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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세계가 우주라면 - 세상을 꿰뚫는 아포리즘 50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5월
평점 :
처음에는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이해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내용은 읽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지만 1장부터 10장까지 각각의 소재(?)를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지에 대해 아주 잠깐의 고민이 필요했던 것이다. 저자는 총 10개의 장으로 구성하여 우리에게 여러 가지 화두를 던진다. 아주 우리와 밀접한 것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과거의 사람들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들, 그리고 저자의 생각을 담아 절묘하게 아주 잘 구성되어 있다. 읽으면서 이해가 되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쉬울지 모르겠다. 애초부터 어떤 내용일지 아는 책은 재미없으니, 이런 찾아가는 지식은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소재들 속에서 저자가 넘치게 담은 읽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척이나 현실적이면서 이성적, 때로는 감성적이기도 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노인에게 '고문기계'가 된 키오스크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 기술적 변화, 단순화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과 달리 꽤 오랜 시간 키오스크와 관련된 교육을 받고나야 키오스크 사용법을 익히게 된다고 한다. 누군가는 더욱 편한 삶을 위해서 키오스크를 만들었지만 이런 기술이 낯설기만 한 노인들에게는 고문기계라고 불린다고 한다. 이 키오스크 기계가 다 같은 종류가 아니니 누군들 헷갈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쩌면 사람이 필요한 곳이 꼭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회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어 우리가 느끼지 못한 사회문제를 다시금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인지 읽고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과거의 사람들이 한 말이 그른 게 하나 없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들과 우리는 비슷한 시간을 살고 있어 그런 생각이 들었나 싶기도 한다.
많은 소재와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한 번에 후루룩 읽기는 쉽지 않다. 어렵지 않은 내용이지만 곱씹으며 나의 생각은 어떤지 생각도 해봐가며 꼭꼭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가는 것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무지의 세계가 이리도 끝없는 우주처럼 느껴질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채워지지 않을 무지의 세계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는 채워볼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