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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흑역사 - 세계 최고 지성인도 피해 갈 수 없는 삽질의 기록들 ㅣ 테마로 읽는 역사 6
양젠예 지음, 강초아 옮김, 이정모 감수 / 현대지성 / 2021년 9월
평점 :
과학자의 흑역사라고 해서 왠지 모르게 그들의 완벽한 모습 뒤,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단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재미나 흥미보다는 그들의 연구가 일반 사람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고통이 뒤따랐다는 것, 그 발견에 대한 처음이 자신이 될 수 없거나 자신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조금 안쓰럽기도 하고, 그럴 수밖에 없던 그 시대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 책은 각 과학 분야를 나누어 학자들을 살펴보고 있다. 때로는 천문학자, 떄로는 수학자, 떄로는 화학자 등 여러 과학자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들의 이론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그들의 발견이 어떤 상황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낯선 이름의 학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우리가 과학책이나 수학책에서 들어본 사람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일단 가우스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가우스라고 하면 우리는 대단한 수학자로 여기고 있다. 그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났다는 것을 탓해야 하나, 아니면 그의 성향이 원래 그랬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살짝 들지만 자신의 과업이 아닌 타인의 과업을 자신의 영광으로 돌리는 흑역사를 생성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은 한 번이 아니었는데, 그 당시의 상황 상 가우스가 워낙 대단한 수학자였기 때문에 그를 능가하는 수학의 발견은 있을 수가 없었고, 그로 인해 그가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영광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가우스의 모습과 함께 이야기 되는 것이 괴테이다. 괴테는 천재임에 틀림없었으나 그는 소심하고 자신의 분수를 아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 표현은 그가 행동했던 것에 비해서 좋게 표현된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 과학의 발견에 있어서 결코 철학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 신의 존재를 부정해서도 안 되고 이에 대한 반대의 말을 잘 표현해 내는 것 등에 대한 감탄이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그리고 진화론에 숨겨진 비밀, 진화론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발전하지 못한 과학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의 업적을 들여다보면 어떻게 이렇게까지 동물의 구조를 연구할 수 있을까, 저자 표현 그대로 인내를 통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변화를 인정하지 않았고 그의 연구는 거기서 멈추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여러 명의 학자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론이 등장해서 난감하기도 하지만 차분히 읽다보면 그 이론의 중요성보다 이 학자들도 사람이었구나, 그들도 때로는 실수를 하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구나 등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에서는 대단한 업적을 남긴 그들이지만,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만한 발전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 당시에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만의 흑역사가 생성되었던 그 시기로 함꼐 돌아가보는 시간이 되었다.
수학, 과학, 화학, 생물학 등 관련 연구나 학자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