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er Marie - Inger Marie Gundersen By Myself [CD + DVD]
잉거 마리 (Inger Marie) 노래 / Only Music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짙은 커피향과 같은 재즈란 이런 것일까? 이렇게 은은할 수 있을까? 비 오는 어느 여름날, 창 밖을 응시하면서 듣고 있을 때 편안함과 묘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는 정서적 여유를 제공하는 그 무엇을 느끼게 해주는 아련한 재즈-팝. Inger Marie Gundersen이란 북유럽에서 온 백인 여자의 재즈는 묘한 이미지를 품게 만든다.
  하지만 Inger Marie란 여자의 재즈는 재즈바에서 와인잔을 입가에 맞추었을 때의 진함도 느낄 수 있다. 아마 음악적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재즈-팝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보이스의 속성은 여느 흑인 가수와는 달랐다. 어딘지 모를 콧소리와 허스키한 듯하면서도 맑은 목소리는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한다. 그러면서도 무거운 듯하면서도 가벼운 듯 툭툭 하는 창법은 매력적이다 못해 환상성을 자극한다. 
  노르웨이란 그녀의 출생지를 생각하면 찬 그 무엇이 느껴지는 것이 보통이다. 연주자 역시 스웨덴 출신이라 모든 것이 북유럽의 환상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구성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매력과 함께 그녀의 이 앨범은 팝적인 것의 가미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을 제공해 주고 있다. 어려운 재즈보다 개인적인 정서를 적셔주는 것이기에 ‘By Myself’란 앨범은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시작부터 매력적이다. 어느 이름 모를 Bar에서 혼자 느낄 수 있는 감흥을 재즈-팝으로 울려주고 있다. 천천히 다가오는 매력 속에서 피아노의 선율을 타고 들려오는 Inger Marie의 보이스는 여성적 매력은 물론 고혹적인 재즈의 매력을 너무나도 잘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아마 앨범 전체의 매력을 한 곳으로 표현하자면 ‘I don’t want to talk about it’이란 첫 번째 노래일 것이다. 다음 노래인 ‘By Myself’에서의 트럼펫은 음울과 낭만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나른함을 자아내면서도 고독을 즐길 수 있도록 느끼는 그녀의 노래는 확실히 도시적 고독을 표현하는 것만 같다.
  ‘Sad Song’은 정말 슬픈 노래인지 모르겠다. 재즈가 인간의 내면적 고통을 정화시키고 유연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쟝르여서인지 이 노래엔 슬픔보다 그것을 아련히 추억하는 듯한 어조를 느낄 수 있다. 고통을 아련한 추억 속에 묻어버리고 새로운 감흥으로 빠져드는 상념에 젖게 하는 사랑스런 노래다. Inger Marie의 노래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노래다. ‘One’은 ‘Sad Song’에서의 인내의 느낌보단 토로의 감성이 더 느껴진다. 좀 더 거칠다고나 할까? 은은하지만 슬픔의 내면 속에 침잠하면서 들려주는 그녀의 읊조림은 다소나마 들려오는 차라리 정제되지 못한 도전적인 어조를 느낄 수 있다. 이 노래 역시 무척 좋아하는 노래다.
  흥겨운 트럼펫의 시작으로 ‘I Will’은 원곡에서 들을 수 없는 편안함과 나른함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아주 오래된 악기를 지금 사용하면서도 전혀 무리 없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아니 자신만의 음악으로 이끄는 노르웨이 가수의 역량은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게 만드는 그 무엇이다. ‘Where were you’에서의 여전한 매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쩐지 느껴지는 다양한 변주는 노래의 편안함과 긴장감을 일으키는 것만 같다. 특히 Oscar Jensen의 피아노의 느낌은 너무 좋다. 아마 진한 커피를 마시면서 듣기에 가장 좋은 노래인 것 같다. ‘Don’t Explain’와 ‘You don’t Know What Love is’ 두 곡에서 느껴지는 조그만 파장과 긴장은 허약한 나른함을 잦아지게 하고 있다. 뭔가 폭발할 것 같은 것의 잔잔함, 목소리 자체로 이끌어가는 힘이 느껴진다. 앨범 후반기로서 확실한 뭔가를 들려주고 있다.
  Live Track 세 곡은 이 앨범의 색다른 매력을 부가한다.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감이 그녀의 느낌과 함께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꼭 그런 곳에 가서 듣고 싶다. 아마 쉬운 느낌으로서의 음악으로뿐만 아니라 흑인의 재즈의 매력을 북구의 여성 보컬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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