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분구 홍란 1 매분구 홍란 1
월우 지음 / 아름다운날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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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아름답다.  말도 안된다고 이야기를 할때도 있지만, 어린시절부터 만나왔던 로맨스는 멋진 왕자님과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너무나 고운 여자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시대가 바뀌면서 이제 여린 아가씨들은 신데렐라를 꿈꾸지는 않지만, 여전히 신데렐라는 동경의 대상일지 모른다.  보는것만으로도 가슴 떨리게 아름다운 사람이 있단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 사람으로 인해 사랑에 빠지지는 않는다.  『조선 왕비 간택 사건』을 통해서 만났던 홍란은 은월각의 으뜸기생이었고, 돈있는 자들은 그녀를 보기위해 은월각으로 향했었다.  남정내들이 그러니 홍란의 입장으로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무심한 남자가 멋져보였을 것이고 그때 만났던 남자들이 현무군과 무현이다.  『조선왕비 간택사건』의 주인공이었던 현무군은 홍란이 아닌 서경의 짝이 되었고, 『조선낭자열전-은호 낭자편』의 무현역시 홍란이 아닌 은호 낭자를 택했다.  현무군의 애기기생이라는 말도 있었고, 무현의 사람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여전히 홍란은 사랑스럽고 아름답다.

 

 

  『조선왕비 간택사건』을 통해서 만났던 서브 여주들이 『조선낭자열전』을 통해서 살아나더니, 이제 세편의 이야기에서 간간히 나오면서 애간장을 타게 만들던 홍란이 『매분구, 홍란』으로 탄생했다.  봄에 나온 책이었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지만, 이 가을에 홍란을 만난것이 여간 반가운것이 아니다.  홍란의 이야기는 봄이 아닌 가을과 더 어울리는 사랑이야기니 말이다.  일패기생이었던 홍란이 은월각 기녀생활을 그만두고 송대방 밑으로 들어가 아파가 되었단다.  현무군과 결혼해서 군부인이 된 서경처럼 똑 부러지는 아파가 되고 싶었지만, 홍란에게는 아파보다는 매분구가 어울렸다.  매분구란 지금 시대의 메이크업 아트시트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 같다.  올초에 웹소설로 홍란을 만났을때는 <붉은 꽃, 홍란>으로 되어있어서 '매분구'라는 단어가 이물감이 들긴 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매분구'라는 단어라 들어온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란'의 조선시대 언어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아름답고 상냥한 아가씨가 맘까지 곱단다.  은월각 생활을 그만두었음에도 매분구라는 직업은 은월각을 향하게 하고, 은월각 행수인 하서방을 죽이겠다는 보화로 인해 얼굴에 큰 상처를 입게 되는데도 불구하고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보화를 단 일각 만에 월궁항아처럼 변신을 시키면서 홍란은 이름을 날리게 된다. 여전히 기생이었던 홍란을 자신들의 아랫사람으로 보는 이들이 존재하지만, 홍란의 따뜻한 미소와 진심어린 마음은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사랑이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어린딸 아이를 돈으로만 여기는 아비로 인해 몹쓸일도 당하고, 건선으로 힘들어 하는 참의댁 만희를 위해 백악산으로 학슬을 따라 갔다 호랑이를 만나기도 하지만 이 모든것은 그녀의 사랑의 밑그림이 되어준다.

 

  오로지 홍란만 바라보고 있는 성의원이 있고, 호랑이 앞에 나타난 학이 있었다.  드디어 남주의 등장이다.  매력적인 서브 남주도 온 정성으로 홍란을 사랑해주는데, 둔한건지 모르는척 하는건지 홍란만 애매하다.  아니, 사랑의 연줄이 닿을 인연이 따로 있어서 였는지 송대인에게서 받은 경동패를 찾아낸 학이 여간 이상한 것이 아님에도 싫지가 않다.  백악산 도깨비처럼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앞에 나타나는 선비는 금군이라 생각했는데, 얄굳기만 하다.  게다가 자신 주변을 돌아다니는 일현은 뭘까?  홍란만 모르고 주변인들과 독자는 모두 알고 있는 학의 정체. 『조선왕비간택』사건에서 문제를 내고 해결하라 하던 버릇이 몇권 넘어갔다고 바뀌겠는가?  궁금한 건 못참고 가지고 싶은건 갖아야만 하는 임금님의 눈에 홍란이 들어왔다.  이를 어쩌나?  임금과 기생출신 매분구라니 로맨스가 이어갈 수 있을까?  여린듯 당당하고 꺾일듯 꺾이지 않는, 지금까지 자신이 부르기만 하면 오는 그런 여인이 아닌 여인을 만났으니 애간장을 태울만도 하다. 

 

  경동패를 주겠으니 10가지 질문에 답해라.  이건 뭐...?  분명 유치하기 짝이 없는데, 폭 빠지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이 있다. 질문하는 이가 학이라서 그런가?  질문아닌 질문을 만들어버리는 홍란의 능력으로 네개의 질문은 사라져버리고,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질문들로 홍란과 학의 사랑이 이어졌다.  경동패를 가지고 중국에 가서 무현과 은호를 도와야한다는 홍란과 겨우 사랑에 눈뜬 임금은 임금이라 말도 못하고 어찌해야할까?  매분구 홍란과 임금 학의 이야기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엔 재미가 감할 수 밖에 없다.  은월각에 새 행수가 된 청향이 성의원을 바라보는 눈길이 애잔함으로 다가오고, 청향을 바라보는 학의 호의무사 일현의 눈길이 너무 뜨겁다.  임금의 짝으로 매분구를 두고 볼 수가 없는 일현은 홍란을 살피다가 청량에게 빠져들어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으니, 임금의 호의무사도 여색엔 약한가 보다.

 

  전 시리즈에서 만났던 나쁜놈의 대명사 변 역관은 여전히 홍란 주의를 멤돌고 있다.  조선에 없으면서도 조선의 밀무역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니 능력이 대단하다.  게다가 변 역관과 이어지고 있는 대비의 사술은 날로 발전한다.  홍란 아비의 돈을 지불하면서 은월각의 매분구로 홍란을 부르는 청향은 어떤 의도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덕분엔 은월각 기녀인 세오와 연후의 이야기가 소개되어진다.  열다섯 두 아이가 은월연에서 일패와 삼패로 나뉘어진단다.  모든 결정은 홍란에게 주어지고 열다섯 아이들은 사랑을 찾기도 하고 부귀를 찾기도 하니, 인생사가 다 비슷하지 않나 싶다. 아이들의 운명은 책을 통해 만나보시길... 이제 중국으로 향하는 홍란.  홍란의 곁을 지키는 학의 또 다른 호의무사 음구.  중국으로 가는 길 역시 순탄하지는 않지만, 맘씨 곱고 사랑스러운 홍란 곁에는 참 사람도 많다.  중국을 오가는 길이 지금과 같지 않으니 왕복 6개월.  우리 임금님은 어찌 홍란없이 조선땅을 지킬려는지... 이야기는 2권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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