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 3집 - 라온제나
놀이터 (Noriter) 연주 / 포니캐년(Pony Canyon)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악기는 음악을 전달하는 매체이다. 그 악기에 전통적 의미를 부여하든 현대적 의미를 부여하든 악기는 그냥 악기일 뿐이다. 그래서 서양 악기든 동양 악기든 서로 어울린다고 문제될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떤 음악이든 매체는 그것을 전달해준다. 그러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은 악기에 전통과 인식을 집어넣기에 악기에 따라 전통과 성격이 느껴지도록 하는 것은 지금까지 음악적인 한계를 의미하고 있다.
  그래서 언제나 통념이란 부정적이고 획일화된 생각으로 인해 서로 다른 문화로부터 나온 악기들의 결합이 어렵고 터부시되는 유감스런 일이 일어나곤 한다. 그런 통념을 깨기 위해 Noriter의 ‘라온제나’라는 앨범은 무척 신선한 시도다. 악기는 악기일 뿐 그 속에 어떤 전통과 편가르기도 그 속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클림트의 이미지와 유사한 앨범 자켓은 이 음반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고전과 현대의 결합, 서양과 동양의 결합, 그리고 우리들이 갖고 있는 그냥 통념들인 악기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분명 전통악기를 듣고 과거의 어느 시점이나 그런 분위기를 버리긴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앨범은 그런 한계를 더욱 초월하려는 그 노력이며 3집까지 만든 그들의 노력의 결정판이다.
  경쾌한 가야금과 해금 소리를 통해 들려오는 외국곡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는 무척 신선하고 한국 악기의 대중화를 위한 좋은 곡이다. 가야금이 마치 만돌린 같은 음색을 만드는 것에서 한국의 전통악기가 보편적인 악기로의 변화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3번째 트랙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전통적인 가락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면들이 장점일 것이며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은은함이란 전통을 잘 표현하고 있다. 5번째 트랙인 ‘Tonight’는 외국의 발라드의 느낌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실험작이다. 전통악기에서의 동양적 서정은 물론 여유로움과 함께 서구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트랙 6번인 ‘별똥별’은 전통 악기의 한계를 넘어서 더욱 국제적으로 확장된 느낌이다.
  도전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그것이 실패해도 아름답고 성공해도 아름답다. 그들의 노력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Noriter의 놀라운 이 앨범은 그들의 지금까지의 성과로 본다면 무척 뛰어난 앨범이며 한국 음악에서 특기할 만하다. 부디 그들의 도전이 성공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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