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 알로 내 짝꿍 민들레 - 비룡소 창작동화 저학년 1 난 책읽기가 좋아
공지희 지음, 김중석 그림 / 비룡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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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 전에 읽으면서 참 재미있다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겉표지만 보고는 다른 책인줄 알았다.  아니, 아동도서 서평을 쓰지 않았더니 책들이 서로 섞여서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안났었다.  아동도서들은 이런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빌렸던 책 또 빌리고, 표지가 바뀌면 새 책이라고 읽고 결말을 보고는 이책을 읽었었나 하고 갸웃거리기 일수다.  민들레 이야기도 그런경우였다.  큰 아이가 저학년 무렵에 함께 읽은 책이었으니, 3-4년은 흘렀고, 다시 읽으니 기억은 망각의 강을 건너 버렸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난듯 반가웠다.  작은 아이 덕분에 이렇게 민들레를 다시 만났다. 

 


주인공 바람이는, '심술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친구를 골려 먹는 재미에 푹 빠진 아이다. 3학년에 올라간 첫 날, 민들레라는 짝궁을 맞이하게 되지만 짝궁에 대한 기대가 남달랐던 바람이는 이내 실망을 하고 만다.  민들레는 못생긴 헝겊 인형 '알로'를 품에 안고 이상한 소리를 중얼거리기도 하고, 바람이의 볼에 뽀뽀를 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그또래 아이들 답게 얼레리 꼴레리를 외치면서 바람이를 놀려된다.  바람이는 아이답게 자기 책에 낙서하고, 책상 밑에 들어가서 혼자 중얼거리는 민들레가 그저 싫을 뿐이다. 그래서 급식 그릇의 음식물이 민들레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도록 장난을 치기도 한다.

 

이제 바람이의 소원은 한 가지다. 어떻게 하면 짝꿍 민들레 대신 다른 친구와 짝꿍을 하느냐. 하지만 담임선생님도 짝꿍을 바꿔 주는 대신, 자꾸 민들레 편만 든다. 이제 바람이는 짝꿍을 바꾸기 위해서 별명 그대로 민들레에게 아주 심술 맞게 군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지, 바람이가 심술 맞게 굴어도 민들레는 끄덕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반 친구들은 늘 친구들에게 상냥한 민들레를 잘 보살펴 주기까지 한다.  민들레의 쫄병이 생기기 시작한것이다. 민들레를 화장실까지 데려다 주는 쫄병, 민들레의 머리를 예쁘게 빗겨 주는 쫄병, 교실에서 민들레의 주위를 치워 주는 쫄병, 자기만 알던 반 아이들이 어느새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게다가 민들레와 서로 짝꿍을 하겠다고 나서는 아이들도 있다. 바람이는 짝꿍이 바뀐다는 생각에 신나면서도 마음이 조금 이상하다.  초록색 칭찬 스티커가 벽을 넘는 쫄병들과 노란색 발썽스티커가 복도까지 넘어갈것같은 자신을 보면서 바람이는 민들레의 알로를 땅에도 파묻고는다.

 

