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불운 - 2024 공쿠르 단편소설상 수상작
베로니크 오발데 지음, 이세진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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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산뜻하고, 신선하며 유쾌하다." 한낮의 불운을 읽고 느낀 한 줄 소감이다. 

다산북스의 소설은 믿고 보는 편인데 이번에 읽게 된 프랑스 단편 한낮의 불운도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다. 

어찌 보면 불행에도 약간의 쓸모가 있다. 

거의 평범하고 때로 불행하지만 결코 실망스럽지는 않은 삶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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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콩쿠르 단편소설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베로니크 오발데의 작품이다. 

단편 소설상을 받은 작품이고 8편의 독립적인 이야기가 담긴 단편들이 실려 있지만 각 이야기의 중심인물들이 어떻게든 서로 이어져 있는 연작 소설이다. 

단편이지만 서로 이어져 있다 보니 이걸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단편의 특징은 장편에 비해 시간과 공간의 설정이 짧다는 것이다. 단편에서의 순간으로는 그 인물의 인생사를 길게 들여다볼 수 없다. 그래서 숨 쉴 공간이 생기고,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지금의 불행이 다시 행운으로 돌아오는 기적이 인생에서는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단편의 묘미를 여태껏 많이 느끼지 못했는데 이론으로 이해하는 단편의 특성을 가장 와닿게 한 작품이 한낮의 불운인 것 같다. 

한낮의 불운이 생의 행운으로 바뀌는 마술이 펼쳐질지 어떻게 아는가? 

인생의 모든 순간은, 결정적이다. 

필멸의 삶에는 흥망성쇠가 있고, 몰락의 순간과 몰락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만큼 빛나는 순간은 다르지 않을 수 있다. 

188p

작가의 유머 코드와 신선한 발상에도 풋 하고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가 있는 점도 이 소설의 장점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


"그녀는 생리를 할 때가 좋았다. 매달 작은 집을, 피의 모래성을 새로 지었다가 조용히 몸 밖으로 흘려보내는 것 아닌가. 작은 집을 만든다는 것- 게다가 그 집에는 아무도 산 적이 없다는- 생각이 오랫동안 위안이 되었다. 그건 마치 발현하지 않고 잠재된 초능력 같았다." 85p


"애가 개인적인 감정으로 이러는 건 아니야. 딸이 무슨 상전처럼 고깝게 말할 때마다 그렇게 생각해야만 했다. 얘가 나에 대한 불만으로 이러는 게 아니야, 얘는 내가 아니라 엄마라는 역할에게 말하고 있는 거야."_45p


"친애하는 헤르만, 배은망덕의 시절은 결국 지나가는 것을(헤르만은 배은망덕의 시절을 늘 조화롭지 못한 신체 변화나 여드름투성이 피부와 연관 지어 생각했다. 그가 이 시절의 이중적 의미를 이해하게 된 지는 얼마 안 됐다. 아들 파블로가 사춘기에 접어들고 나서였으니까.)"_121p



그 외 기억하고 싶은 한낮의 불운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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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집이 아니라 옆집에 떨어진 벼락은 언제나 위안이 되는 법이다._10p


  • 살면서 잃는 것은 하나뿐인데 그 하나를 끊임없이 잃어가는 거지. 그게 뭐가 됐든. 어떤 느낌일 수도 있고 작은 기쁨이나 희망일 수도 있는 그것을 되찾고는 해. 그것의 메아리라도 되찾았다가 또다시 잃어버리기를 무한 반복하는 거야. _42p


  • 어머니는 그에게 말하곤 했다. 너는 달의 뒷면 같은 아이란다. 지구에 사는 사람들은 절대로 볼 수 없는 면 말이야. 사람들은 달의 뒷면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거기에 궁궐과 오아시스가 넘쳐난다는 걸 믿지 못해. 하지만 엄마는 알아._127p


  • 한때 멕시코에서 신기가 영험한 아이였다고 해도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꿈에도 모를 수 있다. 비결은 없단다, 사랑하는 에르난. 재능도 너무 띄엄띄엄 써먹으면(시계공으로서의 재능이든, 사면으로서의 재능이든, 다른 무엇이 됐든 간에) 결국 무뎌질 수밖에 없어. _134p


불행하다면 불행한, 어쩌면 영화에서는 엑스트라밖에 맡지 못할 평범한 이들의 삶에 닥친 비극을 희극을 사뿐 깃들여 맛보는 유쾌하고 신선한 장편 같은 장편소설이었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불고 연두가 올라오는 이 봄날 어울리는 소설이 아닐까? 


