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가족 레시피 - 제1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6
손현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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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한방울 섞이지 않아도 가족이 되는 영화가 있었다. <가족의 탄생>.  혈연으로 맺어져 있었기 때문에 떨쳐버리려고 죽어라 노력하다 그게 가족임을 알게 하는 영화도 있었다. 제목도 단순하다 <가족>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내가, 유일하게 본 몇 편 안되는 영화 중 이 두편의 영화가 들어가 있다. 이렇게도 가족이 될 수 있고, 저렇게도 가족이 될 수 있구나를 보여줬는데, 그 속에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영화였다.

 

이번엔 불량가족이다. 대담하게도 레시피를 이야기한다. 불량가족을 이루는 레시피 말이다.  그리고 말한다.  이보다 더 불량스러울 수는 없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이게 말이되나? 책 표지를 보면서 이게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구? 의문이 생겼다. 일러스트도 완전 불량스럽다. 사채 업을 하는 사람같은 빨간 옷의 돈 가방을 끼고 있는 아저씨, 몸빼바지의 뚱뚱한 할매, 할매의 젊을적 모습같은 여자아이, 그리고 앉아있는 남자 아이. 이렇게 가족인가 보다. 보기에도 불량스럽긴 하다. 뭘 하는 걸까?  궁금해 지기 시작한다.

 

 


 

 

소원여고 1학년 5반 권여울.  보기드문 대가족의 일원이다. 할머니, 아빠, 오빠, 언니까지 말이다. 그 중에 엄마는 없다. 여울에 집에선 '엄마'라는 단어는 금기 단어다. 이유가 있다. 삼남매의 엄마는 모두 다르다.   도덕시간의 과제가 주어진다. 자서전을 쓰란다.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가족의 이야기를 쓰란다. 이런 집안 내력이 있는 여울의 자서전은 어떻게 나올까? 코스플레이를 하기위해선 장학금이 필요하고, 여울은 자서전을 쓸 수 있을까?  그 가족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팔순을 넘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따발총 같은 잔소리는 절대 늙지 않은 슈퍼 할매.채권추심 하청 일을 사업으로 하고 있는 쉰넷의 아빠. 집의 근심덩어리라고 불리는, 엄마가 다른 이복 남매들. 여울보다 네 살 위인 전문대에 다니고, 다발경화증이라는 고질병 때문에 늘 기저귀를 차고있는 오빠. 여울만 보면 신기하게도 거침없이 욕을 쏟아 내는 저주받은 입을 가진, 고3인 언니.  그리고 평생 주식만 하다 결국 뇌가 고장 나 버린 뇌경색 삼촌이 여울네 가족의 레시피다.  서로 으르렁거리며 할퀴고 물어뜯고 상처만 주는 이 불량 가족에게 마침내 분열이 찾아든다. 아빠의 무임금 노동 착취와 무관심에 못 견뎌 언니, 오빠, 삼촌이 잇달아 가출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빠는 불법을  저질러 경찰에 구속이 되고 만다. 결국 가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된 여울이는 그토록 떨쳐버리고 싶었던 가족이라는 둘레를 그리워하는 묘한 감정에 빠진다. 탈출구라고 여겼던 코스튬플레이의  첫사랑 세바스찬은 자신이 아닌, 친구 류은이를 좋아한단다. 슈렉으로 분해서 첫키스를 하고는 말이다. 

 

여울이는 슈렉의 입맞춤으로 피오나 공주에서 다시 여울로 돌아온건지도 모른다. 피오나 공주가 바비같은 공주가 아닌, 뚱뚱한 공주가 되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 자서전은 쓰지 못한다.  뿔뿔이 흩어지면 살수 있다고 생각한 가족이 흩어지면서, 가족의 대표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뭐 이런 가족이 있을까 싶은데, 시종 유쾌하다.  이게 말이돼 하면서도 가능한것 또한 현실이다.  이 보다 더한 예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입시 경쟁과 학교교육의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삶에서 주인공이 되기 위해 부단히 여울.  자신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찾기 위해 판타지 세계로 빠지고, 결국 '나'의 모습을 찾아 다시 삶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여울이의 모습이 안쓰러운면서도 대견하다.  아직 여울이의 삶은 ING중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여울이의 말처럼 불량가족이 진화하길 원한다. 어떻게 진화할지는 그들의 몫이다.  끝까지 살아남는 바퀴발레처럼 진화를 하든, 다른 무엇으로 진화를 하든 말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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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생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신경립 옮김 / 창해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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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지 생각만 하다가, 못 읽었던 책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다음 작품들은 거의 다 읽었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 스스로가 본격 학원 추리물이라 말하고 있는 작품을 읽지 못했다.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가, 반나절이면 읽겠다 싶어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답게 술술 넘어간다. 반나절도 안돼서 다 읽어 버리고, 다른 책 한 권도 읽어 버렸으니 말이다.

