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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밀의 방 - 월화수목금토일 서울 카페 다이어리
이영지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일주일, 무미건조해만 보였다. 일년이 몇 개의 일주일로 구성됐는지 잘 모르지만, 월화수목금토일, 너무 흔해 보인다. 아니 흔하다. 지금까지 그렇게 흘렀지만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내 의사완 무관하게, 아니 개인의 통제로는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이리서인지, 너무 흔하다. 그러나 하루하루를 색다른 특색으로 치장하면 할수록, 그런 무미건조함도 사라질 것만 같다. 그런 생각, 그런 마음, 그리고 그런 놀이로 구성된 책, [서울 비밀의 방, 월화수목금토일 서울 카페 다이어리]는 그렇게 구성됐다.
서울은 건조하다. 이런 삭막한 서울 속에서의 청량제로 언제부터인가 카페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쁘고 힘든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뭔가 색다른 것을 만끽하면서 하루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 말이다. 어쩌면 카페는 별 것은 아닐 것이다. 기본적으로 커피나 여타 음료수를 마시는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즐거운 식사만의 장소 정도로도 여길 수 있다.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은 곳이지만 그러나, 카페엔 개성이 있고, 그 개성과의 만남이 있다. 그런 개성과 만남이 서먹해져만 가는 도시 속의 낭만을 만들고 있다.
브랜드를 앞세우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으로 꾸민 카페엔 주인이 있다. 그들은 개성 있는 인간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손님이라 불리는 어느 개성 있는 인간과 소통한다. 그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인간미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에 부합하는 손님이란 인간은 그런 만남과 소통을 통해 자신의 시간을 만들며, 그곳에서 자신의 생활과 낭만, 그리고 행복을 만든다. 동시에 카페는 혼자만이 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자신이 아는 타인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주인과의 만남과 또 다른 타인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 이제 카페라는 곳은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인간적인 소통을 마련한다.
이런 카페는 도시인들의 우울함을 날려 버릴 수 있는 마력을 도시인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이 책에 있는 카페들은 분명, 그렇다. 특히 각 요일의 특색으로 채색된 각 요일의 카페들은 자신들만의 매력을 선보이면서, 무미건조한 하루들이 아닌, 자신들만의 성격과 개성을 지닌 하루로 탈바꿈한다. 이런 날들을 대할 때의 마음들은 아마 평범하지 않을 것이며, 하루하루의 생활은 매우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갑다. 하루의 평범함을 삭제시키고, 개성으로 점철된 하루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수다의 장소가 아닌, 색다른 곳을 찾는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또한 색다른 곳을 통한 기쁨을 얻을 수 그런 카페들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색다른 생활을 만드는 것은 색다르게 살려는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책은 이 곳에서 소개된 그곳만을 알려주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를 통해 독자 자신도 자신만의 다이어리를 만들고, 그것이 꼭 카페는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공간을, 아니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시작이라는 것, 그것은 쉽지만 안 해서 문제이다. 그래서 시작하라고 이 책은 독자를 다그칠 것이다. 그러나 유쾌한 질책이다. 그래야 즐겁고 행복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