거짓말 아니고 다산 담당자님은 타고난 눈이 있으신 듯! 


#다산북스 #한낮의불운 #프랑스소설 #추천소설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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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클래식 - 24명의 대표 작곡가와 함께 떠나는 유쾌한 클래식 여행
음플릭스 지음 / 빅피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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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나요? 

빅피시에서 출판한 <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클래식>은 클래식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세 명의 음악 교사분들께서 쓰신 책입니다. 

클래식 초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시대에 따라 대표 작곡가들의 이야기와 추천 클래식 음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 다 해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음악이 풍경에 스며드는 순간 기억이 박제되는 경험을요. 그래서 여행 때 일부러 음악과 함께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죠. 저도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려보면 그 시절의 음악과 촉감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클래식은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렇게 클래식 음악들이 좋더라고요. 고전소설을 최근에 더 많이 읽게 된 이유와 비슷한 것 같아요. 

알고 있는 음악가와 음악도 많았지만 처음 알게 된 스토리, 음악들도 있어 너무 신선하고 즐거웠답니다. 


클래식을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 <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클래식>으로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중세, 르네상스 시대

르네상스 음악의 미켈란젤로, 조스캥

"조스캥은 음들의 주인이다. 음들은 조스캥의 의지대로 해야 하지만 다른 작곡가들은 음들의 의지대로 한다." - 마르틴 루터


조스캥은 다성음악의 정수라고 하는 여러 명이 다른 멜로디를 동시에 부르는 음악의 대가입니다. '모방 대위법' 즉 돌림 노래 형태를 처음 만들어 냈다고 해요. 

조스캥의 대표 음악인 '아베마리아, 조용한 처녀'를 듣다 보면 유럽의 어느 조그만 성당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바로크 시대

바로크 시대에 들어 음악은 '감정'을 중요시하게 되었습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음악이 질서와 조화를 추구했던 것과 달라진 점이죠. 그래서 곡 안에서도 극적인 변화와 대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해요. 

바로크 시대의 대표 거장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비발디, 헨델, 바흐가 있어요. 


비발디가 사제였네요. 하지만 음악에 빠져 있어 미사는 드리지 않고 음악만 하는 사제로 포지셔닝 하다 베네치아 고아원의 음악 교사로 부임했다고 하는데요.

비발디 하면 사계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이 책 덕분에 '사계 봄 1악장'과 '사계 여름 3악장'을 다시 들어볼 수 있었어요. 헨델의 '할렐루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는 언제나 영혼을 울립니다. 

고전 시대

고전 시대에는 계몽주의 바람이 불어 과학, 철학, 정치, 예술이 모두 이성의 이름 아래 새로이 태어나고 음악도 그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가장 달라진 것은 음악들의 주체가 시민에게까지 퍼져나갔다는 거라네요.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의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건, 그의 사후에 당시 골상학이 유행이라 두개골을 누가 훔쳐 갔다고 해요. 결국 145년 만에 찾게 된 그의 두개골은 기존의 이름 모를 두개골과 함께 머리 둘 해골이 되어 묻혀있다고 해요. 


모차르트의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으셨죠?

얼마 전 보았던 아메데우스에서 느낌은 현재형이라면 모차르트는 심각한 ADHD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학자들은 단순한 미성숙한 장난이 아닌 억눌린 사회적 스트레스나 고압적 귀족 사회에 대한 반발 혹은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는 수단이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베토벤은 고전주의의 양식을 넘어서 인간의 정신과 자유에 대해 작곡, 노래하기 시작한 작가라고 하죠. 

대표적인 곡이 <교향곡 3번 영웅>이라고 해요. 보나파르트 즉 나폴레옹에게 헌사되었던 이 곡은 황제 즉위 후 이름이 바뀌어 영웅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릴 적 불멸의 연인을 재미있게 봤었는데요. 아직도 정확히 누구와 사랑을 나눴던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어요.


전기 낭만 시대

이 시대에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핵심이었다고 해요.

서른한 살 매독으로 인해 이른 죽음에 이르게 된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 피아노 5중주 숭어뿐 아니라 마왕이나 교향곡 8번 미완 같은 곡들을 남겼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슈만이었어요.