 

니시하라 소이치: 치밀하고 시니컬한 성격의 명문 슈분칸 고등학교의 야구부 주장. 자신에게 오롯한 사랑을 주었던 유키코가 사고로 죽자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덜기 위해 사건의 진상에 뛰어든다.

나라사키 가오루: 연예인 못지않은 깜찍한 외모로 인기 많은 야구부 매니저. 단짝 친구였던 유키코가 사고로 죽자 진실을 밝혀 달라며 수업 거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야구부의 미남 투수 가와이: 짝사랑하던 유키코를 위해 정보를 찾아 움직인다. - 출판사 소개글 중에서 펌

 

동급생이라는 말이 참 생소하다. 어머니 시대에나 쓸법한 단어가 나오니 말이다.  같은 학년이나 같은 학급에 다니는 아이를 일컷는 말이 동급생이다. 그 동급생들에게 무슨 일인가 생겼다.  주인공인 니시하라 소이치는 고등학교 3학년이다.  심장 기형으로 태어난 어린 여동생 하루미와 현실의 벽 앞에 철저하게 고개를 숙인 아버지는 그를 불안정한 감정의 소용돌이로 내몰고, 니시하라는 감정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야구를 택한다.  그런데. 5월의 어느 날, 니시하라는 사귀던 여학생이 교통사고로 죽는 갑작스런 일이 터지자 혼란스러운 슬픔에 빠진다. 그 와중에 유키코에 대한 소문, 임신을 해서 산부인과에 나오는 길에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교에 퍼진다.  연예인 못지않게 귀여웠던 유키코는 많은 선배와 동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지만, 교제 신청을 늘 거절했기에 아무도 그녀가 야구부 주장 니시하라와 사귀는 걸 몰랐다.  오직 그녀의 단짝 친구 가오루만이 그 비밀을 알고 있다. 유키코의 나쁜 소문을 들은 니시하라는 소문을 뒤쫓다가,  그녀가 단순한 교통사고로 죽은 게 아님을 알게 된다. 니시하라는 수업 중에 자신이 유키코의 애인이었다고 밝히고, 유키코가 죽을 때 옆에 있었던 여선생 미사키에게 사건을 진상을 말해 달라고 독촉한다. 하지만 명문으로 유명한 슈분칸 고등학교 교사들은, 학교의 이미지에 흠집이 날까봐 사건을 덮기에 급급하다.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니다, 다른 두가지 사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니시하라가 추궁하던 미사키 선생님이 3학년 3반에서 살해당하고,  니시하라가 전에 사기고, 유일하게 그의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히로코역시 살인 미수 사건을 당하게 된다. 


 

미스테리와 성장소설의 모든 요소를 동시에 갖춤으로 이 소설은,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찬사가 절로 나오게 만든다.  고등학생의 심리를 어쩜 이렇게 잘 표현해 냈는지, 세월이 흘러 미움받을 차례가 되었다는 작가의 말을 어색하게 만든다.  니시하라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이녀석 야구 그만하고, 형사를 하면 딱이겠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정도로 니시하라는 참 매력적인 아이다. 하지만, 유키코의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직 덜 성숙된 영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풋풋하다.  어느 드라마에서 나온 말처럼, 그 모습만으로 빛나는 아이들은 그 빛남을 모르고, 이제 빛날일이 없는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면서 빛남을 안다고 한다. 그래서 신은 공평하다고 말이다.  내 고등학교 시절도, 선생님들이 참 끔찍했었다고 느꼈는데, 어느 나라나 변함이 없는듯 하다.  모두 불쌍한 사람들. 죽은 사람도 살아있는 사람도. 그래도 청춘은 아름답다. 그 허세조차도 아름답다.  내일이 준비되어 있는 아이들이니 말이다. 

