의 이야기를 그린 '땅신과 여우'는 산벚나무에게 잘 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는 여우와 질투의 화신인 땅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사랑이 뭔지?  사랑은 여우에게 거짓말을, 땅신에게 멈출줄 모르는 질투를 안겨주고, 산벚나무만 유유자작 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 작품인 '수선월 4일'은 눈보라 치는날 눈 할멈과 명령을 따라야 하는 눈 아이, 눈아이의 말을 따르는 눈 늑대와 함께 목숨이 위태로운 꼬마아이를 통해서 자연과 인간의 대립을 아닌 공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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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4 - CSI, 유명해지다!, CSI 시즌 3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24
고희정 지음, 서용남 그림, 곽영직 감수 / 가나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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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로 배우는 교과서 과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어린이 과학 형사대>시리즈.  교과서 과학을 얼마나 열심히 배웠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영~ 아니다.  어렵다고만 생각을 했었던 것 같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면서 학교 다닐때보다 지금 더 많은 내용들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평생교육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학창시절에 이 모든 걸 알았더라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정도로 지식이 풍부했으면 매번 전교 1등은 따놓은 당상이었을테데, 아쉽다.  물론, 나와 함께 책을 읽는 우리 둘째 녀석이 전교 1등은 아니다.  그저 공부 안하고 시험봐도 걱정 없는 점수가 나오고 있는걸 보면 책을 통해서 스치듯 만났던 지식들이 도움이 되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아직 초등학생이니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말이다.

 

   어린이 과학 형사대 시즌 3의 네번째 이야기는 초등학교 4~5학년 과학시간에 배운 내용들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이런걸 배웠을까 싶지만 분명 배웠다.  하나씩 들어가 보자. 대학교에서도 인기 좋은 태양이를 좋아하는 미선이가 행방불명상태란다.  태양이와 별이가 사귀는 걸 보고 사라졌다고 하는데, 그런이유는 아닌듯 하다.  장학금을 받으면서 학교 생활을 하면서도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고도 고시원돈을 못내는 미선.  사고치는 오빠의 합의금을 내다보니 사채를 쓰게되고 사채를 갚을 능력이 없어 죽음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단다. 초소형 반도체에 식별 정보를 입력하여 전파를 이용하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버스카드를 통해서 미선이를 찾아내는 아이들. 죽는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아무리 삶이 힘들고 지쳐도 살아갈 날들이 있으니까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걸 아이들도 배웠길 바란다.

 

  미스터리한 뻉소리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은 일어났는데, 사고를 낸 사람이 사고를 기억하지 못한다. 불법 HID램프로 인한 착시 현상으로 순간적으로 앞이 보이지 않던 초보운전자가 보행자 신호로 바뀌었는데도 못 보고 그냥 지나치는 바람에 사고가 났단다. HID램프는 고광도 가스 방전식 램프를 말하는데, 수은램프, 나트륨램프 같은게 있는데, 형광등이나 백열등에 비해 훨씬 밝지만 정품은 주로 도로 쪽을 비춰 맞은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지만 불법 제품은 빛을 위로 쏘아 올려서 반대 차로의 운전자를 눈멀게 한단다. 교통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친 용의자를 잡았는데, 교통사고를 낸 사실조차 몰랐다는 주장이 진실임은 밝혀졌지만, 불법 HID 램프로 상대 운전자를 방해한 건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 단순한 생가그로 한 행동이 자신도 모르게 사고를 유발하고, 그로 인해 누군가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또 다른 누군가는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평소 명상으로 수업을 시작하는 신기한 형사의 할머니가 강도를 당하셨단다.  어느 간큰 도둑이 형사집을 털었는지 대단하다. 하수의 몽타주로 용의자를 찾았는데, 용의자의 알리바이는 확실하고 월요일마다 빈집을 터는 상습범. 찾으면 다 나오는 CSI.  용의자가 쌍둥이였다니. 서로를 감싸고 있는 쌍둥이.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에 걸린 이상 신형사집에 있었던 증거를 찾아낸다.  할머니 집에 쏟아져 있던 생강 즙. 산과 염기를 측정할 때 가장 쓰기 쉽고 많이 사용하는 지시약 중 하나인 리트머스를 통해서 알아보자.  리트머스 종이가 아닌 식물 중에서 지시약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자주색 양배추다.  자주색 양배추에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들어있는데, 자주색 양배추 지시약은 산성에서는 붉은색, 염기성에서는 푸른색이나 녹색으로 변하게 된다. 이런 안토시아닌 색소가 들어있는 식물들엔 장미, 나팔꽃, 붓꽃과 함께 생강도 들어간다.  생강즙에 식초를 뿌려서 분홍색으로 변했다면 생강즙에 묻은 가능성이 많고, 이렇게 아이들은 범인을 검거한다.