민들레가 반 친구들을 쫄병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교장 선생님이 반 친구들을 구해 줘야 한다는 내용으로 편지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바람이가 편지를 쓰기 이전에 이미 학부모들 사이에 민들레가 아이들 수업에 방해 되니 특수학교로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교장 선생님에게까지 알려져 있었다. 결국 민들레는 특수학교로 전학가게 된다.  전학가기 전, 바람이는 민들레를 골려 주려고 학교 뒷마당에 숨겨 놓았던 알로 인형을 찾아서 민들레에게 돌려준다. 전학가는 날, 민들레는 바람이에게 알로를 선물로 주고, 자기도 모르게 민들레에게 정든 바람이는 민들레를 위해 마음속으로 활짝 웃는다.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그래서 싫은건 싫다고 표현을 한다.  하지만, 다름과 틀림은 알아야 한다. 나와 다르다고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요즘은 공교육 기관에서는 어디나 장애아 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때문에 아이들에게 아픈 친구가 낯설지는 않다.  책속 내용처럼 '특수교실'을 '바보교실'이라고 놀리는 일도 없다.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서 자라가는 것을 일찍부터 배운다.  바람이는 심술꾸러기 모습 그대로이지만, 이 모습이 정말 바람이만의 모습인가를 생각해본다. 수업에 방해된다고 서명 운동을 한 부모님들. 쫄병이 아닌 친구이기를 자처하는 아이들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민들레 이야기는 재미있다. 장애아를 다뤘지만, 밝은 민들레로 인해서 시종 웃음을 띄게 만든다. 민들레가 있는곳은 어디든 환해지고 밝아진다.  민들레의 순수한 마음처럼 말이다.  그리고 알게해준다.  아이들에게는 큰 친절이 아닌, 작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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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백
노나미 아사 지음, 이춘신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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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아빠와 함께 보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뭔지도 모르고 함께 보던 그 프로는 범인을 잡아내는 프로였는데, 지금 그 배우들은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으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기억이 깜빡이긴 하지만, <수사반장>이라는 프로의 인기는 상상이상이었던 기억이 난다.  바바리 코트를 날리면서 현장을 둘러보고, 취조실에 앉아있는 범인을 어떤때는 으르고, 어떤때는 달래는 그런 이야기 였던걸로 기억이 나는데, 꽤나 장수한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2011년,  일본판 <수사반장>을 읽었다.  현대의 과학수사나 범의학이 아닌, 아날로그적 향수가 다분한 <수사반장>을 말이다. 

1965년부터 1985년까지를 배경으로 '자백의 달인' 형사 도몬 코타로의 사건 기록을 담은 중편 4편을 만났다. 과학 수사가 미숙했던 시대, 다양한 수사에서 쌓은 경험과 자신만의 감에 의지하여 사건을 파헤치는 베테랑 형사의 활약이 펼쳐지는데, 도몬 코타로가 형사로 커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네편의 이야기는 다 다르다. 하지만 자백을 받아내는 과정은 도몬 코타로의 인간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프롤로그와 본문, 에피로그까지 80~90 페이지로 하나씩 끊어지는 네편의 중편 짧아서 편하게 읽힌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지는 않는다. 일본의 디즈니랜드가 개장한 쇼와 58년(1983년)의 이야기가 첫 편을 열어준다.  

낡은 부채 - 첫인상은 어딘지 막 굴러다녀 닳고 닳은 아줌마 같은 느낌이었다. 청결한 맛도 없거니와 가정적인 분위기도 전혀 없다. 전체적으로 뭔가에 찌들었다고나 할까, 마치 시부우치와 같은 느낌의 여자였다(P.48)  프롤로그는 범죄의 전초를 이야기한다. 시부우치, 부엌에서 사용하는 막쓰는 부채 같은 그녀가 20대의 젊은 남자를 부르고, 400만엔에 살인을 의뢰한다.  그 의뢰가 받아들 여졌을까? 장이 넘기자 마자 사건이 일어난걸 보니, 살인 의뢰가 이루어졌다. 그곳에 우리의 '도몬 코타로'가 나타났다. 그가 알아낸 바로는 사건의 범인은 피해자의 이혼한 아내.  왜 전남편을 죽였는지 알아내는 것이 도몬의 몫이다.  그리고 사건의 끝에 도몬에게는 가족이 있다.

