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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를 믿지 마라 - 일상을 뒤흔드는 건망증의 위험과 기억력의 비밀
캐서린 제이콥슨 라민 지음, 이영미 옮김 / 흐름출판 / 2008년 9월
평점 :
현대의 중년은 그간의 혹사로 심신에 손상을 입기 쉽다.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 등이 흔히 몸에 입는 손상이라면, 전반적인 지력의 쇠퇴, 즉 건망증, 주의력결핍, 불면증, 불안증은 정신에 입은 손상이라 하겠다.
20년 넘게 신문 기자 등으로 일한 저자에게도 이런 정신적 손상이 나타났고, 그를 치료하기 위한 탐사작업의 결과가 이 책이다. 자기공명장치(MRI) 진단, 두뇌에 좋다는 식품 섭취, 정신 훈련, 수면 학습, 집중력 치료제의 복용, 살사 댄스 등 저자가 거쳐간 진단법과 치료법의 자세한 내용과 결과가 소상히 소개되어 있다.
자신에게 닥친 재난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나의 책으로 엮은 저자의 기획력과 어려운 뇌과학 성과를 알기 쉽게 정리해서 보여준 공부가 돋보인다. 다만, 근래 많이 소개된 뇌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신경의학, 인지심리학 쪽의 교양서적들에 비하면, 이 책은 폭이 좀 좁고 깊이가 얕다는 느낌을 준다.
대신 책은 쉽게 읽힌다. 편히 앉아서도, 누워서도 읽고, 던져놓았다가 아무 때고 다시 읽어도 될 듯하다.
이 책이 나에게 새삼 환기해준 사실들 중 몇 가지만 정리해 보았다.
1. 중년에 이르면 끊임없는 잡생각이 아예 삶의 방식이 되었다는 진단. 책상에서 책을 보거나 문서를 작성하다가도 금방 그 흐름을 끊고 인터넷 검색을 해서 쓰잘데기없는 정보를 찾아본다. 그래서 아예 잡생각, 뒤죽박죽이 뇌에 새겨진 듯하다.
2. 하루 8시간씩은 자야 한다는 것. 잠을 제대로 자지 않는 것이 뇌에게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위라는 것. 수면을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정보가 정리되어 저장되는데,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중요한 정보든 아니든 죄다 쓸려내려가 버린다고 한다.
3. 등반을 멈추면 추락한다는 것. 나이 들면 새로운 것을 싫어하게 되지만, 익숙한 것만 찾지 말고 새로운 것을 찾아야 뇌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계속하는 것을 포함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