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키 호택 - 한국판 돈키호테 임택, 당나귀하고 산티아고
임택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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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람들 눈에만 당나귀 호택이 예뻐 보인 건 아니었나 보다. 딸아이 둘 다 당나귀가 너무 예쁘다고 난리다. 당장 당나귀 사달라면서. 아파트에서는 못 키워.


여행기를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동물과 함께하는 여행기는 또 처음이다. 그전까지 가장 신기했던 건 노모와 함께하는 태원준 작가의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였다.


산티아고는 걷는 걸 무척 싫어했던 나도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었던 여행 경로였다. 전에 같이 근무했던 동료분이 중학생 딸과 함께 40일가량 걸었는데 두 모녀가 함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경험이었다고 말씀하시는 그 눈빛이 인상적이어서다. "나 혼자만 고생할 수 없지" ^^


저자 임택은 이미 여행기도 쓰고 세바시, ted 강연에 유 퀴즈 온 더 블록, 아침마당 등에도 출연하신 유명인이다. 어쩐지 문장이 재미있고 여행기 구성이 탄탄하더라니.


81일간 산티아고 여행 중 71일을 당나귀 호택과 함께 한 여행기다. 여행을 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드라마가 된다. 특히 당나귀와 함께하는 여행은 일상이 에피소드 그 자체다. 혹자는 남이 여행하는 거 읽는 게 뭐가 재미있냐고 하는데 모르는 소리. 인간의 가장 큰 욕구 중 하나가 대리만족이다.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연예인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먹고 마시고 노는 것까지 인기를 누리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나는 못하지만 남들 하는 거 보면서 대신 즐기겠다.


직장에 얽매여서 당장 여행을 떠나지는 못해도"나도 언젠가는"이라는 문구 하나쯤은 누구가 품고 있다. 더구나 저자는 여행 유튜브나 다른 책에 나오는 젊고 예쁘고 아름다운 청년이 아닌 아저씨. 나도 하고 싶다. 책까지 쓰지는 못해도 산티아고를 걸으며 길과 소통해 보고 싶다. 당나귀와 함께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81일까지 길게 걸을 수는 없어도. 단 하루 만이라도 푸른 하늘 밑에서 땀 흘리며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마침 당나귀를 매개로 벌어지는 에피소드 가득한 이야기도 즐겁고 스페인 사람들과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하루로 사건 사고가 없는 날이 없지만 또 그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행복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스페인 사람들의 당나귀 사랑또한 남달라서 저자는 당나귀와 함께 여행하면서 덩달아 스페인 현지 사회에서 주목을 받았고 지역 신문에 여러번 실리기도 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와 함게 여행하고 있다고 상상하면 즐겁다. 당장의 현실은 빽빽하지만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은 일상에서의 소심한 일탈, 뭐 그런 것.


책 중간에 나오는 당나귀와 배경 사진은 현장감을 더해준다. 당나귀가 정말 예쁘구나. 10여 년 전 아내와 함게 스페인 여행했을 때 생각도 나고 좋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 아저씨가 그 길을 당나귀와 함께 걸었다는 이야기에 호기심이 든다면,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 당장 갈 수 없다면, 나처럼 아저씨라면,


이 책이 좋은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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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피엔스 - 전혀 다른 세상의 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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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교수님의 전작 [포노 사피엔스]를 읽고 다소 혼란스러웠다. 핸드폰을 장기처럼 여기는 세대. 태어나면서부터 보기 시작한 유튜브와 틱톡, 숏츠가 생활화되어 있고 핸드폰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대를 가르쳐 포노 사피엔스라고 했다.


핸드폰이 삶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았다는 말은 이해했지만 장기라니. 신체 일부라니. 나 같은 중년(?)에게는 여전히 핸드폰은 아주 즐겁고 친숙하고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라는 건 알겠지만 도구는 도구일 뿐이다. 없으면 무척 불편하겠지만 삶 자체가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정말?) 생각했다.


가뜩이나 [도둑맞은 집중력] 같은 책에서 핸드폰이 인간의 뇌를 잠식하고 있다고 경고하지 않나?

