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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힐링캠프
권남연 지음 / 꿈꾸는발자국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알프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은 것 같다. 스위스나 독일, 그리고 이태리와 국경을 접한다는 이야기 정도는 기본 상식일 것 같다. 과거 목숨을 담보로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목숨을 담보로 타국에서 용병으로 살아가야 했던 슬픈 가장의 숙명을 지녔던 스위스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왠지 모르게 한국 남자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가 전부였던 것 같다. 평범한 일상에 살다 보니 국내여행도 힘들게 되고 만 지금의 내 모습을 생각하면 알프스는 마냥 먼 곳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래서 책 ‘알프스 힐링캠프’는 묘한 기분이 드는 책이다. 뭔지 모를 야속한 내 인생에 대한 고민을 들쑤신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부럽기도 한 여행기록으로도 생각된다. 어쨌거나 지금의 나로선 그냥 계획만으로도 벅찬 그런 여행인 알프스를 즐겁게 갔다 온 어느 부부의 이야기는 마냥 시샘하기만 할 것도 같다.
참 아름다웠다. 명성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을 절로 들게 하는 아름다운 광경을 담은 사진들은 지금의 나를 박차고 당장 비행기 예약을 하고 싶게 만든다. 현실이야 어떻든 무엇을 하도록 자극하는 이 책의 모든 것은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다. 아줌마들의 로맨스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어쩌면 이 책 속의 여행의 모습들은 로맨스를 꿈꾸게 만든다.
이 책은 호연지기를 품으면서 산을 오르는 이의 여행기는 아니다. 신랑과 신부의 여행기이면서 그냥 친한 이성친구와의 즐거운 여행을 보는 것 같아 즐거움이 쏠쏠하다. 함께 다니면서 느끼거나 경험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깜찍하면서도 소소한 즐거움이 많이 들어 있는 책이다.
사실 유럽과 그리 친하지 않다 보니 여기에 나온 지명이나 단어들은 나에겐 쌩뚱맞다. 그냥 알프스나 국명이 나오면 반가울 정도 수준이다 보니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 나에게 알프스를 언젠가 꼭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책이다. 그래서 이 책에 나온 수많은 지명들을 열심히 외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작가가 갔었던 길을 똑같이 따라 가면서 작가의 마음을 한 번 따라가려고 할 것이다. 사실 같은 마음을 느끼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좀 더 업그래이드된 그런 마음들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름다운 곳을 찾아 헤맨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그런 거 할 시간에 좀 더 현실적이 도움을 추구하는 것이 세상 사는 지혜일 것이다. 하지만 힐링은 아쉽게도 현실적인 것에서 찾을 수는 없다. 뭔가 색다른 활력에서 찾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알프스는 좋은 기회를 주는 곳일 것 같다. 언젠가 꼭 가겠다. 그리고 그게 나에겐 힐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