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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해 - 기댈 곳 없는 마음에 보내는 사이토 교수의 따뜻한 메시지
사이토 다카시 지음, 박화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성공한 자보다 실패한 경험을 가진 자의 이야기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진다. 아마도 성공보다 실패라는 거울이야말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패배에 대한 공포를 알 때에만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기 때문이리라. 그런 점에서 일본인 대학교수인 ‘사이토 다카시’의 [위로가 필요해]는 쉽지만 감동 있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대학교수이자 심리학자이며, 동시에 베스트셀러 작가란 긍정적인 타이틀과 캐리어를 갖고 있는 사이토 교수는 그러나 이런 경력 뒤에 숨어 있는 힘들었고 어쩌면 Loser였던 과거를 갖고 있는 성공한 자이다.
그가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이 책을 쓴 것은 그의 과시욕이나 자랑을 위한 것이 아닌 힘들어 하는 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신을 예로 든 것일 뿐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경제적 불황으로 인해 어깨가 축 늘어진 젊은이들을 위해 그는 책을 쓰는 수고를 한 것이다. 또한 그런 젊은이들을 위해 그는 위로란 방법으로 그들에게 다가간다.
인생은 꽉 짜인 그물처럼 된 것이 아닌 기이한 인연과 우연으로 구성된 것이기에 실패에 낙담하지 말라는 당부 역시 하고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인생의 진로는 소설을 비평하는 사람이라면 비현실적이고 우연적이어서 퇴짜를 놓았을지 모르지만 마치 운명의 신이 있는 듯 작용했고 그래서 우리가 다 아는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됐다는 부분에선 확실히 집착이 얼마나 무서운 불행인지를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인생을 살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지적 역시 타당하다고 여겨졌다. 다소 계산적 관점에서 이야기한 듯 하지만 그래도 인간관계를 제 3의 자본이며 끈질긴 인연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피력한 부분은 젊은이라면 꼭 되새겨 봐야 할 부분이라고 여겨진다. 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나 놀이가 점차 많아지는 이 때, 인간적 관계의 가치를 표명한 것은 분명 시의적절했으며 귀찮다고 물리칠 수 없는 타인에 대한 가치를 밝힌 점은 확실히 인생을 산 경험자의 가치 있는 인식이 있었다.
좀 색다른 부분은 주변에 대한 인식을 수긍하라고 한 점이다. 젊은이라면 항상 갖고 있을 추진력 있는 자세는 분명 강점이지만 이 책에선 그에 대한 강함이 종종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을 적시한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공감하면서도 잘 이야기 못했던 그 부분을 이 책은 조리 있게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자신에 대한 낙관을 포기하란 것은 아니다. 겸손과 자신감이란 이율배반적인 이 두 가지를 다 함께 갖고 있을 때 청춘은 그에 대한 답례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