 

돈부리 수사- 느닷없이 가족을 잃고 나면 가장 먼저 인간을 덮쳐 오는 건 슬픔보다 노여움에 가까운 감정이다. 수많은 사건 현장을 지켜봐 온 도몬은 그게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너무나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에 이성적으로 처리가 안되는 것이다(P.114) 쇼와28년(1983년)정월, 일본은 E.T가 강타한 해였다.  그리고 그곳에 73세의 말기 암환자인 택시기사의 변사체가 발견했다. 범인은 매일 메카를 향해 기도를 드리는 파키스타인. 그렇게 기도를 드리면 회개하는 사람이 범인이라니. 진실일까?  먹을것이 부족한 그 시절, 일본인이 아닌 배고픈 파키스타인에게 카레향은 유혹이다.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다.  이렇게 도몬은 '돈부리 수사'를 통해 범행을 알아낸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 쇼와40년(1965)으로 이야기는 거슬러올라간다.  도몬의 형사 초창기 시절. 아내가 큰아이를 낳고, 얼마후 둘째를 출산할 예정이란다.  그리고 그가 쫒는 좀도둑, 데루미와 하루오.   아이까지 있으면서 도둑질을 하는 그들을 도몬은 이해할수가 없다. 그리고 인간적으로 보이지 않는 미사와 주임과 이시다 계장. 그들을 통해 도몬은 형사가 되어간다.  초창기에 있을 수 있는 실수들을 통해 선임들의 행동들을 보면서 사람을 이해하는 형사가 되어간다.  그리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아메리카 연못 - 계장님께는 정말 신세 많이 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난처한 일이 생기면 말하라'고 했던 말이 저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P.318)  '아메리카 연못'이라고 불리는 곳에 전라의 변사체가 발견됐다. 목걸이 하나만을 걸고 루프로 묶여있는 변사체. 이유가 있는 것일까? 미국인들의 범죄인가?  하나하나 찾아보면 범인은 밝혀진다.  범인을 밝혀내는 도몬. 자백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평범한 소시민 형사, 도몬 코타로. 그의 수사는 지극히 향수를 일으킨다. 그의 신조. 1. 사건의 전체적인 상을 입체적으로 파악하라.  2. 현장의 분위기와 주변 정황 등을 눈으로 보고 확인하라.  3. 수입해 온 증거와 정보를 빠짐없이 상세히 기록하라.  4. 육감이란 없다. 이치와 노리를 따져가며 생각하라.  5. 자백을 강요하지 않는다. 묻고 들어주기를 반복한다. '자백의 달인' 도몬은 '묻고 들어주기의 달인'이다. 용의자의 마음을 녹이는 능력이 다분이다. 물론 처음부터 그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원초적인 배고픔을 표현했던 '다시 만날 그날까지'에서 만난 미시와 주임과 이시다 계장을 통해 도몬은 인간적인 형사가 되어가고, 그 역시 계장이 되어 인간적인 형사의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보여진다.  그안개 저편에 숨어 있는 용자자를 찾기위해 도몬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 하나, 수사의 기본을 지킨다.  그래서 도몬이 보여주는 형사는 냉철이나 몰인정한 세계가 아닌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세계이다.  노나미 아사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 본 적이 없어서 전작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평을보니 그의 전작들이 대개가 치밀하고 정교한 심리 묘사를 통해 긴장감을 높였다고 한다.  하지만, <자백>은 그런 심리묘사를 통한 긴장감은 없다. 추리소설임에도 마음이 따뜻하다. 그래서 읽는 내내 편했고, 수사반장의 반장을 닮은 도몬 코타로가 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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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빠고, 아빠가 나라면
리처드 해밀턴 지음, 김서정 옮김, 배빗 콜 그림 / 대교출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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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 있는 분홍 발래복을 입은 사람은 데이지의 아빠예요.  데이지는 아빠를 너무 좋아하지요. 어느 아이나 아빠를 좋아하지만 말이예요. 거울 밖에 데이지도 프릴이 달린 분홍 발래복을 입고 멋지게 두손을 허리에 딱 집고 있어요.  물론 아빠도 그렇게 하고 있지요.  데이지를 보면서 미소를 짖고 말이예요. 씨익 ^^




