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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스케치 총론 (양장) - 부장검사를 역임한 변호사의 형사법 입문서
이임성 지음 / 미래와사람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법학 전공자가 아니면 형법에 대해 접할 일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형법에 대해 공부하게 된 계기는 예전에 시험 공부를 하면서 잠깐이었다. 법에 대해 깊게 공부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겁고 힘든 일인지 절실히 깨달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형법을 조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일단 법조문 자체가 굉장히 한자가 많고,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속출한다. 그러다보니 법 자체가 접근이 쉽지 않게 된다.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되는 건 개인적 성향의 다름일 수 있지만 형법의 판례들이 이해하기가 그나마, 아주 조금 수월한 편이다.
<형법 스케치>를 읽었을 때 들었던 첫 느낌은,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신세계를 얻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막상 두터운 형법 책을 달달 외우려고 들면 모르는 용어도 굉장히 많지만 시간 상 그 용어들을 하나하나 다 설명하거나 이해하고 넘어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대략적으로 그런 내용이겠구나 싶어 지나가는 부분들이 꽤나 많은데 이 책은 그런 용어들을 아주 쉽게, 한자어 없이 잘 설명해 두었다. 보통 총론과 각론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총론은 이론, 배경적 설명이 있어 굉장히 난해한 부분이다. 하지만 간결하고도 필요한 형법에 대한 정보만을 제시하고 있어 총론/각론 구분 없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각론에 들어가면서 판례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각 범죄에 대한 판례들이 실상은 굉장히 어렵게 쓰여진 것들도 많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간추려서 제시하고 있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초반에는 기본적인 형법의 의의에 대해 살펴보고, 범죄가 구성되는 요소인 구성요건론, 위법성, 책임론 등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보통 매체를 통해 범죄의 구성요건에 대해 종종 듣게 되는 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왜 범죄가 성립되고 조건이 부족할 때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범죄의 종류에 대해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었고, 공범론 같은 경우는 헷갈리는 부분이 꽤 많은데 잘 설명되어 있어서 예전에 공부했을 때보다 더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무조건 형법을 처음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기본서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초를 다잡기에 너무 좋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전문적인 부분에 들어가기 전에 기초를 탄탄히 잡고, 용어에 대한 부분도 이해를 하고 간다면 두꺼운 형법 책에 대한 이해도 수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법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떤 범죄와 형벌이 있는지 궁금한 사람에게, 미디어에서 등장하는 범죄의 성립 요건을 조금 잘 이해해 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딱 적합한 기본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