 

살인 사건의 용의자 취급을 받은 뒤에도 유키코의 애인인 척했던 것도, 히로코에게 보란듯이 과시하려는 의도를 품고 있었다.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처참한 꼴을 당하는 거야. - 그런 볼썽사나운 주장을 하고 있던 셈이다. 여자에게 차였다고 그 분풀이로 상대를 괴롭히는 짓과 다를 바 없이 비열한 짓이었다. 그런 나를 그녀는 구해주었다. - p. 390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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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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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그리웠다. 머리속에 그려져있는 너무나 매력적인 리스베트가 너무나 그리웠다. 그리고 드디어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반갑다. 리스베트... 아무생각을 할수가 없었다. 그녀를 만나고, 무엇인가 다른것을 해야겠다는 나의 의지는 산산히 부서지고 말았다. 간간히, 맨 뒷장으로 넘기고 싶은 욕망만이 사로 잡혔다... 뭐지.. 뭐지... 어떻게 되었을까? 설마... 설마... 무슨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겠지? 3부도 아직 안 읽었는데...

 

밀레니엄2는 밀레니엄1을 읽지 않고 읽어도 재미있는 책이다. 하지만, 읽었다면 더 재미있는 책이다. 밀레니엄은 미치도록 매력적인 리스베트 살란데르와 의리있고 물불가리지 않는 남자,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축을 이루지만,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밀레니엄이다. 모든 문제는 1부에서와 마찬가지로 밀레니엄이라는 잡지에 실리게 되는 르포르타주와 연관이 되어있다. 필연이든 아니든간에 말이다. 그리고 2부에서는 밀레니엄에 근무하는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 리스베트가 더욱더 화려하게 변했다... 언론에서 리스베트를 '성인판 삐삐'라고 한것에 걸맞게 이 삐삐같은 아가씨, 리스베트는 정말 겉보기에도 아가씨가 되어가고 있다. 봉긋한 가슴을 만들고 문신을 지우고 피어싱을 빼면서...

 

이번엔 책 곳곳에 페르마의 정리가 나온다. 이게 무슨말인지? 해가 나오고 근이 나오고 방정식이 나온다. 리스베트는 풀었다고 하는데, 풀었으면 이야기를 해줘야지, 혼자 알고 환희해 차있다. 천재를 둔재가 따라가려는 것이 잘못인가?  밀레니엄2는 곳곳에 반전을 숨겨놓고 있다. 살라라는 인물을 내세우면서, 왜 처음에 살라가 리스베트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아니, 리스베트의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라와 살란데르.. 이 이름의 관계는 다음에 이 책을 읽게 될 다른 독자들을 위해 접어둬야겠다. 혹, 내 글을 읽고 김빠져버린 사이다를 마셔버리면 안되니까 말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리스베트의 과거이야기로 시작이된다. 간간히 나오는 과거의 이야기는 궁금증을 자아만 낸다. 그리고 리스베트의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을 하는 리스베트의 모습이 많이 바뀌어져있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천재성은 유감없이 나타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윤리의식...

미카엘은 그녀가 공격본능이 있다고 말을 한다.  공격본능...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한 절대로 공격을 하지 않는 잔잔하다가 공격을 하는 공격본능... 1부에 부제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었다... 이번 2부는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다. 궁금했다. 초반부터 이 제목에 대한 언급을 하지만, 하편을 읽으면서 왜 이 제목이 붙혀졌는지 알게된다. 하지만, 이보다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증오한 여자>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제목을 썼다면 팔리는데는 문제가 있겠지만 말이다. 극도로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그리고 그 남자들을 증오한 여자, 리스베트..

 

2부는 1부보다 더 박진감이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게 조마조마하고, 확연히 구분되는 인물들로 인해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 너무나 머리속을 헤치고 다니는 그 문장...  xxxxxxxx, I am coming to get yooou...(xxxxx,내가 잡으로 갈 테니 기다려 / xxxx를 밝힐 수가 없다,  그러면 정말 김빠진 사이다를 마셔야 할 테니 말이다) 과 리스베트의 마지막 말, 빌어먹을 슈퍼 블롬크비스트....

 

또 몇일은 잠을 설 칠것 같다... 벌써부터 그녀가 그립다... 매력적인 그녀, 리스베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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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누나 웅진책마을 32
오카 슈조 지음, 카미야 신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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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양하고 함께 읽어보려고 새마을 문고에서 책 한권을 빌려왔다. 웅진 주니어의 <우리 누나>. 초판이 2002년도에 나온책인데, 읽어보질 않았다. 벌써 초판 39쇄 발행이라니 이책 어떤내용인지 궁금했다.   읽고서 다연이한테 주니, 대교에서 나왔던 <우리형>이 생각난단다.  우리형도 비슷한 내용이었지.  가족 중에 장애가 있으면 어떨까? 어떻게 아이를 돌봐야 하고 바라봐야 할까? 그런 이야기를 대놓고 이야기 하지는 않는다.  예전같았으면, 나 역시 안경을 쓰고 있으니 아침엔 택시를 타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속설이 있었었다. 아침 택시는 안경쓴 여자는 태우지 않는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 말이다. 