그런데 이번 책 [AI 사피엔스]를 읽고 명확해졌다.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은 단순히 핸드폰 사용 시간이 많은 세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정확히는 인간 삶을 관통하고 있는 문명이라는 것의 변화에 주목하는 개념이다.


그러니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삐삐가 처음 나왔던 우리 세대와 태어날 때부터 5G(속도 논란은 있지만) 모바일 인터넷 세상이 펼쳐졌던 MZ(좀 더 구체적으로 잘파 세대라고 하나?)세대와는 살아가는 문명 자체가 다르다는 말이다.


IT 세대에 인터넷과 컴퓨터 없이는 사람다운 삶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앞으로의 세대는 모바일과 AI 없이는 사람다운 구실을 못하는 시대가 될 거라는 거다. 이른바 AI 혁명이다.


사실 챗 GPT가 나온 이후 수많은 매스컴과 언론에서 AI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엔비디아가 천비디아가 되고 구글과 오픈 AI에서 수많은 인공 지능이 나오고 테슬라에서 로봇이 나오는 등등. 그런데 정신없이 돌아가는 AI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도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생각해 보지 못했다.

이 책은 AI 홍수 속에서 현대 사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스토리로 풀어서 안내한다. 스스로를 이야기꾼이라 자처하는 교수님의 문장에 스토리라니. 이게 재미없을 수가 없다.


479페이지나 되는 엄청나게 두꺼운 책이다. 그런데 첫 장을 펼치면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잠깐 읽었는데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는 경험을. 과학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인문학적 깨달음을 얻게 된다. 결국 과학이든 기술이든 로봇이든 모두 인간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즐겁고 재미있고 깨달음이 있다.


모처럼 읽은 후의 내가 읽기 전의 나보다 조금 더 괜찮은 인간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불행히도 워낙 잘 까먹어서 열심히 밑줄 긋고 따로 요약까지 해가면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 지식으로 남는 정보는 많지 않다. 기억력 나쁜 내 문제다.


하지만 확실하게 얻은 것이 있다. 앞으로의 문명은 AI 혁명이 주도한다는 걸 기억이 아닌 이해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것. 왜 앞으로의 인류를 AI 사피엔스로 지칭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책 첫 장에 있는 PART 1이다. 익숙한 미국 빅 테크 기업들의 AI 발전기에 인문학을 끼얹어서 스토리 있게 풀어낸 장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개도국 관성에 대한 이야기. 한국은 선진국을 모방하고 따라가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성장을 해왔는데 앞으로 이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시장은 이미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영역으로 넘어온 지 오랜데 대학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을 가르친다. 사실 자율주행을 어느 과에서 가르쳐야 할지도 불분명하다.


내연 기관 교수님들은 아직 은퇴하지 않았고, AI 전문 분야의 교수님을 모셔올 인건비도 없다.

교육 정책에서 변화에 저항하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수능 강화이고 다른 하나는 등록금 동결이다. AI 인재를 고액 연봉으로 모셔올 돈도 없고, 사립대에서 학생들을 자율적으로 선발할 자유도 없다. 사회는 AI 혁명이 휩쓸고 있는데 입시 방식은 개도국 시절에 머물러 있다.


세계에서 주목하는 K 문명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원래 알고 있던 분야에 메타 인더스트리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는 부분이 무척 유용했다. 메타는 결국 확장성을 의미한다. 기존의 권력이 자본 집약적인 중앙 집권적이었다면 메타 세상의 권력은 '구독과 좋아요' 즉, 소비자의 팬텀이다.

소비자의 선택이 돈이 된다는 말이다. 연공서열이나 출신, 지역이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는 세계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필요한 단 하나는 실력이다.


그럼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인간에 대한 공부가 필수다. '구독과 좋아요'는 인간이 선택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공감해야 한다. 공감은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온다.