슈만은 평생 자기 안에 두 인격이 있다고 믿었대요. 격렬하고 충동적인 자아 '플로레스탄'과 사색적이고 감성적인 자아 '오이제우스'로 실제 카니발에 이 두 이름으로 악장이 들어가 있다고 하네요. 

결국 정신 분열로 쇠퇴해진 슈만의 아내는 클라라, 즉 슈만의 평생의 제자 브람스가 평생 사랑한 여인이었죠. 슈만과 클라라는 평생 정신적 친구로 서로 존중하며 지냈다고 합니다. 

지금 슈만 연극이 하던데 보러 가고 싶네요. 


후기 낭만시대

후기 낭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음악가들은 자연과 우주, 인간의 운명 심지어 인류 전체의 역사를 음악에 담으려 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오케스트라도 점점 커지고 악기도 다양해졌고요. 


말러는 "교향곡은 세계를 담아야 한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생각으로 말러의 교향곡은 기존에 들어가지 않던 다양한 무질서한 파편의 소리들이 들어가게 되었다고 해요.


실패했다가 다시 일어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인간적 고백과 제기의 상징이었다면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극한의 도전이자 거장의 고독을 음악적으로 옮긴 걸작이라고 해요.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슬픈 서정성이 뛰어난 작품이라 귀에 많이 맴도네요 


바그너는 인간적으로는 아주 별로였던 사람 같아요. 친구를 배신하고 아내를 뺏고, 평생 빚을 지고 도망 다니는 반역자... 그렇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하네요.

오페라 오케스트라를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숨겨버린 게 바로 바그너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는데요.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렌그린', '탄호이저' 등 수많은 오페라와 작곡을 남겼지요.


근현대 시대

음악의 인상주의자가 바로 드뷔시래요. 드뷔시는 음악을 머리가 아닌 피부로 느끼게 해준 최초의 작곡가로 소리에도 온도와 습도가 있고, 색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어요.


천재였던 스트라빈스키는 발레음악 불새로 20대에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현대음악의 원시주의부터 신고전주의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추구한 작가였습니다. 


스트라빈스키도 이전에 봤던 뮤지컬을 통해 좀 더 인간적인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너무 재미있게 이 책을 읽어서 빅피시의 또 다른 책 <클래식 왜 안 좋아하세요?> 도 보려고요. 

클래식 좋아하시는 분들 재미있게 들으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추천드려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번시작하면잠들수없는클래식 #빅피시 #음플릭스 #클래식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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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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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인생을 되짚는다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가 좋은 겁니다.

인생은 영화 같고, 영화는 인생 같은 것이니까요...

246p



천국 영화관은 일본에서 인기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시미즈 하루키의 청소년 소설이다.

이 작가의 전작들을 보면 죽음 이후의 세계를 많이 다루고 있어 흥미가 생겨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말 그대로 천국이다.

죽은 이들은 천국에 있는 영화관에서 때를 기다리다 자신의 영화가 오면 그 영화를 사람들과 함께 관람하고 천국을 떠나는 설정이다.


줄거리


주인공 오노다는 천국에 도착하지만 모든 기억을 잃은 상태다. 천국 영화관의 매니저 아키야마는 이런 오노다에게 극장 알바를 제안한다.

이유는 극장에서는 타인들의 영화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모두 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있지만 영화의 주인공들이 공개를 원치 않는 경우 직원들 외에는 관람이 불가하다.

모든 사람의 삶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 있는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 테니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 오노다는 제안을 승낙한다.

오노다는 주인공들이 자신의 삶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우며 성장하고 본인의 기억에도 조금씩 근접해간다. 두 달 후 결국 오노다의 필름이 도착하는데....

천국은 우리가 지금 있는 곳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여럿 존재합니다. 영화관도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도 있습니다. 사람이 죽은 후에 가는 사후 세계는 아주 크고 넓지요.

어떻게 보면 우주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지구라는 별 안에 여러 나라가 있는데 그런 지구를 벗어나면 또 다른 별들이 있고 우주가 있지요. 그 너머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세계가 펼쳐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36p



지은이가 다중우주론을 믿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던 문구.

아주 흥미로운 설정이고 생각이다.

우주의 무한한 수축, 팽창설도 타당해 보이는데 죽음 후의 세계를 이와 연결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천국 영화관에 온 주인공들이 대다수 일본인 또는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배경을 만들려고 하더라도 여러 개의 영화관이 필요했을 것 같다.



열 명의 사람이 있으면 열 가지 인생이 있다고 할 정도로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서 평범하기만 한 인생이란 건 있을 수가 없는 법입니다.

