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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이렇게 멋진 날들 - 베네시아의 자연 속에서 보낸 사계절 이야기 ㅣ 라이프스타일 아이콘 Lifestyle Icon 2
베네시아 스탠리 스미스 지음, 카지야마 타다시 사진, 이은정 옮김 / 인디고(글담) / 2013년 12월
평점 :
이런 삶이 있을까?
참 착한 삶을 사는 것 같다. 먼 영국에서 온 어느 영국 여인의 일본 생활은 별다른 것 없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냥 동양의 신비에 반했다 정도? 그러나 그건 잘못됐다. 그녀는 자신의 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 오하라에서…
책 행간에 읽힌 한 영국여인의 과거의 삶은 좀 지쳐 보였다.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 그녀의 성숙하는 시간은 어쩌면 방황이란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혼에 따른 어머니의 새 남편을 그녀는 씨로 표현했다. 아마도 영국 방식의 인간관계겠지만 또한 그녀가 대한 세상에 대한 인간관계였으리라.
고달프다면 고달팠을 그런 생활에 자신의 이혼 경력 역시 덧붙여졌다. 그런 과정은 도시 속의 삶이 더해져 그냥 그렇게 산 도시인이었을 것 같다. 그런 인생에 변화, 참 반갑고 착하다. 그녀는 자연으로 갔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간의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런 생활을 들여다보게 해준 그녀, 베네시아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허브로 상징되는 다양한 자연의 삶 속에서 그녀는 치료되고 있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어딘지 모를 병을 치유하는 느낌이다.
사람은 도시에서의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인류가 진화 중이라면 분명 도시의 삶에 적응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을 거란 생각은 든다. 그러나 그 과정, 참 녹녹하지 않고, 그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그래서일까? 베네시아의 자연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 한없이 부럽다.
겨울을 위해 집안에 장작을 때는 난로가 있단다. 난방이란 인위적 기구가 아닌, 몇 백 년간 인류의 삶을 지탱해줬던 그 고전적 삶의 향취가 책 곳곳에 넘친다. 봄과 여름의 생기 있는 시간에 그녀의 우아한 삶은 과장된 것이 있다 하더라도 자연의 흥겨움과 기쁨이 넘친다. 가을엔 어딘지 모를 성숙함이 돋보인다. 겨울이 오기 전의 성숙의 시간을 보내는 이 아름다운 시간에 그녀는 참 예쁘게 산다. 착하기도 하고.
책 곳곳에 담긴 독자들을 위한 깨알 같은 배려 역시 좋다. 다양한 차와 여러 자연적인 소재들의 소개는 이 책의 진미일지 모르겠다. 그녀와 같아지고 싶다면 그런 것이 무척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자연적인 소재를 통해 자연에 상처를 주지 않는 자세 역시 배워야 할 것이다. 사실 인간만 아픈 것이 아니다. 자연도 아프니까.
나도 이런 곳에 살고 싶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런 기회를 스스로 박탈했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여유를 갖게 된다면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은 어쩌면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이제부터 허브 향에 취해 지금의 내 생활을 자연의 삶처럼 바꿔야 하지 않을까?
허브 차, 참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