사실 보다 명확하게 도움이 되는 문장은 위의 좋은 문장이 아니라 하루에 30분 만이라도 AI를 경험해 보라는 말이었다. 유튜브에 정보는 다 나와있다. 그러니까 핑계대지 말고 오픈 AI의 달리 2로 그림도 그려보고 챗 GPT로 영어도 공부해 보자. MS의 코파일럿으로 파워포인트도 만들어보고 MS 팀즈로 친구들과 회의도 해보자. 방법? 유튜브에 없는 게 없다.


평생 공부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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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암호화폐 - 암호화폐의 급격한 상승과 충격적인 하락
제크 포크스 지음, 장진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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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암호화폐에 대해 많은 책을 읽은 건 아니지만 구체적인 취재를 근거로 해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탁월한 취재 기록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그런지 방대한 책 내용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전문적인 내용이 다소 있었고 사례로 든 사람들이 전부 익숙하지 않은 외국 암호화폐 전문가들이어서 쉽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게다가 외국 서적 특유의 만연체 문장까지.


하지만 대략적인 책의 취재는 명확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저자도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단 하나. 발행 주체가 없어서 (정확히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발행했는데 현재는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채 사라져서, 업계에서는 이미 사망한 할피니로 보는게 일반적이다) 비트코인은 태생이 사적 이득을 위해 발행된 게 아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알트 코인은 발행 주체가 있다. 주체가 있다는 건 그 주체에 경제적 이득을 위해 암호 화폐가 작동한다는 거다. 저자는 브롬버그 뉴스에서 활동하는 탐사 기자로 2년 여간 암호화폐에 대해 밀착 취재를 했고 그 결과를 이 책으로 엮었다.


가장 깊게 취재한 곳이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FTX와 스테이블 코인 테더다. 탐사 취재 기간에 FTX는 고객의 돈을 CEO 및 FTX 간부들이 자회사에 무단 대출 및 투자를 한 혐의로 거래 정지되었지만 테더사는 살아남았다. 저자는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에도 강한 의욕을 제기한다.

결론만 요약하자만 테더는 달러와 1:1 가치를 유지하는 코인이다. 고객은 1달러를 주고 1테더를 산다. 그 고객 예치금인 1달러를 테더사는 어디에 보관하고 투자하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FTX도 암호화폐를 사라고 고객이 예치해 준 돈을 자기 마음대로 유용하다가 망했다. 테더사도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테라 - 루나의 권도형도 마찬가지였다. 암호화폐 시장에는 어마어마한 부가 있다. 부가 있는 곳에는 이기적인 욕망이 함께 흐른다. 모든 암호화폐 기업이 악명 높은 역외 규제 피난처로 본사를 옮기려는 의도 자체가 규제 밖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움켜쥐려는 악의가 담겨있다.

FTX의 CEO 뱅크먼-프리드 역시 테더를 보며 말했다. "세상에! 이건 세계 최대 폰지 사기나 다름없잖아!"라고


스테이블 코인의 문제점은 정부가 지닌 유일한 권리인 화폐 발행권과 같은 효과를 지닌 코인 발행권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민간 기업인 테더사는 디지털 상에서 1 테더를 발행하면 이를 1달러에 팔 수 있다. 1 달러 대신 1테더가 필요한 사람이 누구냐고? 달러를 가지고 있으면 불리한 사람 혹은 단체. 실제로 비트코인조차 초창기에는 마약을 사기 위한 지하 거래소에서 활성화되었다. 1달러에 비해 1테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국가간 이동이 자유롭고 거래 기록이 정부에 남지 않으며(장부상에는 남는다) 달러에 비해 말도 안 되게 거래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테더사는 고객의 지급 준비금을 어떻게 보관하고 투자하는지 알리지 않는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가격을 움직이는 건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라는 이야기도 있다. 테더사가 테더를 발행해서 그 테더로 비트코인을 사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른다. 미국 정부는 신나게 달러를 찍어내고 테더사는 신나게 테더를 찍어낸다. 공돈을 찍어낼 힘. 민간 기업인 스테이블 코인사는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없이 은행 역할이 가능해진다.


암호화페가 황금알을 낳는 시장인 이유는 다른 알트코인을 통해 명확히 알 수 있다.