93p

무색무취의 평범 그 자체인 스즈키의 영화는 정말 평범한 영화였다.

단 하루 회사를 결근하고 달려간 푸른 바다 앞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그 순간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하지만 그 영화를 보고 영화관 매니저 아키야마는 "명장면이 있는 영화"로 이야기하고 스즈키도 자신의 삶에 만족을 하고 천국을 떠난다.

스토리가 있는 영화도 재미있지만 딱 한 장면 가슴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그 영화도 멋진 영화라는 말. 누구나 살면서 한 장면은 멋지게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모녀의 사랑

미치카 씨는 천국에 온 것을 자책하는이다. 자신이 돌보던 친정엄마가 치매가 걸린 후 집에서 모시는 걸 반대하던 남편 때문에 엄마를 요양원에 맡겼고 얼마지않아 엄마가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엄마와 사랑이 깊었던 그녀는 엄마의 사망 이후 넋 나간 듯 살다 결국 삶을 마감한다. 결국 천국에서 엄마의 사랑을 깨닫고 자신의 무능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인다. 모녀의 애잔한 사랑에 갑자기 눈물이 툭.... 떨어졌다.


가장 슬펐던 이야기


평생 병실에서만 삶을 보내다 천국에 도착한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는 너무 행복해 천국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매일 즐겁게 뛰고 운동하고 사람들과 웃음을 나누며 보낸다. 알고 보니 그의 짧은 삶은 고통뿐이었다.


"야마토 군 같은 아이들이 구원을 받으려면 죽은 다음에 이런 세계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거지. 그렇게 고생했는데 죽어서 소멸하고 끝, 이러면 너무 한 거잖아. 이런 세계가 여기 이 천국 하나만이 아니라 다양하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적어도 나로서는 마음에 구원을 받는 느낌이었어. 현실 세계에서 힘들게 살다가 죽은 사람에게는 사망 후에 이런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일종의 구원이 될 거라고 생각해."_235p


작가가 천국 영화관이라는 세팅장을 만들어 놓은 건 야마토 같은 아이들을 위한 바람 같은 건 아니었을까?

평소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영화와도 비슷한 면이 참 많은 것 같다.

소설을 읽고, 영화, 뮤지컬을 보는 이유가 타인을 이해하고 삶을 배우기 위해서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순간을 통해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인생은 영화 같고, 영화는 인생 같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청소년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천국영화관 #청소년소설 #시미즈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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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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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그림자와 같아서, 순간순간 꾸며낼 수는 있어도 방심한 틈에는 본래의 형태가 비쳐나온다. 누군가의 인성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말버릇, 말의 표현, 말의 진실성을 유심히 보면 된다. 이 원리는 나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92p

요즘 필사를 하고 있는 책이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는 곧 세계"라는 말을 한 철학자로 언어와 세계 그리고 사고의 관계를 사유한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비트겐슈타인의 책을 읽기 전 그의 철학을 쉽게 정리한 책을 읽어보고 싶어 선택하였는데 그의 철학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어서 좋았던 것 같다.

언어의 한계가 곧 당신의 한계다

단어로 배우지 못한 세계를 우리는 인지하지 못한다.

문화적 차이로 존재하지 않는 단어는 이해가 어려운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외국인이 한국의 '한'을 이해 못한다거나.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이 이야기 하는 '언어의 한계'는 단순히 어휘 부족을 이야기 하는 것보다는 생각의 틀, 인식의 폭, 상상력의 경계를 포함한다.

성공한 부자가 되기 위해 우리는 소위 '그릇'을 먼저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언어도 그렇다고 하는 것이다.

언어가 세계를 담는 그릇이기 때문에 그 그릇이 작으면 담기는 세계도 제한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에 늘 책이 답이다. 내가 쓰는 언어를 다듬고, 생각의 깊이를 키우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가 아닐까?

또 한가지는 경험으로 한계를 넓히는 것!

"한정적인 자신의 세계를 더 나은 세계로 바꾸고 싶다면, 더 풍부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접해야 한다. 귀찮고 힘들다는 이유로 매일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만 들으면 그 세계는 한정적이게 될 것이다." 140p

명제는 실재의 그림이며, 명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실재의 모형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좋은 카메라가 더 선명하게 현실을 담아낼 수 있듯이' 우리가 말하는 '명제'도 사진처럼 세상을 담아낸다는 의미다. 우리가 빨간색을 떠올리고 나서 주변을 돌아보면 빨간색 물체가 많이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나는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과 '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은 각기 다른 그림을 그리고 구체적일수록 더 선명하게 미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한 질문은 그에 대한 대답의 가능성 안에서만 의미를 가진다.

