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돈, 빈자의 돈 - 복식부기회계, 자본주의, 세금 이야기
박홍근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회계가 이렇게 대단한 학문인줄 몰랐다. 자본주의의 속성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으며 기업 자체의 실적이나 상황을 이야기해줄 뿐만 아니라 사회의 현상황이 어떠며, 지금의 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밝혀줄 수 있는 거울과 같은 것이다. 다시 봐야 할 대상이다.
  대학교 때의 교양과목인 회계학 원리를 좀 더 잘 공부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을 만큼 박홍근 저자의 ‘부자의 돈, 빈자의 돈’은 매우 인상적이다. 부제인 ‘복식부기회계, 자본주의, 그리고 세금 이야기’는 다소 거창해 보였다. 일개 장부로만 보였던 책의 한계를 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그러나 책은 결코 허언을 하지 않았고 자본주의의 속내는 물론 그 너머에 있는 반민주적인 속성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1부인 가치와 청구권은 개인적으로 쉽게 접근 못한 복식부기회계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부분이다. 하지만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이 부분에서 예상하지 못한 색다른 접근과 정의를 마주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가치=청구권』란 부분으로 ‘가치란 인간 노동의 결과물이며, 청구권은 이 노동결과물에 대한 타인의 사용가치에 대한 주관적 평가라고 정의한 부분은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도왔다. 그냥 갖고 있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그것을 통해 노동과 상품을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는 말로 이해되면서 사회의 가치가 창조되는 상황이 조금 이해가 됐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 책이 멈추지는 않는다. 자본가들과 경영자들의 인간적 혹은 물리적 속성을 ‘대변형 인간,’ 그리고 ‘차변형 인간’으로 표현하고 그에 대한 이해를 이야기한 것 역시 색달랐다. 한 조직에서도 같은 이해관계를 가질 수 없는 현대 구조의 맹점을 제대로 짚은 내용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 이 책을 제한하는 것은 저자에게는 물론 독자에게도 아쉬울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치는 2부에서부터 시작이었다. 특히 2부부터 주주와 기업의 비민주성과 탐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특히 직업의 표현을 하는데 있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공인회계사’의 직업정 특성을 제대로 분석해 놓음으로써 누구를 위한 공인회계사인가를 적시하는 부분은 세간의 오해를 교정시켜준다. 또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와의 관계를 제대로 조명함으로써 현대 사회에서 자본주의의 폐해가 어떤 것이며, 그 폐해는 어떤 위기를 사회 공동체에 일으키는가를 보여준다. 어쩌면 이 책의 매력이 이 부분에 있을 것이다. 여기에 상속세와 증여세 등의 허점을 파헤치면서 이 사회의 가진 자들이 어떤 꼼수로 세상을 살아가는지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이 속에서 역시나 문제인 정치가들의 행태 역시 이 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쓰라린 아픔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이익은 무한히 추구하면서도 책임은 제한된 주주자본주의는 현대의 민주주의와 기본적으로 양립하기 힘든 측면이 많다. 이런 불륜을 극복하기 위해 저자가 제안한 것이 세금이며, 이 부분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세금에 대한 피해의식을 과대포장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한 자본가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세금이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일반 서민들은 세금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세금은 분명 공공을 위해 투자될 성격이 강하다. 비록 정치권력이 영향력을 행사할 여력이 더욱 크겠지만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해야 한다면 나쁜 상황도 아닐 것이다.
  이 책은 회계를 자자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조금은 힘들다. 하지만 그 힘든 것 속에서 분명 알아야 하는 것은 회계를 많이 알아야 하는 명제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결코 속고 살아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너무 쉽게, 그리고 편하다는 이유로 대충 넘어갈 경우 사회의 기득권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더욱 확장하면서 타인들의 희생을 일반화시킨다. 그래서 회계, 특히 복식부기획계를 많이들 공부해야 할 것이다. 이것 만큼 자본주의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수단도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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