주식으로 사기치는 건 무척 어렵고 복잡하고 위험하다. 암호화폐는 간단하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램만 살짝 바꿔서 코인을 만들어내고 초기 투자자를 모집해서 코인을 매집한다. 그리고 유명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축구 선수나 가수 같은 애들)를 고용해서 코인을 홍보한다. 인플루언서 SNS에 "나는 이미 샀다"라고 글 올리게 하면 끝이다.


일반인이 뛰어들어 코인을 사면 고점에서 초기 투자자들은 일반인들에게 물량을 넘기고 떠난다. 현재 시중에 있는 암호화폐 80%가 사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테라 - 루나 사태도 FTX 사건도 모두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기만 하면 발생하지 않을 사건이었다. 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도 미국 주택 가격이 오르기만 하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건이다. 오르기만 하는 자산은 없다. FTX가 붕괴하고 모든 암호화폐는 폭락했다. 솔라나는 고점에서 95%가 하락했다. 수많은 암호화폐 기업이 무너졌고 JP 모건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이 모든 것은 시간 낭비"라고 했다.


그런 제이미 다이먼은 올해 현물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자 73만 달러를 투자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인간의 욕망으로 아마도 영원히 움직일지도 모르겠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18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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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안해하지 마세요!
홍나리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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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아빠는 다리가 불편하다.

다른 아빠들은 아이들과 함께 축구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스케이트도 타고 수영도 하고 스키도 탄다.

아빠는 다른 아빠들이 해주는 것을 자신은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는 반복해서 말한다. "아빠, 괜찮아요"라고

자전거를 함께 타지 못해 미안하다는 아빠에게 아이는 아빠와 공원에서 함께 앉아서 꽃을 관찰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겨울에 스케이트를 함께 타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아빠에게 아이는 아빠와 함께 앉아서 얼음낚시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여름에 바닷가에서 함께 수영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아빠에게 아이는 아빠와 함께 앉아서 모래성을 만드는 게 좋다고 말한다.

함께 축구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아빠에게 아이는 우쿨렐레를 치며 함께 노래 부르는 시간이 제일 재미있다고 말한다.

빗물에서 함께 뛰어놀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아빠에게 아이는 아빠와 함께 티타임을 즐기고 싶다고 말한다.

아빠와 함께 스키도 타고 바나나보트도 탔다고 자랑하는 친구들에게 자신은 아빠와 함께 요리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걸 자랑한다고 말한다.

아빠는 늘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아이는 매일 아빠와 함께여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림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미안해하는 아빠도 괜찮다고 말하는 아이도 모두 얼굴이 행복해 보인다는 거다. 아빠는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항상 시선은 아이를 향해 있으며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것이 느껴진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생각해 봤다. 나는 지금 몸이 불편하지 않은데 그렇다고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다리가 불편한 이 그림책의 아빠보다 더 아이와 함께 즐거워하고 있는지. 줄기를 같이 하자고 하는 아이들에게, 놀이터에서 술래잡기를 같이 하자고 하는 아이들에게 일이 많다는 핑계로, 숙제를 해야 한다는 잔소리로 회피하는 시간이 없었는지.

그림책을 보고 나서 아이들이 말했다. "아빠가 왜 미안해하는 거냐고, 이 아빠는 아이와 항상 함께 있는데"

아이가 원하는 건 아빠가 아이에게 특정한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를 키워보니까 알겠다. 아이는 아빠가 자신을 바라보고 함께 있어주기를 원한다. 진심으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아빠가 행복해하면 어떤 행동을 해주고 못해주고는 그다음 문제다.

진심으로 함께 있는 시간을 즐거워해 주는 것!

이 그림책이 주는 가장 소중한 깨달음이다.

추가로 하나만 더, 그림책의 아이는 아빠가 자신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을 정확히 알고 아빠에게 감사한다. 아이를 이런 마음으로 키울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공감과 배려가 몸에 스며있는 아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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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확장판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몰입
황농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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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일부 사례가 개정되었다고 해서 궁금하기도 하고 몰입을 교육에 적용한 부분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읽어봤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 읽기를 너무 잘 했다.