 

우리 누나, 잇자국, 멍, 목걸이, 귀뚜라미,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 이렇게 6가지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는 이책은 모두 장애아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신파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라도 보듯 누나를 보는 친구들이 싫은 쇼이치와 다운증우군을 앓고 있는 <우리 누나>, 히로. 히로는 참 작고 뚱뚱하고 못생겼다. 그래도 누나가 있어서 좋다. 누나는 참 착하다. 그 누나가 가족 모두를 레스토랑에 초대한다. 첫월급을 받았다고 말이다.  첫월급 3천엔을 3만엔으로 몰래 바꾼 아버지와 말도 못하면서 가족을 위해 첫 월급을 쓰는 누나의 모습이 참 행복하다.   <잇자국>은 작년인가 뉴스에 나왔던 이야기가 생각나는 내용이었다. 작년초였던가 어린 학생을 니킥을 해서 쓰러뜨리는 중고등학생들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떠돈적이 있다. 얼마나 아찔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2002년에 벌써 그런내용에 책이 나왔다. 어쩜, 그 아이들은 작년이 아닌 예전에 찍은 동영상이라 하니, 혹 이 책을 읽고 모방을 한게 아닌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너무나 억울해서, 앙 다물고 울어버리는 어린 소년의 이야기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집단 구타를 당하는 기미코와 장애아 히사에의 이야기인 <멍>은 조금은 힘든 이야기였다. 히사에의 엄마의 말처럼, 히사에의 몸에 멍이 사라지는 날,기미코에 멍도 사라지겠지.  여자처럼 가녀린 아키다의 이야기인 <목걸이>는 사람을 겉으로만 보면 안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동물을 사랑하고 여리고 약한 친구들을 도울수 있는 아키다가 다른 친구들보다 훨씬 강해보이니 말이다. 불꽃놀이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된 토모의 이야기 <귀뚜라미>는 장애아동을 보면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마지막 <워싱턴 포스트 행진곡> 얼마나 아팠을까? 언니의 결혼식의 가지 못하는 동생의 마음이. 동생을 두고가야 하는 언니도, 부모님도. 알고 있지만, 모르는채 해아먄 하는 그 현실이 말이다.

 

저자는 장애를 가진 이가 화자가 되기도 하고, 장애를 가진 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이가 화자가 되기도 하면서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과 고통을 같이 짊어져야 하는 가족, 이들 주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선악과 위선과 화해, 그리고 감동과 교감이 조금도 과장되지 않게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그려주고 있는 이 책은, 갑갑하기도 하지만, 한번쯤 읽어보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해보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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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정약용
강영수 지음 / 문이당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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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서 '청소년용 재판교재'라는 것을 출간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그 재판교재에 세계적인 명판관으로 솔로몬, 포청천, 그리고 정약용을 꼽았단다.  대법원에서 말이다.  영화도 그렇고, 케이블TV에서도 그렇고 심심치 않게 명탐정이나 명판관으로써 활약을 해옥 정약용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정약용은 어떤 인물인가?  다산 정약용. 18세기 실학 사상을 집대성한 한국 최대의 실학자. 부국강병을 주장한 인물. 끊임없이 귀양살이를 하고, 그 귀양살이가 살학의 밑거름이 된 인물.  갖은 정치적 탄압에서도 학문을 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가 재판관이란다.

 
정약용은 진주목사를 역임했던 정재원과 윤선도의 손녀인 해남윤씨 사이에서 4남 1녀 중 4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음사로 진주목사를 지냈으나, 고조 이후 삼대가 포의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정약용은 1789년 식년문과 갑과에 급제하여 희릉직장을 시작으로 벼슬길에 나갔다. 정약용은 이후 10년 동안 개혁군주인 정조의 특별한 총애 속에서 예문관 검열, 사간원 정언, 사헌부 지평, 홍문관 수찬, 경기 암행어사, 사간원 사간, 우부승지, 좌부승지, 곡산부사, 병조참지, 부호군, 형조참의 등을 두루 역임했다. 특히 1789년에는 한강에 주교(배다리)를 준공하고, 1793년에는 수원성을 설계하는 등 실학을 직접 실천하기까지 했다. 이 책은 정약용이 사헌부 지평으로 있었을때를 이야기 하고 있다.  정약용의 호는 사암(俟菴)∙ 탁옹(籜翁)∙ 태수(苔叟)∙ 자하도인(紫霞道人)∙ 철마산인(鐵馬山人)등 굉장히 많다. 흔히알고 있는 다산말고 이 책에서 정조는 정약용을 사암이라 부른다.
 
