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진 1집 - Sweet Auteurism
주형진 노래 /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Stone Music Ent.)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재즈의 대중화로 인해 더욱 가까워진 느낌을 잘 전해주고 있다. 멀리 있지 않은, 우리들의 감성을 속삭이듯 어루만지는 팝 재즈의 느낌, 언제 들어도 즐겁기만 하다. 그런 점에서 주형진의 [Sweet Auteurism]은 기특하기만 하다. 다소 대중적일 수 있다는 느낌도 들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과 풍성한 감동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면 그런 부담도 큰 문제일 것은 아니겠다. 재즈란 Genre보다 더욱 중요한 인간미를 이 앨범에서 들을 수 있다. 감성이 풍부해지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활력이 넘친다. 도시적 우울함을 단번에 날릴 만큼 노래들이 신나고 즐겁다. [Intro] 다음의 [Happy plug-in]의 경쾌함은 도시생활의 활력을 들려준다. 가사에서 들리는 활력 역시 좋다. 트럼펫과의 조응은 부담도 없으면서도 동시에 날아갈 듯한 즐거움에 빠지게 한다. 어쩌면 어딘가로의 여행을 느끼도록 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즐거운 그 느낌이 인상적이다.
  속삭이듯 하는 은은함과 은근함이 묻어 있는 [이 말 한 마디로]엔 사랑하는 애정을 듬뿍 들려준다. 낭만적이면서도 풍부한 감성 속에 사랑의 진실함을 느낀다고 할까? 어딘지 모를 과거의 그 시간이 생각난다. 그리고 다시 그때의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는 느낌도 든다. ‘사랑해’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은 그 말이다.
  [헤어지자고], 비극미가 느껴진다. 제목부터 우울하다. 아마도 결별은 어떤 수식어로 포장해도 슬픈 것인가 보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시작에서 느꼈던 낭만적인 그것들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이다. 정으로도 함께 할 수 있겠지만 헤어지자는 그 말 속에 있는 정직한 모습의 관계 정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은 막고 싶은 그 애절함이 이 노래에 담겨 있다. 주형진의 목소리는 그 어떤 순간보다 슬프다. 그리고 이별에서의 솔직함이 잘 드러나 있다.
  앞서의 노래에 대한 또 다른 얼굴을 닮은 느낌도 든다. 어느 Café에서 듣게 되는 고혹적인 느낌을 전달해주는 [닮아서… 달라서…]는 어딘지 모를 허스키한 목소리를 통해 더욱 애절하게 들린다. 피아노의 외로운 소리와 어울리는 그의 목소리는 닮았기에 영원할 줄 알았던 확신의 무너짐을 풍부한 감성으로 들려준다..
  [Rainy Room], 비 오는 날의 서글픔을 달래주는 우아한 비가이리라. 비극적 어조의 피아노 소리는 환상과 몽상을 들려준다. 뉴에이지 풍의 이 노래가 들려주는 보편적인 그 느낌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겪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그런 아픔을 우아하게 감싸주는 것만 같다. 노래를 통해 가게 되는 과거의 어느 시점은 슬프지만 아름다워 보인다. 절묘한 기타의 선율은 피아노와의 조응 속에 아름답게만 들린다.
  [Sugary night]에서 들려주는 흑인의 감성은 그들의 고혹적인 음색은 물론, 분위기와 은근함을 들려준다. 재즈의 원초적인 그것만 같다. 주형진의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인 음색이 가장 잘 표현된 것 같다. 유혹적인 가사와 음색, 정말 부러울 뿐이다.
  펑키한 리듬의 긴장감과 흥겨움이 동시에 묻어나는 [Drive groove]는 확실히 어두운 도시의 낭만을 느끼게 해준다. 주형진의 다양한 음악적 취향을 느끼면서 그의 음악적 해석의 풍부함에 놀라게 한다. 그의 음악에서 다소 파격적인 음악적 취향도 느끼지만 재즈의 본고장이 되고 있는 도시의 우울함을 멋지게 승화시키고 있어 보인다. 우울한 즐거움, 그게 느껴진다.
  철학적인 주제다. [지금, 여기, 나], 어느덧 잊고 사는 것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이 노래는 인간적인 것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시간의 흐름을 막을 수 없겠지만 그 속에서 소중한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그런 것에 대한 아픔을 이 노래에서 느낄 수 있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그 시간과 그 곳, 지금의 이 곳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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