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 Prince of Persia: The Sands of Ti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과거를 돌릴 수만 있다면… 그런데 이 영화에서 그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동화다.
  누구나 바꾸고 싶은 과거는 있다. 그만큼 인생이란 성공적인 것도 있지만 실패도 있고, 그래서 후회도 있다. 인간의 욕망, 과거를 바꾸고 싶은 그것이 이 영화에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모든 것이 동화다. 페르시아란 시간과 공간, 왕과 왕자, 그리고 선과 악이란 이분법 등,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에서 풍부하게 재생된 즐거움거리들이다. 또한 주인공의 신나는 액션과 활약, 그리고 아크로바트한 모습들은 이 영화의 즐거운 소재거리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어른들이 나오는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와도 같다.
  하지만 영화 속 갈등은 어른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것들이다. 그 와중에 보이는 신뢰의 붕괴, 그에 따른 폭력과 가족의 해체 등은 어른들이 빚어낸 추악한 점이다. 그나마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이 승리한 것으로 마무리 짓기는 했지만 말이다. 현재에도 가장 관심이 대상이 된 가족의 우애와 신뢰, 그리고 그에 대한 붕괴들은 너무나도 현대적인 것이다. 동화 속에서의 갈등이 매우 현대적인 이유다.
  페르시아, 왕자, 암살자, 공주 등 어릴 때의 신화와 환상을 일으키는 어휘들이다. 또한 영화의 배경이 된 사막과 궁전들은 어릴 때 듣고 보던 그 환상들 그것이었다. 기묘함과 신선함이 결합된 구성은 관객들에게 과거로 돌아가는 기쁨을 전달해주고 있다. 그리고 신묘한 칼의 마력은 이 영화의 백미일 것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신비함, 영화는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의 그 모습들을 바꾸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형상화한 것이다.  

  우리들의 과거는 우아할까?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바보 같은 질문처럼 보인다. 어떻든 완벽한 모습들은 아닐 것이다. 아니 아니다. 그런 과거이기에 바꾸고 싶은 욕망, 그것은 현재의 자신에 대해 만족한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과거는 오늘의 자신을 만든 원인이자, 바꿀 수 있는 나사나 부품이 아니다. 바꿀 수 없다는 한계, 인간은 그런 과거로 인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바쁘게 살고 힘들게 견디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과거는 불만스런 현실의 답답함을 만든 자궁이다. 그러나 벗어나고 싶은 갈망은 있지만 바꾸기가 불가능한 그것이다.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 어쩌면 과거를 바꾸지 않는 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일 것이다. ‘만약’이란 말로 시작되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은 현대인의 고달픔을 대변한다. 투자한 부동산이나 펀드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탄식하듯, 언제나 현재에 대한 불만은 과거에 대한 아쉬움으로 시작하는 것이 현대인의 타령이 되고 있다.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모든 것이 행복으로 변할 것만 같다. 정말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신비한 칼의 마력으로 주인공인 페르시아의 셋째 왕자는 다행히 모든 신뢰를 회복시킨다. 심지어 과거의 그 때로 돌아가 모든 문제와 불행이 시작되기 전으로까지 돌아간다. 그 속에서 현대인의 바람처럼 불안해 보이기만 했던 가족애와 신뢰, 그리고 위험천만한 위기 자체를 겪게 되는 위험도 제거하기까지 한다. 정말 가장 처음의 그 순간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것을 통해 그가 원했던 것은 물론, 감히 생각도 못 했던 그 모든 것들을 다 얻게 된다. 즉 완벽한 행복을 거머쥔 것이다. 현대인들이 그렇게 원하는 그것을 말이다.  

  유쾌했다. 즐거운 액션과 신나는 볼거리가 풍성한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현대인의 갈망을 채워준 영화다. 과거에 대한 반성보다 쉽게 그냥 과거의 잘못을 모두 바꿀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줬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 과거에 대한 것들을 바꿀 수 있는 마법의 칼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질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 부질없는 갈망, 영화는 사실 그런 것들을 충족시키는 매체다. 그래서 즐거운 것이다. ‘만약’이란 것을 채울 수 있는 영화는 그렇게 행복을 전달해 준다. 그리고 과거의 그 때의 나를 생각하도록 해줬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바보 같은 과거를 다시 하지 않았으면 하는 다짐도 자연스레 하게 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