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혁신, 라스베이거스에 답이 있다
마이크 랜드. 바바라 랜드 지음, 문현아 옮김 / 살림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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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은 Las Vegas의 발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나름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정도로 느꼈다. 그러나, 이 책은 사막과 옅은 초원이었던 마을에서 거대하게 급성장한 도시의 역사를 통해 다른 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것은 도시의 성장과 인간의 내면과의 관계랄까? 도시란 인간이 만든 만큼 인간의 내면이 투영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Las Vegas는 인간의 내면 중 욕망을 가장 잘 표현했고 그 욕망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다.
  이 책의 저자들은 과거보단 현재에 주안점을 두고 쓴 책이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역사가의 당연한 임무가 되어 버린 현대의 시점과 관련성을 중심으로 Las Vegas란 지역의 역사를 인과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과법칙의 근저에 인간의 내면이 있음을 그들은 확인한다. 즉 그런 과거 탐문에서 자신의 이상과 야망을 관철하려는 인간들의 도전과 행동이 있었다.
  현재 카지노와 리조트의 대명사로 Las Vegas를 만든 것은 인간들의 다양한 야심이었다. 사막을 대도시로 만든 원동력인 이 야심은 문명의 기초였던 것처럼 Las Vegas에서도 여지 없이 통했다. 후버댐은 도시를 위한 호조건을 제공했다. 댐 만들면서 모인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 흩어지기엔 너무 많아졌고 이제 어떤 형태로 도시가 발전될지는 앞으로 투여될 자본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갈릴 상황이었다. 그리고 결국 카지노로 결정 났다. 그 배경은 ‘벅시’란 새로운 엘도라도를 건설하기 위한 마피아 갱스터에 의해 시작된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어떤 희생도 마다 않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마피아는 탐욕의 대명사이다. 이런 속성을 지닌 마피아의 등장은 Las Vegas의 색을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마피아의 구체화가 ‘벅스’였다. 마피아 일원으로 이 지역의 Casino의 장래성을 발견한 ‘벅스’의 투자는 언제나 초기의 인물이 겪는 것처럼 불행으로 점철됐지만 도전만큼은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나온 투자자인 다른 갱단들 역시 유사한 길을 걷게 된다. 하지만 카지노사업의 대세를 결정적으로 만든 이들 덕분에 Las Vegas는 향락의 꼬리표를 달기 시작한다.
  돈벌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갖게 된 Las Vegas at Nevada는 경제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카지노는 물론 핵실험 장소가 되는 것에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위험한 수용은 다수의 희생 위에 성장하는 Las Vegas의 흉측스런 인간의 탐욕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카지노와 리조트 산업의 부흥으로 볼걸이를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이 기이한 모험은 핵실험을 관광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인간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 줬다.
  문제는 이것을 막기 위한 방침이나 도전이 또 다른 이기심으로 막아야 하는 아이러니가 있었단 사실이다. 돈이 얼마나 많은지 가늠할 수 없는 억만장자였던 하워드 휴즈의 출현은 이 도시의 코미디를 더한층 성숙시켰다.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사들였던 이 희한한 사업가는 도시 전체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사치스런 사업가였고 실제로도 그렇게 사들였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판단했을 때, 미련 없이 도시를 떠났다는 점이다. Las Vegas란 도시가 어느 백만장자의 장난감이 됐다가 풀려나는 순간이었다.
  도시는 그런 과정 속에서 수많은 스타들의 등용문이 됐고 또한 엄청난 연예 비즈니스 사업을 개발시켰다. 카지노와 연예 사업의 결합은 생각 이상으로 도시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고 미국은 물론 국제적인 스타들인 ‘프랭크 시나트라’와 ‘엘비스 프레슬리’ 같은 대중적인 스타들을 우리 주변까지 알리는데 기여를 했다. 하지만 도시의 우울한 이미지는 도시 발전의 발목을 잡았고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통해 카지노란 우울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했다. 이런 그들의 움직임 속에서 더욱 큰 규모의 리조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어린이도 함께 할 수 있는 리조트 개발에 더욱 주력한다. 즉 보다 가족적인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도 Las Vegas는 변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떤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문을 통해 우리에게 제시된 가이 루이스 로샤의 당부다. Las Vegas엔 카지노와 리조트만 있는 도시가 아닌 평범한 일상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책의 후반부에선 하이킹과 같은 여유와 일상을 즐기는 평범한 미국인들과 심지어 홈리스들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Las Vegas의 독특성보단 미국의 다른 도시와 같은 보편성에 주목하길 권유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의 보편성을 다루는 것만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런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특이성을 결정하는 것 역시 주목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미국의 디트로이트엔 자동차 공장만 있지 않을 것이고 시카고만 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진 않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뇌리엔 그런 상징적인 속성들이 남겨져 있다. 즉 평범한 것에 기반을 두긴 하지만 그 도시만의 독특성 역시 결정된다. 이런 독특성은 인간의 도전이든 탐욕이든 인간의 내면적 가치로 결정된단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욕심이 어떻게 구현되는가에 따라 변화되는 도시의 색은 무척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어느 시점에서 도시는 물론 공동체의 체질이 결정될 때 중요한 인물들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가능하다면 그런 선택이 이루어질 경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하고 그 선택에 최소한의 배려와 도덕률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함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Las Vegas가 가능하면 긍정적인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는 저자들의 생각일 것 같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공동구성원들의 최소한의 가치를 지닌 선택이어야만 한다는 그들의 바램도 좀 엿볼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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