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경제학
도모노 노리오 지음, 이명희 옮김 / 지형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근대는 인간과 신을 동격화한 시기이다. 이를 통해 가정된 인간은 신처럼 완벽한 존재가 됐으며 근대의 학문인 경제학은 신격화된 인간을 바탕으로 경제학 이론을 펼쳤다. 그 중 하나가 인간은 신만큼의 완벽한 계산 능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계보다 더욱 완벽한 판단능력을 갖춘 개인을 주체로 삼은 인간을 가정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성에 의한, 이성을 위한, 그리고 이성을 통한 방법론에 기반한 경제학이 점차 가시화됐다. 이런 경제학은 사회과학에서의 가장 높은 정확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 엄밀성면에선 아직 상당한 개발이 필요로 한다. 즉 완벽하기엔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이런 요구사항에 대해 [행동경제학]은 경제학의 기본 가정인 완벽한 인간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신 같은 완벽한 능력을 인간이 갖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솔직히 인정하는 자세를 주류경제학에 요구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반박자료들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런 인간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에 기반한 연구를 제안하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심리학과의 연계를 제시한다.
심리학에서 바라본 인간은 결코 완벽한 이성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고 있진 않았다. 이성의 기준에서 봤을 땐 실수 투성이었고 도리어 감정에 치우친 결정들만을 하고 있었다. 이 점에서 인간은 완벽하게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고 그러기엔 너무 부적절해 보인다. 또한 정보의 많으면 많을 수록 인간의 판단 능력은 감퇴되기도 했으며 차라리 직감과 같은 비이성적인 인간의 특성으로 해결하는 것이 도리어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주류경제학에서 가정한 이성적인 인간에 대한 가정은 결국 최종판단에 대한 허약성만을 도출하고 만다.
주류경제학에서 가정한 완벽한 이성에 대한 대안으로 제한된 합리성을 갖춘 인간을 경제주체로서 [행동경제학]은 제안하고 있다. 즉 다양한 정보처리를 하는데 한계를 지닌 인간에 감정을 결합시킴으로서 인간에 대한 통찰에 더욱 다가감은 물론 완벽한 인간이란 가정으로 발생한 이론상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책은 다양한 실증사례와 연구사례들을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이론들을 적극 소개함으로써 주류경제학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심리학과 결합된 경제이론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어림잡아 파악하고 해결하는 휴리스틱에 대한 다양한 실증사례들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제한적 합리성을 보여주고 그 유용성 역시 파악해주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주류경제학의 한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단 사실이다. 특히 주류경제학 역시 완벽한 이성의 인간이 불가능함에도 편리성의 이유로, 혹은 대안의 부족을 이유로 계속 완벽한 이성적 인간을 유지하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전을 적극 시도하는 경제학 본연의 모습으로 귀환할 것을 주문한다. 비록 제한된 합리성이나 휴리스틱 등이 과학화의 기초인 수치화에 얼마큼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잘못된 길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따라서 [행동경제학]은 주류에 대한 비판으로서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 할 수 있으며 앞으로 보다 정확한 합리성을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