 

  24권의 소 제목은 'CSI, 유명해지다!'이다.  국민세금으로 운영되어지는 CSI가 1,2기 어린이 형사들보다 인지도가 낫다고 경찰청장이 은근히 압력을 가하고 있다.  공차심 교장선생님도 아이들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대기업의 불법 비자금 사건 수사중 유명그림의 밀수 사건이 일어났단다.  용의자를 추적해서 잡긴 했는데, 그가 가지고 있던 장 띠엘의 1989년 작, <한국의 여름밤>.  그림 좋아하는 하수가 인터넷에 있는 그림을 살펴보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여름 별자리를 상상해서 그린 장 띠엘과 정교하지만 별자리는 마구잡이로 그린 모조품.  진품 그림의 밀수가 아닌 모조품을 밀수 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드디어 3기 어린이 형사대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별자리를 열심히 외워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니...  외우면 잊어버리고, 또 외우면 잊어버리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갑긴 하다.  덕분에 여름별자리로 백조자리와 독수리자리가 있다는 것도 기억하게 되고 말이다.  이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어린이 형사대 친구들이 다음 권에서는 어떤 사건을 해결하면서 과학 지식을 알려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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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분구 홍란 2 매분구 홍란 2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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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해야하는데, 책을 덮지 못하고 2권을 밤새워서 읽어버렸다.  가을에 딱 맞는 책인것은 확실한데, 재미있어도 너무 재미있다.  하루종일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비몽사몽하면서 홍란과 학의 이야기에 입가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으니 미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거 참...  『조선왕비 간택사건』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홍란』으로 마무리 되어지는 듯 싶다.  송대방 어르신 이야기가 외전으로 나와도 재미있을것 같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많은 외전으로 초기 작품에 있던 모든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게 되니 작가님 머리속이 너무 뒤죽 박죽 될 듯하고, 지금 웹소설로 연재하고 있는 작품속에 남주가 읽는 책 중에 『조선낭자열전』이 가끔 나오고 있으니 이로써 끝인 듯 싶다.

 

 

  어린시절 읽었던 하이틴 로맨스보다 달콤하게 소설이 다가올지 몰랐다.  이야기임을 뻔히 알고 있고, 지금까지 읽었던 작가의 스타일을 알고 있기에 어떻게 전개될지도 알고 있으면서도 폭 빠져 버렸다.  몇해전의 밝은세상에서 나온 광개토태왕의 이야기인『신비』에서도 애절한 사랑을 홍란과 학처럼 그리긴 했지만, 이만큼 완벽한 로맨스는 없었던 것 같다.  중국으로 향했던 홍란은 음구의 도움으로 무현과 은호를 만나고, 은호는 순산을 하지만, 성의원이 사라졌다.  홍란에게 일편단심이었던 성의원이 부상을 당하면서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렸단다.  그리고 성의원 곁에 있는 여인, 청향.  어미, 아비 모두 죽고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의 어린 동생은 짐이었고, 짐을 버리고 도망갔던 누이가 청향이란다.  동생에게 사실을 알려줄 수 없는 누이는 몽한약과 미혼약의 의지하여 제가 지어낸 이야기를 사실인양 들려주면서 동생의 기억을 바꾸려한다.  

 

  변 역관의 간계를 이겨내고 홍란이 조선땅으로 돌아왔다.  홍란이 오기까지 수절하듯 지내는 학에게는 경사가 아닐 수 없지만, 궁은 난리가 났다.  후사가 없는 임금이 장장 8개월을 그냥 잤단다.  왕에겐 문제도 이런 큰 문제가 없단다.  이러니 왕대비는 후궁을 이야기하고, 슬며시 왕의 잠행을 따르는데, 이게 뭔가?  산달이 가까워지고 있는 매분구와 만나는 왕이라니.  1권 끝부분에 홍란은 임신 사실을 알게되고, 홍란을 만난 학은 좋아서 죽는다.  예쁜 정인이 어찌 그리 예쁜행동만 하는지, 빨리 궁으로 데리고 가야하는데 가장 무서운게 홍란이다.  어떻게 자신의 신분을 이야기해야할까?  요즘의 나오는 막장 드라마라면 홱 토라져서 사라져서 혼자 아이낳고 살다 만나야 하는데, 홍란은 예상을 뛰어넘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거지든, 도망자든 상관이 없는 판에, 임금이면 더 좋지 않는가?  그나저나 궁에있는 중전과 후궁들이 너무 불쌍하다.  아무리 정략 결혼이었어도 한사람만 좋아하는 지아비는 싫다.   

