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음모 - 위험천만한 한국경제 이야기
조준현 지음 / 카르페디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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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상식 속에선 인간의 꿈과 염원, 그리고 탐욕이 있으며, 삶의 방식과 삶을 살아온 역사까지 숨어있다. 하지만 그런 상식이 잘못됐고, 심지어 조작됐다면 그런 상식을 믿으며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떨까? 아마도 잘못된 믿음 속에서 살면서 잘못 인도된 채로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상식이 부정적 편견은 물론 조작된 것이 된다면 그것은 위험사회를 알리는 적신호일 것이다.
  한국인이 현재 갖고 있는 상식은 어떨까? 이런 질문에 답을 하면서 한국전체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책, ‘승자의 음모’는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희망과 꿈, 삶의 방식은 물론 그 뒤에 감춰져 있는 한국사회의 적나라한 면까지 파헤치고 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내린 결론은 한국인이 갖고 있는 상식,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밝힌다. 더구나 근본적인 수준까지 한국의 이면을 파헤친 조준현 박사의 ‘승자의 음모’는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통째로 바꾸라는 조언으로 들린다. 그래야 속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속지 말라는 조언, 매우 강렬하게 들린다. 한국은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할 만큼 경제적으로 대단한 성장을 이뤘다. 한국전쟁을 치렀던 50년대와 비교해보면 OECD의 한 회원으로까지 성장했다. 지금까지의 성장전략인 수출주도형 방식이 어느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하나의 근거 자료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잘 했다고 평가 받을 수 있다. 한국, 분명 과거와는 다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보장은 없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성장방식이 유지되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렇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들은 그런 망상을 계속 유지하려는 현 이명박 정권의 다양한 사업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비판하고 있는, 보수 경제학자인 장하준 교수조차 최근 MB정권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보수적인 경제학자들이 보기에도 걱정할 만큼 현재의 경제정책은 매우 위험한 것들이다. 더욱이 현정권이 각종 지표를 과대포장 하거나 주요 정보들을 정권 이익에 맞춰 선별하는 사태는 아무래도 위험한 징후를 보이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현 정권에 대한 비판에 머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정권 뒤에 있으면서 한국을 조정하는 기득권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부동산 불패, 노동시간 단축과 생산성과의 반대 관계, 재벌의 중요성, 토건 사업의 가치 등 일종의 망상에 가까운 신념들을 기득권 세력들이 그렇게 믿도록 한국인들은 강요하고 통제한다는 현실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위태로운 편견이며, 또한 강박관념과도 같은 생존방식이다. 이런 편견을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 받은 한국인들의 생활은 현재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슬픈 사실 역시 주목되는 내용이다. ‘승자의 음모’란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된 것은 한국인이 알고 있는 경제상식은 확실히 조작됐단 사실이다.
  이 책은 좀 거칠다. 그래도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이다. 어쩌면 MB정권의 탄생은 이런 환상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국민의 염원, 아니 탐욕이 숨겨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망상이라도 자신들의 단기적 이익을 좇고, 또한 일시적인 위안을 얻으려 했을지 모른다. 국민들이라고 모든 것을 합리적 이성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님을 최근의 여러 경제학 이론으로 입증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한국인들의 판단은 어느 정도 이해는 될 수 있다. 그러나 이해하는 것과 그것에 대한 가치판단은 다른 것이다. 이해한다고 해서 현재의 경제위기가 극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각성은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으며, 또한 현실을 직시하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이 책은 이런 각성을 위해 우리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위기는 언제나 우리 옆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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