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오버 2 - The Hangover Part II
영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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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런 영화가 다 있나 싶었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인간들이었고 몇 명 빼곤 거의 미치광이 같았다. 나중엔 정말 미쳐버린 괴상한 인간들은 현실에서 보기 힘든 인간들이었다. 과도한 편집증 환자들 같았고 마약을 파는 범죄인이 그 중 한 명이었는데 거의 짐승에 가까웠다. 이런 영화가 2편까지 나왔다니 첫 번째 영화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코미디 영화겠는데 이게 코미디 영화인지 환상 영화인지, 아님 마약 먹은 후의 세상을 알려주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도대체 상식 선에서 움직이는 것이 거의 없었다.
  재미있었을까? 보고 나서 시간이 나서 생각하니 어디서 웃었는지 잘 모르겠다. 도리어 끔찍한 사건들의 연속이었다는 생각이 가장 앞섰다. 술인지 약인지 제대로 잘못 먹어서 마치 하이드 박사가 지킬이 되어서 세상에 각종 난동을 부리는 것이 이 영화의 가장 전환이다. 이 소동으로 인해 미국의 Las Vegas로부터 결혼을 위해 태국의 수도, 방콕으로 온 새신랑과 그의 들러리를 하러 온 친구들, 그리고 미국 스탠포드 대학 의대를 다니는 천재 청소년인 아내의 남동생은 곤경에 빠지고 특히 아내의 남동생 역시 결코 웃기지 않은 엽기 사건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남동생의 실종과 기막힌 사고로 전혀 웃길 것 같지 않은데 영화는 이 황당한 일들을 즐거운 사건으로만 생각하는지 너무 천연덕스럽게 처리한다. 관객들 중 과연 이런 부분들을 보고 얼마나 웃을지 모르겠는데 사실 아연실색한 일들을 전혀 무리 없이 웃어 넘기는 것을 보고 정말 공포스럽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이 영화, 공포스러웠다. 코믹영화로 포장됐지만 인간 심리의 근저에 도사렸던 꿈에나 볼 수 있었던 황당무계한 공포를 보여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사이코 드라마다. 겉이 번듯한 인간도 그 내부엔 마치 사악한 감정도 있고 뭔가 사고를 치고 싶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싶고, 세상에서 정한 법칙이나 관습을 다 때려 부수고 싶은 그런 충동적인 마음 말이다. 공포스런 장면에서 이상한 캐릭터들이 웃으면서 억지로 넘기는 장면들은 그런 것들을 여과 없이 폭로하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이가 바로 한국계 배우인 켄 정이다. 그가 연기한 인물은 배트맨 영화에서의 조커보다 더욱 조커같은 희한한 정신상태를 보이며,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막히게 살아남고, 그의 엽기행각의 끝을 결코 볼 수 없을 듯 죽음을 비웃으며 만행에 가까운 행동을 저지르고 있다. 정말 엽기적인 그 남자였다.
  그런데 왜 방콕이었을까? 엽기적인 인간 본연의 사악한 행동들을 이 영화에선 방콕이란 장소를 통해 분출시키고 있다. 영화의 주요 장소인 방콕의 안 좋은 면들이 영화에서 독하게 다 드러났다. 정말 그런 곳인지 모르겠지만 게이들과의 엽기 행각이나 쉽게 저질러지는 살인행위, 그리고 지저분해 보이기만 한 호텔 등 그다지 좋아 보이는 곳은 거의 없었다. 있다 하더라도 그다지 좋은 결과를 제시하지도 못했다. 방콕을 욕보이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아시아의 먼 나라에서 맘껏 행패를 부려도 괜찮다는 식의 분위기조차 풍겼다.  


  

 

  그리고 결말은 정말 황당으로 마무리됐다. 아내의 남동생은 그런 사고를 당했는데도 웃고 있을 뿐이다. 화를 내라는 것이 아니라 의사에게 그런 불행은 결코 웃고 대충 넘길 수 있는 것 같지 않다. 어차피 영화니까 괜찮다는 것인지, 아님 마술적 사실주의 작품이라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영 개운치 않다. 그리고 사위에 대한 장인의 부정적인 태도를 바꾸는 행위는 미국의 오만한 모습, 그대로였다. 역시 미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다한 액션으로 인해 그냥 영화는 결혼한다는 식으로 마무리되는 비현실로 끝났고, 마지막에서 볼 수 있었던 사진은 더욱 엽기적이다. 그게 웃을 일인지, 아니면 마약은 위태로운 것이니 결코 마시거나 피워선 안 된다는 것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 영화, 정말 시작부터 엽기적이더니 끝까지 괴상하게 끝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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