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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김진명의 장편 소설 <예언>, 이 책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예언에 대한 기대 또한 놓을 수 없었다. <예언>은 몇 십년 전 대한항공 추격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책에서 떠오르는 몇 가지를 키워드로 꼽아본다면 '힘의 대결'과 '복수', 그리고 종래의 '화해'이다. 읽는 내낸 <예언>이라는 책 제목과 여러 상황을 맞춰가며 예언에 대한 이야기를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서야 이 예언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되었고, 이들 키워드 모두는 '예언'을 바탕에 두고 있다.
낯선 이름과 상황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과 동시에 과거로부터 현재로의 진입을 시도한다. 하지만 시간의 이동에 따른 위화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몇 년 후"라는 자막과 함께 나오는 뻔히 알고 있는 미래가 아니다. 작가가 설정한 '예언'이 곧잘 등장하지만 이내 독자는 그 부분을 잊고 등장인물과 한 마음이 되어 그 인물이 가고자 하는 목표로 내달린다. 마치 앞만 보고 달리는 것처럼 말이다. 중간중간 이쯤되면 등장인물의 방향이 틀어지고 누구나 아는 결론으로 치닿게 되는 '예언'이 아닌 '예상'을 하게 되지만, 이 또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는 알 수도 있는 흔한 결론을 작가의 장치에 의해 새로운 결론이 되었단 생각도 들었다.
과거의 사건과 연계되어 구소련, 러시아, 한국, 미국, 일본 등 여러 국가가 등장하여 그들의 진짜 모습을 내보인다. 아마도 <예언>은 이전의 사건과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을 갖게 만들어 준다. 물론 이전의 사건을 알던 사람이 본다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겠지만 말이다. 결국 주인공이 뜻하던 '복수'를 이루어냈는지 아닌지는 끝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다. 그리고 종래의 '화해' 그 의미까지도 말이다. 진정한 '복수'이자 진정한 '화해'가 되었는지는 독자에 따라, 즉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었던 것은 결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 더 나아가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는 또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가져다 준다.
<예언>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는 한 곳을 향한다. 그리고 그 한 곳은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그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누군가의 몫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복수에 대한 의미, 이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마음에 남는 구절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다. <예언>의 시작이자 마무리를 짓는 '복수'에 대한 의미, 이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사람들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