데이지를 토닥토닥 재우고 있는 아빠가 피곤한가 봐요. 하품을 하고 계시거든요. 아빠가 이야기해요. "내가 만일 너라면, 포근히 누워서 콜콜 잘 텐데."하고요.  그래서 데이지는 아빠가 데이지처럼 발래복을 입은 모습을 생각했어요.  예쁜 데이지의 모습이 아빠로 변하는 거예요. 나중에 머리도 짧아지고, 배도 나오고, 다리에 털도 숭숭나고 말이예요. 아빠니까요. 그리고 이야기 하지요. "아빠가 만일 나고 내가 만일 아빠라면, 나는 아빠한테 "곰 세 마리"를 읽어 줄거야."하고요.  데이지의 곰 세마리는 데이지를 따라서 아래층으로 내려가고요.  아빠는 아빠가 데이지라면 캥거루랑 자고, 아침이 되면 아빠가 된 데이지 침대로 폴짝 뛰어들거래요.   데이지는 아빠한테 분홍 발레복도 입혀주고, 날마다 아침엔 오트밀을 줄거래요.  하지만 데이지는 초콜릿 치즈만 먹을 거에요. 

 



데이지는 할일이 많아요.  분홍발레복을 입은 아빠를 어렸을때 탔던 유모차에 태워서 바람도 쐬러 나가야 하고요, 동물원에 가서 아기 코끼리, 치타, 악어랑 개미핥기도 보여워야 하거든요. 아빠도 손뼉을 짝짝치면서 좋아하세요. 풍선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비비도 볼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아빠가 아주아주 얌전하게, 시키는 대로, 착하게 굴기만 한다면 갈수 있는거죠.  동물원에서 오다가 공원에서 놀기도 할거예요. 하지만 너무 오래는 안돼요. 아빠는 너무 무거워서 업고 올 수가 없으니까요.  집으로 돌아오면 아빠 친구들이랑 엄마랑 동생이랑 나랑 간식도 먹고 의자뺏기 놀이,보따리 돌리기랑 곰 사냥도 하면서 놀거예요.  그리고 목욕도 시켜줘야죠. 세수도 해주고, 머리도 감겨주고 귀도 깨끗이 발가락도 구석구석. 앙빠는 오리랑 배도 뛰우고 거품놀이도 하고 싶데요.

 


그러고 나면 침대에 눕히고, 잘자라고 뽀뽀도 해줘야죠.  아빠는 한숨을 휴 쉬었어요.  "정말 굉장하다! 꼭 꿈 같을 거야... 회사도 안가고, 일도 안해도 되지? 그렇게 살면 참 좋겠네.!'   "내가 만일 아빠고, 아빠가 만일 나라면...." 그래도 그래도 데이지는 그냥 데이지 한다네요.  아빠가 이렇게 데이지를 꼭 안아주고 재워주니까요.

 

