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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도시 인문학 수업 - 이름만 알던 세계 도시에 숨어 있는 특별한 이야기
신정아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5년 1월
평점 :
도시는 인류를 가장 밝게 빛나게 만들어주는 협력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준다.
인간은 다른 인간으로부터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많이 배운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의 가장 큰 능력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과 함께 광범위적 협력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또한 인간의 협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도시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작가 신정아는 20년 동안 중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쳤던 경험을 통해 유튜버 책읽는 신쌤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시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 역사, 지리, 정치, 경제, 예술, 과학 기술, 환경 등을 엮은 인문 교양서 3분 도시 인문학 수업을 발간하였다.
도시 예술을 품다 (피렌체/바티칸/프라하/빈/안트베르펜/교토/바르셀로나)
도시 역사를 기억하다(예루살렘/아테네/로마/이스탄불/시안/방콕/타이베이/홍콩/상트페테르부르크/런던/퀘벡)
도시 혁신을 이끌다 (피렌체/파리/ 두바이/카이로/싱가포르/뉴욕/멘로파크/시애틀/시드니)
도시, 자연과 공존하다 (울란바토르/로바니에미/제네바/케이프타운/베네치아/암스테르담/멕시코시티)
도시, 희망을 꿈꾸다(더블린/앵커리지/아바나/부에노아이레스/푸나푸티/프라이부르크/코펜하겐)
42개의 도시 중 딱 반을 가 보았다. 올 여름 더블린을 가게 될테니 아슬하게 1/2는 넘는 걸까? 나름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생각하지만 세계는 넓고 갈 곳은 많아 아직도 가보지 많은 곳들이 많은 것 같다.
3분 도시 인문학 수업에서는 다양한 도시들의 예술, 역사, 과학, 자연, 미래를 다루며 해당 도시로 여행을 떠난 느낌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소설 [적과 흑]의 작가 스탕달은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하던 중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정신을 잃을 지경에 이릅니다. 피렌체의 예술 작품을 감상하다가 그 아름다움에 압도되었기 때문인데, 그런 증상이 한 달이나 이어졌다고 하죠. 이후로 예술작품을 보았을 때 순간적으로 흥분 상태에 빠져 호흡곤란, 마비 등의 증세를 보이는 것을 '스탕달 신드롬'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스탕달 뿐 아니라 피렌체를 방문한 많은 관광객이 집단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경험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지요. 17p"
대학교 1학년 때 방문했던 피렌체는 아름다웠다 정도로만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오히려 폐허에 고양이만 돌아다녀 을씨년스러웠던 로마나 아름다웠던 베네치아가 더 기억에 남았었는데 이후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며 베네치아에 다시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을 스탕달 신드롬에 빠지게 했던 피렌체의 아름다움을 직접 다시 느껴보고 싶다.
"어떤 대상을 싫어했으나 자꾸 접하다 보니 호감이 생기는 현상을 '에펠탑 효과'라고 합니다. 단순 노출효과라고도 부르는데 마케팅에서 자주 활용하지요. 에펠탑을 싫어했지만 계속 보다 보니 결국 사랑하게 된 파리인들에게서 나온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138p
파리 에펠탑의 건축 역사와 당시 파리 시민들의 극렬한 거부감에 대해서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 같다.
프랑스 문학의 거장인 모파상은 에펠탑을 보기 싫어 유일하게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에펠탑에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에 파리 시민들이 에펠탑과 사랑에 빠졌듯이 전 세계 여행객들은 파리하면 에펠탑을 떠 올린다. 에펠탑은 20년 후에 철거예정이었지만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 6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붕괴 위험이 늘 도사린다고...
"에펠탑아! 내가 다시 오를 때까지 건강히 살아있어야 해!!!"
"모비딕은 '피쿼드'호 라는 배에 탄 선원들이 흰색 향유고래 '모비딕'을 쫓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 '스타벅스'인데 세 친구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우리의 커피 가게 이름을 '스타벅스'라고 하자! 이들은 1971년 시애틀의 시장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첫 번째 '스타벅스'를 엽니다." 171p
얼마 전 스타벅스의 굿즈가 펭귄북스에서 나온 모비딕 스몰 북이었다. 관련이 있다고 알고 있었는데 스타벅스의 시작을 찾아보지 않아 정확히는 몰랐는데 스타벅스가 일등 항해사의 이름이었다. 벽돌책 독서모임을 운영한지 벌써 9개월째다. 이제껏 못 읽었던 유명한 벽돌책들을 다 읽고 나면 꼭 읽고 싶은 책 중 하나가 모비딕이다. 모비딕~! 기다려라.
"북극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에서 여름에 해가 지지 않는 현상을 백야라고 합니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 있으므로 하지에 가까운 여름에 북반구의 고위도 지역에서는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내내 태양을 볼 수 있습니다. 백야는 위도가 높은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러시아, 캐나다 등에서 나타납니다." 189p
"핀란드의 로바니에미는 북위 66도 부근에 위치합니다. 로바니에미에서는 6월 초에서 7월 초 사이에 백야가 나타납니다. 5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밤에도 환하기 때문에 24시간 활동할 수 있지요." 190p
7월 아이슬란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7월 아이슬란드는 백야라고 한다. 백야면 더 오래 활동하며 여행을 마음껏 할 수 있지 않을까? 24시간 활동이라니... 잠은 자야지...
그래도 늦게까지 돌아다녀도 덜 위험하고 오래 활동할 수 있는 7월의 아이슬란드가 기대된다. 더군다나 겨울이 아니라 오로라를 포기했는데 올해 7월은 태양풍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작년 5월 10일처럼 한국에서도 미세하게 오로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게 웬 횡재일까? 7월 내 인생의 첫 오로라를 만나게 되는 걸까?
백야에서 만나는 오로라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감동을 줄까? 기대만으로도 벅차오른다.
"2022년 아일랜드의 1인당 국내 총생산(GDP)은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상으로 약 13만 달러로 추정되는데 이는 세계 3위, 유럽 2위에 해당합니다. 도시 국가를 제외하면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된 것이죠. 아일랜드를 켈틱 호랑이 즉 켈트족 호랑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아일랜드는 2000년 대 초 영국의 GDP를 따라잡았고 2020년에는 무려 영국의 두 배를 기록합니다."225-226p
7월 예정되어 있는 여행은 아이슬란드와 아일랜드이다. 아일랜드는 처음에는 계획하지 않았다가 최근 클레어 키건의 소설을 보면서 더욱 아일랜드에 매력을 느껴 함께 가기로 했다. 그런데 아일랜드의 경제가 전 세계 가장 부유한 국가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 90년대만 해도 14000달러로 유럽 하위권에 속했던 이 국가의 GDP는 현재 13만 달러가 되었다니 놀랍다. 이 모든 것은 아일랜드가 법인세를 줄이고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 애플, 메타 등 유수 IT 기업 세계적 제약회사의 유럽 본사가 아일랜드에 있다고 한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우리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IT 강국에서 추락하고 있는 우리 모습이 겹쳐서 참 씁쓸하다...
도시는 결코 완벽한 적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완벽한 도시를 만들 수도 없다. 사실, 도시에서의 기쁨과 역동성은 도시의 공간적 혼란스러움에서 비롯된다. 공간적 혼란스러움이란 건물과 사람과 활동이 서로 뒤섞여 상호작용하며 연출하는 다양성을 가리킨다.
여러 도시의 역사, 예술, 문화, 혁신, 미래 공존의 방식을 바라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본 책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여행을 좋아하고 역사, 지리를 좋아하는 사람들께 권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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