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섬 나오시마 - 아트 프로젝트 예술의 재탄생
후쿠타케 소이치로.안도 다다오 외 지음, 박누리 옮김, 정준모 감수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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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복받은 세상을 인간은 참 쉽게 망가뜨렸다. 인간의 손이 미치는 곳마다 아우성이고, 또한 피폐해진다. 인간의 자성은 요구되는데 정작 인간은 그런 자성을 할 생각이 없다. 피폐된 곳에서도 어떻게든 이기적인 욕구를 채우려는 것이 인간이다. 인류에 재앙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자업자득이리라. 이런 인간의 움직임에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도전이 있다. 예술을 통해서 말이다.
  세토내해라는 매우 아름다운 지역에서의 이 조용한 도전은 매우 인상 깊은 도전이다. 피폐해져서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해진 나오시마 섬은 사실 일본의 현재를 축소한 곳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미래이기도 하다. 경제위기 속에 세대 간의 갈등의 점차 첨예해지며 일자리를 서로 차지하려는 위험한 관계로만 치닫고 있는 한국에 있어서 나오시마를 탈바꿈하는 새로운 계획은 매우 중요한 실험이다.
  아름답지만 이미 망가진 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실험을 예술이 담당한다. 그런데 그 과정이 이채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자연과 호흡할 뿐만 아니라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지역주민들까지 함께 하는 예술작업이 이 조그만 섬에서 진행된다. 또한 예술을 위해 사용되는 자재들을 가능하면 섬 자체에서 나온 것으로 하려는 노력은 인상 깊다.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갖고 오는 것을 통해 이질감을 느끼게 하고, 그것을 신선하다고 믿는 모든 이들에게 나오시마에서의 도전은 매우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것이다.
  한 사람의 개인의 생각이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후쿠타게 소이치로’라는 사람의 도전정신과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알아봐주지 않는다면 사실 그 노력은 노력으로 끝났을지 모른다. 그의 생각에 동참한 무수히 많은 예술가들과 건축가들의 노력으로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인구의 고령화라 나락에 떨어지고 있는 지역을 재생시키겠다는 후쿠타게 소이치로의 의지가 실현되고 있다.
  외딴 섬일 뿐만 아니라 인구도 계속 줄어드는 섬을 재생시킨다는 것은 무척 고단한 일이었을 것이다. 또한 그 섬 주위의 섬들 조차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세이렌쇼의 다 쓰러져가는 제련소는 그런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물일 것이다. 이런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고자 시도한 후쿠타게 소이치로의 모험은 유별나다. 특히 현대예술가들의 참여를 통해 어렵기만 한 현대예술이 실생활과 함께 하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일본의 대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이곳으로 사람들의 주목을 이끈 그의 도전정신은 앞으로 예술가를 포함해서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 뭘 해야 할지에 대한 지침서를 마련해준다. 무엇보다 그의 성공이 감사할 따름이다.
  한국에도 이런 섬을 볼 수 있을까? 꿈꿔 본다. 그리고 그런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 그 때 경제에만 이끌리는 예술이 더 이상은 아니게 될 것이고, 우리의 삶도 경제에 예속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될 것이리라. 나오시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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