우리 아빠들은 힘들어요. 집에 돌아오자 마자, 넥타이도 풀지 못하고 아이를 토닥토닥 재워주지요. 이야기도 해줘야 하고요. 하지만 그게 싫은건 아니예요. 사랑하니까요. 그래도 아빠가 이야기 해요. 정말 굉장하다고, 꼭 꿈 같을 거라고요. 아빠도 가끔은 데이지처럼 아빠의 보살필이 필요하신가봐요.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사랑하는 딸이 아빠가 되서 돌봐준다잖아요.  이 책은 그림도 사랑스럽고 재미있어요.  행복한 아빠의 얼굴과 아빠를 돌보는걸 생각하고 있는 데이지의 모습도 재미있고요, 유모차를 타고 있는 아빠의 멍한 모습도 재미있어요. 한번쯤 아빠를 데이지의 생각속에서 처럼 업어드렸으면 좋겠어요. 아빠의 무거운 짐을 조금 덜어드리게요.  영국 태생의 리처드 해밀턴이 쓰고 배빗 콜이 그린 『내가 아빠고, 아빠가 나라면』.상상만으로도 사랑이 더욱 커지는 이야기. 오늘 아빠한테 한번 이야기 해볼까요?   아빠, 우리 역할을 바꿔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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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해질 거야 - 열세 살 황아리의 이야기 한무릎읽기
백은하 지음, 이경하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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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황아리. 난 아빠가 있는데도 보육원에 살아야 한다.  아빠는 고작 일 년에 몇 번 찾아올 뿐이다.  내 마음은 상처투성이다. 나는 물건까지 훔치게 되고 점점 삐딱한 아이가 되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나타났다.  마음 둘 곳도 없고 혼란스러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열세살 아리는 가족해체를 두번이나 경험한 아이예요. 아리가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부모에게 한번 버려져서 가족 해체를  당했고, 인천 바다 근처에 '화원가족의 집'에 살다가 원장 어머니의 죽음으로 또다시 갑작스럽게 소라와 함께 소망보육원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이예요.  그런 아리에게 아빠라는 사람이 찾아왔어요.  그리고는 아빠는 일 년에 몇 번 찾아와서는 선물을 주고 가요. 그때마다 아리가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도 모르면서 말이예요.   그러면서 아리는 물건을 훔쳐요.  꼭 훔치고자 하는것은 아니고 그냥 훔쳐요. 그런데 아리도 왜 물건을 훔치는지 모른데요. 그냥 훔친다는 거예요.  그래서 표지부터 아리는 벌을 받고 있어요. 이번엔 선생님 반지를  주머니에 넣었거든요. 전혀 그럴생각이 없었는데 왜 그럴까요?  

 
 

아리에게 엄마가 찾아왔어요. 아빠는 엄마가 죽었다고 했는데, 죽은 엄마가 찾아왔어요. 어떻게 해야좋을지 모르겠어요. 가슴은 콩닥콩닥뛰는데, 좋은건지 싫은건지도 모르겠어요.  소망보육원에 같이 있는 친구들은 엄마까지 찾아온 아리가 왜 여기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짜꾸만 뭐라고 그래요.  이런 아리를 정우가 좋아한다네요. 꼭 고릴라처럼 생겨서는 괜히 아리만 보면 웃어요. 아리가 벌로 화장실 청소를 할때도 웃고, 노래를 부를때도 웃더니, 엄마와 처음 만나서 간 레스토랑에 가족이랑 나타나서는 아는체를 해요.  아리가 엄마 닮아서 예쁘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기도 해요.

 

아리의 꿈은 '사람'이래요.  꿈이 없거든요. 그냥 보통으로 살고 싶어서 '사람'이라고 썼는데, 다들 이상하다네요. 정우의 꿈은 '사회 복지사'래요. 그래서 아리는 화가났어요. 정우가 아리를 동정해서 좋아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그렇지. 사회복지사가 꿈이라서 자기를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리는 화가나요. 그런 아리때문에 정우도 아파요.  "넌 언제까지 그 열등감에 갇혀서 살아갈 건데? 사람이 좋다고 하면 순수하게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p.93) 정우가 아리의 정곡을 이렇게 찌르네요. 열등감. 아리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말. 하지만 사실인 말이예요.

 

정우는 알록달록 색깔운동화 열쇠고리도 주고,  뮤지컬 <신데룰루를 찾아라>도 같이 보는 친구가 되어가고 있어요. 정말 남친이 되어가나봐요. 매일 매일 메일도 보내주면서 아리를 웃게 만들어요. 그런데 엄마가 아리보고 영국에 가자네요. 그곳에서 공부를 하자구요.  정우랑 원장님. 이모, 미진이, 소라, 담임샘 주려고 모래시계까지 샀는데 말이예요. 어떻게 말해야하죠?  정우한테 이야기도 못했어요.  그런데 이게 뭐예요. 엄마가 복지원에 다 이야기해 버리셨어요.  아리가 영국에 간다고요. 아닌데, 아직 결정을 못했는데 말이예요. 담임샘 지갑이 없어졌데요. 이번엔 정말 아리가 아닌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요. 정말 확 영국으로 가버릴까요?