답이 없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보통 너무 큰 질문을 하기 때문에 답을 찾지 못한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같은 질문을 "내가 지금 불편하게 느끼는 건 뭐지?" "지금과 다른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로 바꾸면 현실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고 한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같은 질문도 마찬가지다. 그런 질문들은 답을 찾기 힘들며 스스로를 사막의 미아로 만들게 하는 질문들이라는 거다. 비트겐슈타인이 하는 말은 답할 수 없는 문제에 힘을 쏟지 말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 세계를 만들어나가라는 말이다.

삶의 의미는 하나의 정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방향에 가깝다

127p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라는 질문과 같이 평생 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은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구체적으로 바꾸거나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식으로 바꿀 수 있다.

또 한 가지 시선을 외부로 옮겨 큰 시야에서 바라보면 '가치'가 드러날 수 있다.

나의 의미= 내가 추구하는 가치로 치환해 보자.


삶의 유한성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현재를 살아가게 만든다

죽음을 '언젠가 닥칠 무언가'가 아닌 삶을 규정하는 '한계'로 받아들이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액자비유도 참 좋았다. 액자가 있기에 그림과 배경이 구분된다는 거.

개인적으로는 삶과 죽음이 이어져 있는 하나의 원이라고 생각하지만, 죽음을 액자로 비유하면 죽음이 있기에 삶이 존재하는 거다.

고전을 읽을 때 많이 나오는 주제 중 하나가 '영생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 그런 삶을 선택할까?"라는 건데 인간은 죽음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고 끝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죽음 없는 삶은 '끝없는 지루함의 연속'이 아닐까? (나는 반댈세~~!)


우리의 언어의 문법이 세계의 윤곽을 결정한다

159p

어휘가 사고의 확장과 관계 있듯, 문법이 세계의 윤곽을 결정한다는 얘기가 상당히 재미있다.

"나는 실패했다"라는 말대신 "실패를 경험했다"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해" 대신 "지금 불행한 상태야"라는 말을 통해 가능성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예시로 과거와 미래의 위치를 거꾸로 인지하는 안데스 산맥의 소수인종은 미래가 뒤에서 밀려와서 나에게 닿는다고 느낀다고 한다. 어디선가 봤던 과거, 미래 시제가 없던 원주민 이야기도 떠오른다. 그들은 현재만 산다고 했던가.

시간 문법만 그럴까? 남성과 여성, 단수와 복수, 분사 등 다양한 어법이 존재유무가 그 문화를 만들고 그들이사고를 창조할 것 같다.

그래서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우면 사고가 확장된다고 했던 것일까?


철학의 목적은 파리를 파리통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것이다.

168p

비트겐슈타인은 우리가 살다가 어려움이 닥쳤을때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능력 부족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이 고정되어 있어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어려움에서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낵 무엇을 '문제라고 착각했는지'를 살피는 일이다."167

관점을 비틀어볼 것! 단편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사고를 확장할 것! 기억하자!

말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

비트겐슈타인

말이 세계를 창조하듯, 한 번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비트겐슈타인은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하고 정확하게 말하지만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지 말라라고 한 것은 말로 인해 파급되는 부정적인 영향을 염려한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하는 말들을 살펴보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말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남에게 상처 주는 말, 부정적인 말, 신세 한탄... 이런 것들은 결국 부정적인 세계를 고착화 시키는 결과만 낳는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히고 나 자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말이라면 침묵하자!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쉽게 읽어볼 수 있어 좋았고, 필사하기에도 좋았던 책이다.


모티브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비트켄슈타인, #당신의말이곧당신의수준이다, #비트겐슈타인명언, #모티브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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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맨 - 뉴욕의 컨설턴트에서 시골 우체부로, 길 위에서 찾은 인생의 진짜 목적지
스티븐 스타링 그랜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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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던 컨설턴트에서 시골 우체부가 된다니 이런 영화 같은 일이 있을까?

소설 같은 이 이야기는 실화이다.

지은이 스티븐 스타링그랜트는 25년 넘게 경영 및 마케팅 전문 컨설턴트로 일했다고 한다.