이전 책을 읽었던 사람이든 처음 읽는 사람이든 무조건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다 읽자마자 아내에게 주었다. 꼭 읽어보라고. 책 내용의 큰 줄기는 이전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그걸 일반 사람들이 읽고 적용하는 분야에 대한 시각이라고 해야 하나? 관점, 더 쉽게 말해서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장 써먹을 것이 더욱 풍부해지고 명확해졌다.

핵심 개념은 동일하다. 몰입을 통해 인생을 최고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 예전에 읽었을 때는 업무나 학업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리는 방법으로만 몰입의 효용성을 이해했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까 이 책은 결국 인간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몰입은 행복한 삶을 위한 최고의 방법이다.

사실 이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경험이 있다. 달리기 좋아하는 사람이면 러닝 하이를 통해, 집중해서 프로젝트를 끝내거나 몰입해서 하루 종일 입시 공부를 끝내고 도서관 문 닫을 때 나오면서 느끼는 뿌듯함을 통해, 더 쉽게 게임 레벨업 과정에서 최종 보스를 잡았을 때의 짜릿함을 통해.

최근 사람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경제적 자유도 마찬가지. 돈 자체가 행복을 결정하지 않는다고는 해도 돈이 주는 이점은 분명하다. 그런데 돈이 행복의 정점이 아닌 것도 명확하다. 부자들이 왜 계속 돈을 벌려고 할까? 욕심이 지나쳐서?

돈을 벌어들이는 과정 그 자체가 행복한 거다. 사업이든 투자든 몰입하는 과정이 행복한 거다. 물론 결과로 쌓이는 부를 바라보는 것 포함해서.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삶의 방법은 간단하다.

- 의도적으로 몰입하기 : 말은 쉬운데 성인 중 이를 의도적으로 하는 경우가 없다. 의도적으로 생각조차 잘 안 한다.

- 열심히 일하지 말고 열심히 생각하기 : 잘 읽어보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게 된다. 생각 없이 성실하기만 하면 성공도, 부도, 인정도 없다. 차라리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후자가 더 중요하다.

책에서 알게 된 신박한 개념

- 항상성 : 이게 제일 신기했다. 인간은 중립을 지키려는 본능이 있다. 유튜브 쇼츠로 쾌락 상태가 되면 중립을 지키려고 의도적으로 고통을 느끼는 쪽으로 당겨서 중립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니까 쇼츠 쾌락 +10이면 불쾌-10을 스스로 만들어서 0으로 한다. 그럼 쇼츠를 안 보면? 바로 -10 상태가 돼서 불쾌해진다. 그래서 다시 쇼츠를 보게 된다. 이게 쾌락 중독이다.

- 몰입의 항상성 : 복잡한 뇌세포 설명 끝에 몰입으로 인한 쾌락은 항상성 유지 없이 쾌락을 지속하는 쪽으로 유지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몰입은 중독되지 않고 계속 행복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초등 자녀에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사고력 훈련법

배우지 않은 수학 문제를 풀게 하는 거다. 아직 면적을 배우지 않은 애들에게 사각형 면적 구하는 법만 알려주고 문제를 풀게 했다.. 책 321페이지에 있는 내용이다.



2~30분이 지나니까 정말 이걸 풀더라. 너무 신기한 게 둘이 푸는 방식이 전혀 달랐다. 힌트 주고 싶은 마음을 참고 계속 격려만 했더니 정말로 풀어낸다.

게다가 평소 수학을 엄청 싫어했던 둥이들이 재미있다고 문제 더 내달라고 난리다. 몰입 교육이 답이었군.

성인에게 유용한 내용도 많은데 이건 이전 책 내용과 겹치는 부분도 많아서 생략. 확장판 이전을 읽어봤든 안 읽어봤든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이라는 부제에 대해 궁금한 사라이라면, 몰입을 통해 인생을 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정말 간만에 몰입해서(어려운 부분은 조금 건너뛰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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