 

가족해체라는 말이 이젠 너무 먼 이야기 같이 다가오지 않아요.  너무나 많은 경우들이 있으니까요. 아리의 아빠 엄마도 처음에는 많이 사랑을 했었다고 해요.  이혼을 하고 나니 남남이 되어버렸지만요. 그래서 아리는 다행이다고 생각하지요.  적어도 아리는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니까요.  아이들이 태어날때 엄마랑 아빠는 엄마뱃속에 있는 열달동안 참 많은 기도를 해요. 건강하게 태어날수 있게요. 조금씩 크면서 그런 느낌이 사라질때도 있지만요.  아리는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척, 당당하고 강한척 하면서 살아가요. 하지만 아이는 아이예요. 얼마나 아팠을까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때.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나타났을때. 정우와 헤어져야 할지도 모르게 되었을때. 아리는 도망치고 싶었을꺼예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아리는 도망치는 않으니까요.  제목이 <당당해질거야>잖아요. 아리는 이제 도망치치도 않고 떳떳하고 당당해 질꺼예요. 친구들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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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춤을 추자 - 우리춤 야호! 신나는 체험 시리즈 3
이야기꽃.김지원 지음, 이지원 그림, 김찬복 사진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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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춤을 추자

얼마나 신이 나면, 야호!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올까?  예쁜 책 한권이 입가에 미소를 머물게 만든다.  장삼속의 채를 잡아 손목을 모으고 숨을 끌어당긴 후 멈췄다. 채를 꺾어 내렸다가 온힘의 기를 모아 뿌릴 준비가 된후, 마음을 가다듬어, 저 장삼 끝자락 너머까지 염원을 담아내고 있고 춤, 승무. 춤을 추고 있는 춤꾼위에 강강술래하며 신명나게 빙글 빙글 돌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신명나다.


 

표지만으로도 신명난다.  우리춤은 신명난다는 표현이 딱 맞는 듯 하다. 물 흐르듯 춤이 이루어 지고, 익살과 해학이 넘쳐난다.  이지원씨의 그림도 한목 한다. 어쩜 이렇게 선 하나로 예쁘고 사랑스런운 춤꾼들이 나올 수 있을까?  우리춤은 자연을 닮았다고 했던가?  그말이 딱 맞다. 자연을 닮아서 그림이 곱다. 이 예쁜 자연의 색과 딱 드러맞는 편안함이 우리 춤에는 있다.

  

궁중춤, 의식춤, 민속춤, 신무용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해주고 있지만, 우리 춤에 대해서 노래하듯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노래하듯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연희를 베풀리라, 풍악을 울려라~! 둥-둥-둥 북을 울려라, 모여라!, 얼씨구씨구 절씨구씨구 춤판이다! 아름다움을 뽐내봐, 요리조리. 요렇게 곱게 이야기를 해주니, 책을 읽으면서 신명이 안날 수가 없다.  우리 가락이 흘러나오면 너나 할 것 없이 어깨를 덩실대며 팔을 좌우로 접었다 펴는 춤을 춘다. 신명이 많은 민족. 그 오랜 옛날 제천의식을 할 때부터 춤을 추는 민족. 엇박으로 리듬을 타면서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을치면서 열광하는 민족. 우리 민족의 귀한 춤, 고운 춤.

