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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문자 - 설형 문자에서 이모티콘까지 ㅣ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1
비탈리 콘스탄티노프 지음, 이미화 옮김 / 지양사 / 2020년 11월
평점 :
유니 코드라는 말은 들어보기도 했고 자주 보기도 했는데, 막상 이 책을 통한 유니 코드에 대한 것을 읽어보니 새삼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뜬금없이 유니코드 이야기를 해서 무엇인가 싶을테지만 유니코드는 쉽게 말해 국제적인 문자 코드 규약이다. 우리가 컴퓨터로 한글이나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간단하게 (물론 어떤 문자는 입력이 결코 간단하지는 않다) 입력할 수 있는 것은, 이 유니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문자에 따라 해당되는 서체가 있어 따로 설치해야 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들어보지 못한 문자까지 입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유니코드이다. 유니코드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한다. 문자가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 거북이 등에 글을 쓰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기도 하고, (거북이 눈이 뱅뱅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특히나 더욱 기억이 남는다) 물건을 거래하게 되면서 그 수량에 대한 기록을 돌에 하는 것 또한 기억에 남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문자가 생기면서 각 나라의 최초의 문자들이 소개 된다. 설형문자, 이집트 문자, 라틴문자, 인도의 문자 등 다양한 나라들의 문자가 등장하는데, 이중에서 인도의 문자가 이렇게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래픽 노블로 구성되어 있어서 글보다는 그림이 많아 난해한 이 문자들을 그림처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문자의 창조자들에서 가장 반가운 부분이 나오는데 바로 한글이다. 세종대왕을 그림으로 표현한 부분은 좀 우리가 그동안 보았던 느낌은 아니었지만,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저렇게 보이나 싶기도 했다) 한글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과학적인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특히 강조한 내용이었다. 문자의 창조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아마도 한자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자는 우리도 사용하지만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국가로 전파되었다. 그로 인해 한자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하는 문자들이 생겨났다고 한다.
문자의 창조자들에서 가장 재밌었던 대목은 아무래도 인공 문자, 중간계 문자, 스타트렉이 아닌가 싶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이게 진짜 문자였어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텐데, 영화에서 나온 외계인들이 사용한 언어, 그것은 만들어지긴 했지만 실제 언어처럼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문자를 만드는 사람들의 고민, 그리고 그 안에서의 약간의 유머러스함들이 섞여 문자의 창조자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문자의 창조자들 중에 어떤 문자였는지 모르지만 문자를 만들라고 하고나서 왕이 종이를 거꾸로 들어 그대로 그 문자가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청소년 분야로 분류된 책이지만 어른들이 보기에도 내용이 꽤 괜찮게 구성되어 있었다. 마지막에는 문자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도표가 한 장으로 제시되어 있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 문자, 저 문자 보던 것이 한 번에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전문적인 지식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또는 소멸하거나 변화된 문자를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서 가볍게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