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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의 편집 - 결정적인 순간에 이기는 대화법
김범준 지음 / 홍익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말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말을 "잘"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사람들마다 각자 개개인의 성향이 담겨 있는 말을 하기 마련인데,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수 없다보니 내가 하고 있는 말이 "잘"하고 있는 말인지, "잘못"하고 있는 말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말투에 대해서 구분가는 순간들이 간혹 생기는데 그 순간이 바로 인간 관계의 갈등의 순간이다. 말을 한다는 것이 혼잣말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향한 대화이기 때문에 "잘" 말하는 것과 "잘못" 말하는 것에 구분은 바로 타인과의 대화에서 생기는 것이다. 말 한 마디 잘못해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대수롭지 않게 툭 던져놓은 말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의미, 위안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 떄문이다.
말하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어느 순간부터 나이에 맞는 말이 하고 싶어졌기 떄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조금 단정하고 정제된 말투를 쓰는 것이 남들 보기에도 좋고, 내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도 올라간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게 나 스스로 말수를 줄인다고 해서 원래 성향이 콱 틀어박힌 말투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말투를 조금씩 수정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 <말투의 편집>이라는 책을 들게 되었다.

이 책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저자는 스마트폰 화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데, 어? 나랑 조금 비슷한데라는 생각도 잠시, 완전 다른 의도를 가진 스마트폰 배경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은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어플리케이션 위주로 배열을 해 놓았을 텐데, 저자는 그와는 정 반대였다.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조차 하나의 폴더에 몰아놓고 자주 보지 않게 만드는 일종의 장치를 해둔 것이다. 여기서 부터 출발이다, 말투를 편집한다는 것 말이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쨰는 선택과 집중으로 일상을 바꾸는 것이다. 앞서 말한 스마트폰 정리법처럼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의 모습과 같은 말투를 단정하게 정리하는 것이다. 말투의 편집이라고 해서 어떤 말을 하시오라는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말을 "잘"하기 위한 주변 정리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두번쨰는 타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말투 디자인이다. 여기서부터 대화 사례가 나오는데,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사례들이다. 그런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이냐의 질문에 순간 멈칫한 적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올바른(?) 답안을 선택하고는 했다. 간결하고 대화를 하고 있는 상대방이 원하는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2장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세번째는 적절한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이 장의 주제들이 마음에 들었는데, 불필요한 관계에 대한 정리도 말투를 정리하는 데 한 몫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이에 격하게 공감한다. 4장은 슬기로운 말투 디자인, 5장은 타인을 배려하는 말투 디자인이다. 결국은 말은 누군가와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는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말을 "잘"하고 싶지만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거나 방법이 좀 간결했으면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부분에서는 조금 많이 공감되었다. 면접관은 완벽한 인재를 찾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언변을 구사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 역효과가 나는 것이다. 이런 것들에 대한 공부도 요즘 세상에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투에 대해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읽고 말투를 고쳐나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