 

  모든걸 이겨내고 궁으로 들어온 홍란.  떡두꺼비같은 아들을 낳았는데, 아이가 바뀌었다.  정말 대단하다.  난 내가 낳고도 다음 날 본 우리집 작은 녀석이 처음 본 아이 같았는데, 홍란은 바뀐 아이를 척하니 알아보고 아이를 찾는단다.  그것도 미혼약에 마비되었음에도 알아보다니, 그녀는 천재다.  기생출신의 매분구 숙용 송씨. 홍란의 새로운 이름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학이 원자라 부른 연의 정통성을 의심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문제로 다가온다.  시시각각으로 홍란과 원을 죽이기 위한 숨은 무리들. 원을 찾기 위해 궐밖으로 피접을 나온 홍란.  지혜로운 이 여인은 당황하지 않고 원을 찾아내지만, 찾아내었다는 것으로 해피엔딩은 결코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다.  토끼같은 자식과 사랑하는 님과 함께 행복하게 사는것이 임금에게는 보통의 삶이 될 수 없고, 보이지 않은 암투를 감내할 수도 없을 것이다.

 

  기억을 잃었음에도 홍란을 애잔하게 보는 성의원과 청향을 위한 사랑과 주군에 대한 충정으로 어찌할 줄 모르는 일현,  전 중전을 잊지 못하고 왕자의 신분을 의심하는 궁녀와 몰래 쥐가 되고 새가 되어 홍란의 목을 조여오는 무리들, 변 역관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찾아내기 위해 학과 현무군이 어떤 꾀를 내는지는 책을 통해서 만나야 한다.  이 재미난 이야기들을 여기다 다 풀어버리면 작가님이 싫어할테니 말이다.  게다가 해피엔딩을 만들어 내는 작가의 능력도 만나봐야하지 않겠는가?  어째서 밤새 책을 읽고 히죽히죽 웃을 수 있게 만드는지 말이다.  이젠 웹소설로 연재되어지고 있는 작가의 차기작에 빠져야 될 것 같다.  '조선패설, 밀애'가 차기작이 될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고, 제목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그 속에서 가끔 만나게 되는 윤과 서경, 은호와 무현, 성현과 진영, 그리고 학과 홍란의 이야기로 가슴 뛰게 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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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분구 홍란 1 매분구 홍란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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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아름답다.  말도 안된다고 이야기를 할때도 있지만, 어린시절부터 만나왔던 로맨스는 멋진 왕자님과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너무나 고운 여자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이제 여린 아가씨들은 신데렐라를 꿈꾸지는 않지만, 여전히 신데렐라는 동경의 대상일지 모른다.  보는것만으로도 가슴 떨리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단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 사람으로 인해 사랑에 빠지지는 않는다.  『조선 왕비 간택 사건』을 통해서 만났던 홍란은 은월각의 으뜸기생이었고, 돈있는 자들은 그녀를 보기위해 은월각으로 향했었다.  남정내들이 그러니 홍란의 입장으로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무심한 남자가 멋져보였을 것이고 그때 만났던 남자들이 현무군과 무현이다.  『조선왕비 간택사건』의 주인공이었던 현무군은 홍란이 아닌 서경의 짝이 되었고, 『조선낭자열전-은호 낭자편』의 무현역시 홍란이 아닌 은호 낭자를 택했다.  현무군의 애기기생이라는 말도 있었고, 무현의 사람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여전히 홍란은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조선왕비 간택사건』을 통해서 만났던 서브 여주들이 『조선낭자열전』을 통해서 살아나더니, 이제 세편의 이야기에서 간간히 나오면서 애간장을 타게 만들던 홍란이 『매분구, 홍란』으로 탄생했다.  봄에 나온 책이었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지만, 이 가을에 홍란을 만난것이 여간 반가운것이 아니다.  홍란의 이야기는 봄이 아닌 가을과 더 어울리는 사랑이야기니 말이다.  일패기생이었던 홍란이 은월각 기녀생활을 그만두고 송대방 밑으로 들어가 아파가 되었단다.  현무군과 결혼해서 군부인이 된 서경처럼 똑 부러지는 아파가 되고 싶었지만, 홍란에게는 아파보다는 매분구가 어울렸다.  매분구란 지금 시대의 메이크업 아트시트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올초에 웹소설로 홍란을 만났을때는 <붉은 꽃, 홍란>으로 되어있어서 '매분구'라는 단어가 이물감이 들긴 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매분구'라는 단어라 들어온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란'의 조선시대 언어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름답고 상냥한 아가씨가 맘까지 곱단다.  은월각 생활을 그만두었음에도 매분구라는 직업은 은월각을 향하게 하고, 은월각 행수인 하서방을 죽이겠다는 보화로 인해 얼굴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보화를 단 일각 만에 월궁항아처럼 변신을 시키면서 홍란은 이름을 날리게 된다. 여전히 기생이었던 홍란을 자신들의 아랫사람으로 보는 이들이 존재하지만, 홍란의 따뜻한 미소와 진심어린 마음은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랑이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어린딸 아이를 돈으로만 여기는 아비로 인해 몹쓸일도 당하고, 건선으로 힘들어 하는 참의댁 만희를 위해 백악산으로 학슬을 따라 갔다 호랑이를 만나기도 하지만 이 모든것은 그녀의 사랑의 밑그림이 되어준다.

