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an Crain - Piano and Light
브라이언 크레인 (Brian Crain) 노래 / 굿인터내셔널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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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는 가을을 위한 악기만 같다. 환타지와 서정성이 동시에 묻어난 악기라면 피아노 이외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피아노는 애상적이다. 그래도 작곡가의 뛰어난 능력으로 그런 매력이 배가되는 것은 분명하리라. Brain Crain은 그런 매력을 잘 만들어내는 피아니스트임은 분명할 것이고, Piano and Light가 그것을 증명한다.
  [Softness and light]는 마치 바다 앞에 서있는 기분을 느낀다. 환상과 적막, 그리고 어딘지 모를 지향점으로 가고 싶은 소원이 담겨져 있다. 그러나 결국 긍정적인 성취보단 부정적인 희망으로만 들린다. 슬프다. 가을의 어느 공원을 거닐 때의 기분이랄까? 하지만 거대한 바다 앞에서 가을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In the meadow]에서의 폭발적 감성이 피아노를 통해 절제되고 있다. 하지만 분명 피아노의 소리는 슬퍼하고 분노하는 듯 하다. 하지만 피아노 한 대여서가 아니라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하듯 조용히 갈무리하고 있다. 스스로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그런 인간의 나약함과 아쉬움이 교차반복되고 있는 듯한 음악이다.
  [Pastel garden]은 좀 다른 느낌이다. 비애감을 극복했다고 할까? 긍정적이며 밝고, 그러면서도 봄날의 즐거운 시간을 즐기는 풍부함이 가득하다. 피아노가 만들 수 있는 한계는 분명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시련을 극복한 듯한 음색, 정말 마음에 든다. 이 노래를 들으면 정말 어느 garden에 있는 것만 같다.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그것도 좋은 꿈 말이다. [Reflecting pool], 아마도 좋은 시절을 반추하는 듯 하다. 영롱한 물이 통통 튀는 듯 하다. 그리고 밝은 햇빛을 반사하는 그런 물도 눈 앞에 그려진다. 하지만 기억은 언제나 현재의 비애를 근간으로 삼는다. 어딘지 모를 슬픈 우화, 그런 것만 같다.
  Brain Crain의 노래는 아름답고 환타지를 갖고 있지만 언제나 슬픈 듯 하다. 현재에 부재한 것들을 생각하는 것은 결국 현실에 대해 반하는 것이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너머에 있는 인간의 비애감이 느껴지는 이유다. 그래도 좋다. 잠시라도 이 노래들로 그때의 매력을 다시 느낄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것 아닐까? 이 음반을 들으면서 조금 편안함을 느낀다. 우울한 가을 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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