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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정약용
강영수 지음 / 문이당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대법원에서 '청소년용 재판교재'라는 것을 출간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 재판교재에 세계적인 명판관으로 솔로몬, 포청천, 그리고 정약용을 꼽았단다. 대법원에서 말이다. 영화도 그렇고, 케이블TV에서도 그렇고 심심치 않게 명탐정이나 명판관으로써 활약을 해옥 정약용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정약용은 어떤 인물인가? 다산 정약용. 18세기 실학 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 부국강병을 주장한 인물. 끊임없이 귀양살이를 하고, 그 귀양살이가 살학의 밑거름이 된 인물. 갖은 정치적 탄압에서도 학문을 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재판관이란다.
정약용은 진주목사를 역임했던 정재원과 윤선도의 손녀인 해남윤씨 사이에서 4남 1녀 중 4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음사로 진주목사를 지냈으나, 고조 이후 삼대가 포의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정약용은 1789년 식년문과 갑과에 급제하여 희릉직장을 시작으로 벼슬길에 나갔다. 정약용은 이후 10년 동안 개혁군주인 정조의 특별한 총애 속에서 예문관 검열, 사간원 정언, 사헌부 지평, 홍문관 수찬, 경기 암행어사, 사간원 사간, 우부승지, 좌부승지, 곡산부사, 병조참지, 부호군, 형조참의 등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1789년에는 한강에 주교(배다리)를 준공하고, 1793년에는 수원성을 설계하는 등 실학을 직접 실천하기까지 했다. 이 책은 정약용이 사헌부 지평으로 있었을때를 이야기 하고 있다. 정약용의 호는 사암(俟菴)∙ 탁옹(籜翁)∙ 태수(苔叟)∙ 자하도인(紫霞道人)∙ 철마산인(鐵馬山人)등 굉장히 많다. 흔히알고 있는 다산말고 이 책에서 정조는 정약용을 사암이라 부른다.
정조가 등극하고, 끊임없는 반역의 음모 속에 정치적 안정을 이루지 못한 채 7년이 지나서야 그 흔적이 드러났고 결국 반역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이 기억은 정조의 머릿속에 끝까지 남아 언제까지고 정조를 괴롭힌다. 정조 14년, 정조는 꿈에 나타나는 그들의 흔적에 시달리다 정약용을 불러 재수사를 지시한다. 정약용은 아직 반역 잔당들이 남았음을 확신하고 그들의 뒤를 쫓는다.사건을 수사하며 조금씩 밝혀지는 사실의 중심에는 가지가 셋인 매화나무 그림이 있다. 정약용은 이것이 반역 잔당들의 증표임을 확인하고 일련의 공통점을 찾아 나선다. 결국 모든 사건은 정조를 따르는 주축을 제거하고, 반역 무리의 씨앗을 후궁으로 만들어 그 세력을 키울 계략이었다. 그러나 이를 예측한 정조를 따르는 세력과 정약용의 끈질긴 수사로 이들의 계획은 무산되고 만다.
의녀 서과와 함께 정약용이 펼치는 판결은 별순검을 방불케 한다. 아니, 별순검에 나오는 검시관, 박충옥을 보는것 같다. 해박한 지식으로 서과에게 준비를 시키고, 파시를 하기도 한다. 파시라는 말을 처음 알았다. 배를 가르는 것을 파시라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시체조차 파시가 국법으로 금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책속 정약용은 파시를 하기도 한다. 하나의 이야기는 따로 된듯하다가 다시 묶여져 버린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새로운 이야기인지,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인지 정신이 없다. 호흡을 조금만 놓치면 연결이 되지 않는다.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정조를 시해하기 위한 반역의 역당들이 나오는 처음 부분은 홍국영이 등장한다. 그러다 홍국영의 죽음이 잠시 들쳐지고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며서, 이책은 10년의 세월을 이야기 하고 있다. 얇은 책속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아서 한편 한편을 골라내기는 힘이들지만, 신랑이 뒤바뀐 이야기는 세번이나 나온다. 다시 읽어봐야지 헷갈린다. 그리고 비구니인줄 알았는데, 사내였다는 스님의 이야기는 그럴수가 있나 싶다. 그뿐 아니라, 그 스님의 아이들이 철철이 색동옷을 입었다니, 소름이 끼치는 이야기다.
진실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정약용의 이야기들은 굉장히 흥미롭다. 살인사건뿐 아니라, 주합루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알려주고 있는데, 정약용이 살인사건을 집대성한 <흠흠신서>를 집필할 수 있었던 것도 사헌부 지평으로서의 경험이 아닌가 싶다. 현대적 시선으로, 소설을 통해 정약용의 삶을 표현한 추리소설 <명탐정 정약용>은 정약용이 전문 수사관이 없던 조선시대에 지방 수령들이 검안이나 수사를 잘못하여 억울한 범인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3대 명판관, 정약용. 굉장히 멋지다. 시간을 내서 다시 한번 책을 읽어봐야겠다. 머릿속에서 너무 많이 꼬여버려서 풀기가 수월하지가 않으니 말이다.
사암을 부른 건 과인의 뜻을 받들어 4백 년이나 부와 권세를 누린 저들의 썩고 상한 곳을 도려내려는 것이오. 그러니 어찌 아품이 없겠는가. 사암을 지평에 봉했슨즉 사헌부에 비장된 계묘년 사건을 다시 펼주기 바라네 - P.82
하늘과 땅의 공사가 온전히 끝나면 주합루에 매단 종을 울리며 천지의 신께 고해야 자신이 맡은 바를 충실히 행한 것으로 평가 된다. - P.174
세상일은 보약처럼 부족한 듯 마시고 그렇게 살아야 하거늘 욕심이 끝없으니 화를 부르는 게야 - P.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