소비자심리학, 행동경제학, 브랜드 전략, 제품 개발 등의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고, 옴니콤, 하바스, 드로가 5, TCS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전략가로 근무했다고 한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회사에서 갑작스러운 해고 통지를 받는다. 당시 저자는 오십에 막 전립선암을 진단받고 투병을 하던 중이라 건강보험과 생활비가 절실히 필요했고 고향으로 가서 우편배달부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심일이나 삼정 정도 회계법인의 수석 컨설턴트였다가 하루아침에 잘렸다고 하자. 저기 해남이나 강원도 산속 마을의 우체부로 간다는 게 말이 될까?

왜 그냥 다른 걸 하지? 이렇게 생각되는 시점인데, 시기가 시기고 미국이라는 나라의 특성이 있는 것 같다.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했던 그 흉흉한 시기를 떠올려보면 미국처럼 고용 유연성이 높은 나라들은 사람들을 막 해고했을 테고, 직장이 없으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니 보험 때문이라도 취업을 꼭 했어야 할 거다.

결국 저자는 고향이었던 애팔래치아 산골 마을에서 우편배달부를 하며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된다.

소위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나뉘는 이 두 직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요즘은 오히려 목수나 기술직 등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에서는 화이트칼라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작가는 아버지가 과학자였고 평생 펜대를 굴리며 살던 사람이었는데 매일 배송차량과 씨름하며 좁은 시골 산길을 달리며 '대체 나는 뭘 하고 있지?'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을거다.

작가의 글에서도 그런 좌절이 여실히 느꼈던 것 같다.


3번 구역에 오면서 마침내 내가 얼마나 역부족인지 절감하기 시작했다. 복잡한 절차, 신체적 피로, 시간의 압박, 운전석이 반대인 차를 모는 일, 이 모든 것이 쓰나미처럼 덮쳐 신참을 나가떨어지게 만든다는 것을. '그래도 나는 아니야, 나는 달라. 나에게는 쉬울 거야.' 나는 내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왔다. 왜나하면 나는 오지게 똑똑하니까.

아니었다. 나는 그저 잘난 척하다 소형 SUV 한 대 분량의 우편물을 뒤섞어버린 쉰 살짜리 얼뜨기였다. 현실 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 그랜트.

9장 중,


"아마 내일 그만둘 것 같아요."라고 날마다 말하는 그에게 직장 동료는 "오늘만 참아요. 그럼 우체국에서 봐요."라고 매일 답하고 그렇게 그는 간신히 버텨냈다.

그는 이야기한다. 인생의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고 헤맸던 단테처럼 그가 삶의 통찰을 얻은 순간은 전략가, 부사장 같은 성공적인 커리어가 아니라 지지리도 못하는 우체부로서 밑바닥을 경험할 때였다고.

그리고 그 순간에 깨달은 것은 울면서도 버텨내리라는걸. 그렇게 그는 한 집에서 다음 집으로 우편을 배달하며 성장한다.


인생의 성장은 나이와 상관없이 지속될 수 있다는 걸 주인공을 통해 다시 배운다.

결국 그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 마침내 진정한 우편배달부가 된다.

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지역 우체부들에게 무료 커피를 주며 따뜻함을 전하는 고객들이 더 많았지만 진상 고객은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부잣집 동네에서 만난 그녀는 주인공에게 거들먹거리며 한심하다 뜻이 자존심을 깔아뭉개버린다.

결국 그는 폭발하고 더는 못하겠다고 아내에게 말하고 폭발해버린다.

그런 그를 구렁텅이에서 꺼내준 건 참을 성 있게 기다려준 아내였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빅터 프랭클의 가르침을 몸소 깨닫는다.

내 인생의 문장이자, 가르침이기도 한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틈이 있다. 그 틈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선택하는 것은 우리의 힘이다. ㅇ리가 얼마나 성장하고 자유로워질지는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냐에 달렸다."라는 말.

환경이 아무리 거칠고 힘들더라도 결국 그것을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건 우리의 몫이다. 그는 그 가르침을 체득함으로써 온전한 주인공이 된 것이다.

소설 같은 이야기, 영화화되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작가의 현재의 모습이 궁금해서라도 전체 이야기를 꼭 다시 봐야겠다.

$\frac{메일맨}{웅진지식하우스에서가제본을\ 받아\ 읽고\ 작성한서평입니다}$
   

#메일맨 #웅진지식하우스 #연방우정국 #스티븐스타링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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