정조가 등극하고, 끊임없는 반역의 음모 속에 정치적 안정을 이루지 못한 채 7년이 지나서야 그 흔적이 드러났고 결국 반역은 실패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이 기억은 정조의 머릿속에 끝까지 남아 언제까지고 정조를 괴롭힌다. 정조 14년, 정조는 꿈에 나타나는 그들의 흔적에 시달리다 정약용을 불러 재수사를 지시한다. 정약용은 아직 반역 잔당들이 남았음을 확신하고 그들의 뒤를 쫓는다.사건을 수사하며 조금씩 밝혀지는 사실의 중심에는 가지가 셋인 매화나무 그림이 있다. 정약용은 이것이 반역 잔당들의 증표임을 확인하고 일련의 공통점을 찾아 나선다. 결국 모든 사건은 정조를 따르는 주축을 제거하고, 반역 무리의 씨앗을 후궁으로 만들어 그 세력을 키울 계략이었다. 그러나 이를 예측한 정조를 따르는 세력과 정약용의 끈질긴 수사로 이들의 계획은 무산되고 만다.
 
의녀 서과와 함께 정약용이 펼치는 판결은 별순검을 방불케 한다. 아니, 별순검에 나오는 검시관, 박충옥을 보는것 같다. 해박한 지식으로 서과에게 준비를 시키고, 파시를 하기도 한다. 파시라는 말을 처음 알았다. 배를 가르는 것을 파시라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시체조차 파시가 국법으로 금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책속 정약용은 파시를 하기도 한다.  하나의 이야기는 따로 된듯하다가 다시 묶여져 버린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새로운 이야기인지,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인지 정신이 없다. 호흡을 조금만 놓치면 연결이 되지 않는다.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다.  정조를 시해하기 위한 반역의 역당들이 나오는 처음 부분은 홍국영이 등장한다. 그러다 홍국영의 죽음이 잠시 들쳐지고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며서, 이책은 10년의 세월을 이야기 하고 있다.  얇은 책속에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아서 한편 한편을 골라내기는 힘이들지만,  신랑이 뒤바뀐 이야기는 세번이나 나온다. 다시 읽어봐야지 헷갈린다.  그리고 비구니인줄 알았는데, 사내였다는 스님의 이야기는 그럴수가 있나 싶다.  그뿐 아니라, 그 스님의 아이들이 철철이 색동옷을 입었다니, 소름이 끼치는 이야기다.
 
진실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정약용의 이야기들은 굉장히 흥미롭다.  살인사건뿐 아니라, 주합루처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알려주고 있는데, 정약용이 살인사건을 집대성한 <흠흠신서>를 집필할 수 있었던 것도 사헌부 지평으로서의 경험이 아닌가 싶다.  현대적 시선으로, 소설을 통해 정약용의 삶을 표현한 추리소설 <명탐정 정약용>은 정약용이  전문 수사관이 없던 조선시대에 지방 수령들이 검안이나 수사를 잘못하여 억울한 범인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얼마나 노력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3대 명판관, 정약용.  굉장히 멋지다. 시간을 내서 다시 한번 책을 읽어봐야겠다. 머릿속에서 너무 많이 꼬여버려서 풀기가 수월하지가 않으니 말이다.
 
사암을 부른 건 과인의 뜻을 받들어 4백 년이나 부와 권세를 누린 저들의 썩고 상한 곳을 도려내려는 것이오. 그러니 어찌 아품이 없겠는가. 사암을 지평에 봉했슨즉 사헌부에 비장된 계묘년 사건을 다시 펼주기 바라네   - P.82
 
하늘과 땅의 공사가 온전히 끝나면 주합루에 매단 종을 울리며 천지의 신께 고해야 자신이 맡은 바를 충실히 행한 것으로 평가 된다. - P.174
 
세상일은 보약처럼 부족한 듯 마시고 그렇게 살아야 하거늘 욕심이 끝없으니 화를 부르는 게야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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