 

  오로지 홍란만 바라보고 있는 성의원이 있고, 호랑이 앞에 나타난 학이 있었다.  드디어 남주의 등장이다.  매력적인 서브 남주도 온 정성으로 홍란을 사랑해주는데, 둔한건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홍란만 애매하다.  아니, 사랑의 연줄이 닿을 인연이 따로 있어서 였는지 송대인에게서 받은 경동패를 찾아낸 학이 여간 이상한 것이 아님에도 싫지가 않다.  백악산 도깨비처럼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앞에 나타나는 선비는 금군이라 생각했는데, 얄굳기만 하다.  게다가 자신 주변을 돌아다니는 일현은 뭘까?  홍란만 모르고 주변인들과 독자는 모두 알고 있는 학의 정체. 『조선왕비간택』사건에서 문제를 내고 해결하라 하던 버릇이 몇권 넘어갔다고 바뀌겠는가?  궁금한 건 못참고 가지고 싶은건 갖아야만 하는 임금님의 눈에 홍란이 들어왔다.  이를 어쩌나?  임금과 기생출신 매분구라니 로맨스가 이어갈 수 있을까?  여린듯 당당하고 꺾일듯 꺾이지 않는, 지금까지 자신이 부르기만 하면 오는 그런 여인이 아닌 여인을 만났으니 애간장을 태울만도 하다. 

 

  경동패를 주겠으니 10가지 질문에 답해라.  이건 뭐...?  분명 유치하기 짝이 없는데, 폭 빠지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이 있다. 질문하는 이가 학이라서 그런가?  질문아닌 질문을 만들어버리는 홍란의 능력으로 네개의 질문은 사라져버리고,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질문들로 홍란과 학의 사랑이 이어졌다.  경동패를 가지고 중국에 가서 무현과 은호를 도와야한다는 홍란과 겨우 사랑에 눈뜬 임금은 임금이라 말도 못하고 어찌해야할까?  매분구 홍란과 임금 학의 이야기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엔 재미가 감할 수 밖에 없다.  은월각에 새 행수가 된 청향이 성의원을 바라보는 눈길이 애잔함으로 다가오고, 청향을 바라보는 학의 호의무사 일현의 눈길이 너무 뜨겁다.  임금의 짝으로 매분구를 두고 볼 수가 없는 일현은 홍란을 살피다가 청량에게 빠져들어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으니, 임금의 호의무사도 여색엔 약한가 보다.

 

  전 시리즈에서 만났던 나쁜놈의 대명사 변 역관은 여전히 홍란 주의를 멤돌고 있다.  조선에 없으면서도 조선의 밀무역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능력이 대단하다.  게다가 변 역관과 이어지고 있는 대비의 사술은 날로 발전한다.  홍란 아비의 돈을 지불하면서 은월각의 매분구로 홍란을 부르는 청향은 어떤 의도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덕분엔 은월각 기녀인 세오와 연후의 이야기가 소개되어진다.  열다섯 두 아이가 은월연에서 일패와 삼패로 나뉘어진단다.  모든 결정은 홍란에게 주어지고 열다섯 아이들은 사랑을 찾기도 하고 부귀를 찾기도 하니, 인생사가 다 비슷하지 않나 싶다. 아이들의 운명은 책을 통해 만나보시길... 이제 중국으로 향하는 홍란.  홍란의 곁을 지키는 학의 또 다른 호의무사 음구.  중국으로 가는 길 역시 순탄하지는 않지만, 맘씨 곱고 사랑스러운 홍란 곁에는 참 사람도 많다.  중국을 오가는 길이 지금과 같지 않으니 왕복 6개월.  우리 임금님은 어찌 홍란없이 조선땅을 지킬려는지... 이야기는 2권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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