 

궁중춤은 민속춤과는 달리 형식과 절제를 강조한다. 나라의 경사가 있거나 잔치를 베푸는 연회 때의 춤으로 격식에 따라 춤이 진행된다. 이 우아한 춤은 의상도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흰색, 검은색으로 오방색이라고 하는 우리의 전통적인 색을 입는다.  장단은 20박, 16박, 12박, 10박, 6박, 4박이 1장단으로 되어있다.  책에서는 궁중춤중 [검기무/ 처용무/무고/봉래의/춘앵전/학무]를 보여주고 있는데, 다른 춤들보다 고심소 김천흥 선생님의 [춘앵전]이 눈을 사로 잡는다. 순조 28년 , 효명세자가 순원숙황후의 4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춤이라고 전해지는 춘앵전은 버드나무에서  노니는 꾀꼬리의 지저귀는 소리를 춤으로 옮긴것이라고 한다.  노란 앵삼을 입고, 붉은 띠를 감슴에 둘러, 소색 장식을 한 큰 화관을 머리에 쓰고, 오색 한삼을 손에 끼고, 화문석 위에서 춤을 추는 고 심천흥 선생님의 사진이 연세를 가늠하기 힘들게 만든다.

 

궁중츰을 넘어가면 의식춤이 나온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성현을 모신 문묘와 조선시대 역대 군왕의 위패를 모신 종묘 제사 때 추던 유교춤, 불교 재의식에서 비롯된 불교춤, 굿에서의 무당춤 등을 의식춤이라고 하는데, 토속신앙을 보면  그 속 풍류도를 통해서도 우리 민족이 얼마나 춤을 사랑하고, 일상이었는지를 알수 있게 해주고 있다. 풍류도는 유교와 불교, 도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되기 오래전인 신라의 문헌에 나타나 있다. 풍류를 즐기면서도 자연을 사랑하고 나라에 충성하며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우리 사랑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민족은 굿을 통해 우주와 인간, 자연을 하나로 아우르면 살아왔다. 의식춤에서는 [일무/나비춤/바라춤/법고춤/무속춤]등을 소개해주고 있다. 한번 따라해 볼까? 에서는 [바라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림만으로 어깨가 들썩거려진다.

 

시대에 따라 변화해오면서 변질되고 소멸되고, 또 다시 생겨나는 춤이 민속춤이다.  고대의 민중은 신과 자연, 인간의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해 종교의식을 바탕으로 무속적이며 농경적인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조금씩 외래의 영향을 받으면서 민속춤을 한층 체계적인 모습을 갖추고, 사회성을 반영하면서 더욱 풍자적이고 공동체적인 기능이 강한 민중의 참이 만들어졌다. [탈춤/살풀이춤/승무/태평무/한량무/강강술래]등이 있다. 승무와 태평무는 의식춤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민속춤이란다. 춤을 통해서 삶의 고통을 낳는 무명과 집착을 극복하고 해탈을 이루고자 하는, 불가의 가르침이 한국춤 전반에 걸쳐있는 사상이니 승무가 민속춤에 들어가는 것이 어찌다면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춤의 지류는 신무용이다.  최승희가 생각나는 신무용. 춤꾼들이 한국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면서 서양의 새로운 무용을 받아들이고, 전통춤을 각색해 무대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 신무용이다.  19세기 말부터 20새기 초에 새로운 문물이 쏟아지면서, 그 당시 모든 문학과 예술의 新이라는 접두사가 붙기 시작했다.  화려함이 극에 달하고, 군무형식의 춤이 많아졌는데,  [화관무/장구춤/부채춤]등이 이에 속한다. 신무용은 궁중춤을 무대로 옮기기도 하고, 민속춤을 좀더 화려하게 만들기도 한것이다.

 

아이가 발래를 한다고 한동안 졸랐을때, 현대무용과 발래공연을 자주 보러다녔었다. 예쁘고 화려하다. 하지만, 역시 우리 춤처럼 마당에서 춤사위가 흩어지고, 어꺠춤이 덩실 덩실 흥에 겹지가 않다.  그러니, 우리 민족, 우리 춤이 좋다.  버선코 살짝 살짝 보이면서, 둥근 한복 옷소매와, 감긴 치맛자락이 아름답다. 내가 춤을 추진 못할지라도, 보는 눈이 즐겁고, 흥에 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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