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JI - The Challenge
미지 (MIJI 未知) 연주 / Kakao Entertainment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국악의 대중화, 언제부터인가 한국음악의 당면과제이자 목표가 됐다. 서양음악이 범람하면서 어느 사이에 비주류로 전락한 국악은 5000년 역사에서 자리매김한 그 자리를 서양문화가 들어온 근 100년도 안 되는 시간에 그렇게 절치부심하고 있다. 이런 국악에 새로운 기운을 일깨우기 위해 국악을 전공한 이들의 많은 땀과 열망이 가세하고 있다. ‘미지’ 역시 그런 이들에 끼어 있다.
  국악의 대중화가 무척 중요하다. [K-new]의 형태는 서구적이다. 악기가 국악이란 것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그러나 국악에서 느끼는 한국적 미를 느낄 수 있기에 크로스 오버와 같은 효과를 지니면서 다양한 음악과 바이브레이션을 들려주는 절묘한 가야금 소리와 대금 소리들은 서구적인 취향의 음악에서도 진가를 발휘하며 대중성도 아울러 갖췄다. 한국형 음악의 슬기로움을 잘 표현한 음악이다. [흐노니]는 대중성을 높인 음악이다. 보컬과 가야금의 매력적인 조응은 수준 높은 발라드를 듣는 느낌이다. 특히 음의 애절한 정서를 높이는 부분에서의 국악의 향기로움을 잘 느낄 수 있다. 창에서 느낄 수 있는 음감 역시 멋지다.
  국악을 단순히 서양음악 악기들 사이에 위치하는 것만으로 과연 국악의 목표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서양음악이 대세라면 국악은 당연히 그런 류의 음악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미지’의 도전은 반갑다. 국악기로 해외음악의 느낌을 재현하려는 점이다. 어색하지만 그래도 한국적 질감과 서양의 화려함이 절묘하게 결합됐다. 특히 Track 8인 [Vivid Rainbow]에서 서양악기의 기타를 대신한 가야금 연주와 트럼펫을 대신한 대금과 피리의 연주는 색다른 시도이면서도 서양음악의 음악적 흥취를 잃지 않으면서도 국악의 매력을 결합시킨 의미 있는 노래이다. 또한 Tango의 리듬을 국악으로 표현한 Track 9의 [Romantic Tango] 역시 비올라의 격한 리듬을 대금으로 형상화함으로써, 한국 악기의 새로운 일면을 보여줬다. 어떤 점에선 더욱 탱고와 같은 느낌을 주는 비장미를 국악을 통해 만들어 냈다는 점은 분명 주시해야만 할 내용이다.
  마지막 곡인 [군밤타령]은 정겨운 한국의 흥취를 느끼게 하면서도 서양적 구성과 음률을 결합시킴으로써 또 다른 느낌으로의 변화를 시도했다. 소소한 군밤타령이 웅장한 스케일로 변신했음은 물론, 가야금의 전통적 음색뿐만 아니라 하프와 서구의 악기들의 뒷받침을 통해 보다 웅장한 스케일로 변신한 것은 무척 인상 깊은 시도다.
  미지란 여성그룹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음악그룹이다. 다만 그들이 실험성만을 얻지 말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국악의 대중성을 이뤘으면 한다. 분명 그들의 미래를 위해 후크송과의 강한 결합도 시도해야 한다. 잠시나마 ‘티아라’가 [Bo Peep Bo Peep] 송에 국악을 첨가했던 작업이 있었지만 단순한 실험에 국한될 뿐이다. 보다 우리 곁에, 그리고 보다 가까이 국악과 서양음악의 결합을 들었으면 한다. 미지의 작업, 그래서 기다려지고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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