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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위험한 과학책 ㅣ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평점 :
순수한 아이가 아닌데 이런 호기심 어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감탄을 자아내는 질문들이 줄을 잇는다. 이 질문들에 대답 또한 매우 정성스럽기 짝이 없다. 질문에 대한 답을 설명하기 위해 웹툰을 곳곳에 배치해 두었는데, 이 웹툰 역시 이 책의 재미를 배가하는 데 하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질문을 생각할 수 있지라는 생각과 이게 또 대답을 할 수 있는 문제야라는 생각이 공존하는,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다. 과학 싫어하는 사람은 이 책을 통해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한꺼번에 얻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물리학이라는 분야가 매우 어렵고 다가가기 쉽지 않은 것이라면 이 책은 그 분야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게 만든다.
상상이나 해 보았는가. 어떤 아이가 태양계를 수프로 가득 채운다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진다. 아이라는 설정이어서 더 귀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처음에는 농담처럼 시작한다. 일단 태양계에 있는 모든 것들이 태양계를 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의 답은 진심이 느껴진다. 태양계를 수프로 가득채우면 지구에서는 어떤 하늘을 보게 될지,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인간이 받을 중력은 어떤 느낌인지 등 다양한 관점에서 태양계를 가득 채운 수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이게 이렇게까지 진지할 일이야라는 생각과 이게 또 과학적으로 답이 되고 있네라는 생각이 공존하는데, 눈을 뗄 수 없게 재미있다. 그 다음 질문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티라노사우르스와 공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바로 맥도날드만 있으면 된다. 우리가 영화에서 접하는 이 무시무시한 공룡은 사람을 잡아먹고 공격하지만 그에게 필요한 기초 대사량, 열량은 맥도날드 햄버거 80개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저자는 만약 이 티라노사우르스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면 햄버거 80개가 남아있다는 긍정적인 농담을 하기도 한다. 취한 사람의 피를 마시면 취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등장하는데, 이건 또 무슨 질문인가 싶겠지만 이 결론은 아주 타당하다. 귀여운 다람쥐를 토하는 모습 대신 그려넣었는데, 취한 사람의 피를 마신다면 아마도 토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 전에 남의 피를 마셔서 생기는 문제가 더 클 것이라는 것과 함께 말이다.
너무 재미있는 책이라서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이 정도면 과학에 대해 좋은 마음을 갖고 다시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까지도 생긴다. 이 책은 이 외에도 시리즈가 있는데 이거 하나로는 안 되겠다 싶은 사람은 시리즈를 좀 더 찾아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