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 -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 어쩌면 3편에서 끝을 맺었어야 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과 주변의 몇 명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교체됐고, 새로운 모험으로 구성됐다. 이전 작품들이 신나는 액션과 흥미로운 볼거리들로 충만했다면, 이 영화는 상대적으로 열악했고, 새로운 캐릭터들을 반가운 존재들로 느끼기엔 좀 여유가 없었다. 특히 부녀지간의 황당한 사건을 보면서 아시아적 가치로서의 가족관계가 외국에선 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악인 캐릭터를 통해 악인 제거에 대한 당위성을 얻으려고 했던 것은 이해하지만 그게 좀 과하다면 보는 이들에겐 눈살을 찌 뿌리게 할 뿐이다. 정말 이것도 저것도 없는 그런 영화가 되는 것이다.
  액션에 대해서도 이 영화는 더 보여줄 것이 없었다. 괴상한 캐릭터들로 넘치면서 그것들과 싸우거나 경쟁하면서 빚어낸 생생한 즐거움은 이 영화에선 보기 힘들었다. 어쩌면 전작들에서 이미 힘을 다 빼서인지 영화는 좀 지루하기만 했다. 혹시 전작들을 보지 않고 이 영화를 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좀 더 코믹하지 못해 영화는 과거를 답습한 진부한 영화로만 떨어져갔다. 정말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다가 그만 퇴행해버린 액션영화가 되고 말았다.  

 

 


  타당성도 잃었고 재미도 잃어버린 이 영화는 어쩌면 다음의 속편들을 위한 안배를 하기 위해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복선을 담은 내용들이 있고, 새로운 인물과의 연계성들이 계속 연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모라면 자신 있는 여배우의 매력은 앞으로도 기대될 것은 같은데 과연 전편에서의 매력녀와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과거의 그녀와 다르지 않은 성격을 지닌, 배우만 교체한 그녀란 느낌이 매우 난다. 그렇다고 주인공의 성격을 바꿀 수는 없고, 정말 이 영화의 미래는 좀 끔찍한 것 같다.
  한 번 히트 치면 후속편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이 미국영화는 결국 비난을 받는 상태에서 종결을 맺게 될 것 같다. 전작들의 후광으로 관객들은 몰리겠지만 작품의 재미와 내용일 떨어지면서, 그리고 비난을 받으면서 다시는 제작이 안 되는 그런 영화로 말이다.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지금의 이 영화가 그것을 감당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한 번 실망하면 다음 영화에 대한 관심과 몰입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영화가 극장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여기까지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만약 다시 다른 후속편으로 제작된다면 이번 작품의 한계를 극복하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 그런 소망을 갖고 있는 이유는 전작들에서 매우 재미를 느껴서 이 영화에 애정을 갖고 있는 한 관객으로서 당연한 소망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