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팬더2 - Kung Fu Panda 2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중국 분위기에 미국 분위기가 맞물린 ‘쿵푸 팬더’는 이제 속편을 넘어 몇 편까지 갈지 모르지만 무한정 반복될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활력이 넘치며,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 아련한 추억을 일으키는 성룡 영화의 매력을 만화 캐릭터가 다시 한 번 오늘에 재현한다고 할까? 그래서 어른이나 어린이 모두가 환영할 수 있는 가족영화다. 또한 컴퓨터 그래픽의 개가라고 할 수 있는 만큼의 뛰어난 영상미와 마치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인 것처럼 구성된 캐릭터들과 실사는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 이미 정평이 나있긴 하지만 섬세한 표정연기를 담은 장면들은 현대기술이 어디까지 와있는지를 보여주는 것들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적 발전만을 보게 된다면 이 영화의 매력들 중 몇 가지를 놓친 것이다.
  주인공 포는 어수룩하고 어리버리하지만 꼭 중요할 때 뭔가를 보여주는, 우리 모두가 반기는 캐릭터다. 냉철하고 똑똑하며, 엄청난 위력을 지닌 대단한 무공 소유자가 주인공이라면 사실 긴장감도 없을 것이고 즐거운 재미도 주지 못할 것이다. 잘난 캐릭터들이 주인공이라면 모든 것이 잘 될 테니까. 코믹 영화라면 이런 캐릭터가 당연히 주인공이 되야 할 것이고 또한 주인공이 재미있어야 영화도 재미있는 법이다. 어쩌면 연약한 대중들의 마음에 맞추기 위해 마련된 캐릭터일 것이다. 강한 자이면서 모든 것을 갖춘 것은 아마도 대중에게선 찾기 힘든 속성일지 모른다. 또한 신데렐라 신드롬처럼 아직 미완의 대기가 스스로를 갈고 닦아 가치 있는 존재로 성장하는 것 역시 오늘을 사는 대중들의 삶의 성공방식이기도 하다. 포는 그런 마음들을 응축해서 우리에게 다가온 존재다. 그래서 당연히 주인공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코믹 흥행 코드를 다 갖고 있는 쿵푸 팬더는 그래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 이미 성공을 했으니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런 코믹영화에도 현대철학이나 현대인의 고민이 숨겨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어린 팬들을 위한 것이 아닌 어른들을 위한 코드일 것이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라면 거의 어른을 의미하지 어린이는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어린이들이 즐겨 본다는 만화영화와 같은 것에서 오늘의 가치관이 더욱 크고 무겁게 베어 있다는 고려한다면 만화영화라고 그렇게 쉽게 볼만 한 것도 아니다. 긴장하고 봐야 할 면들이 많은 법이다.
  쿵푸 팬더 Ⅱ는 그런 점에서 좀 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현대인의 고민을 이 애니메이션영화가 지니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아이러니한지 모르겠다. 웃고 즐길 수 있도록 안배된 영화 속에서 현대인의 고민을 담고 있다는 것이 말이다. 그 고민은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누구이고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주인공 포의 태생의 비밀로부터 표현되는 이 고민은 바쁜 일상 속에서 일에 치이고, 그래서 과거를 잊고 미래에 대한 꿈을 상실한 현대인들을 위한 위로에서 비롯됐다. 즉 자신은 누구이고 어떤 가치를 지녔으며, 나의 삶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들이다.  

 


  주인공 포는 고아다. 과거의 그를 모르고, 그래서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해 회의하고 방황하는 현대의 인간 같은 팬더다. 영화는 자신의 과거를 찾기 위한 팬더의 모험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동료들과의 관계, 현실에 안주하고픈 캐릭터들의 현실적인 무력감, 그리고 현실의 문제를 결코 비켜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강한 현실극복의 의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이들에겐 그 과정에서의 즐거운 내용들에 관심을 두겠지만 함께 보고 있는 어른들은 그 내용을 통해 잠시나마 자신의 모든 것들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모든 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끄는 수준 높은 작품이란 점에서 현재의 인기가 매우 반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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