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 - 혁신을 꿈꾸는 젊은 리더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황창규 지음 / 시공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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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이라 기술, 법칙, 공학 이런 분야는 정말 쥐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미있다. 제목은 [황의 법칙]이지만 주로 서술하는 내용은 혁신에 대한, 인문학과 관련이 높은 내용이다.

독서가 좋은 점은 이런 고퀄의 귀한 강의를, 연세대 학생이 아니도, 집에서 편하게 앉아서 글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황창규 박사님이 연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7가지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반도체, 통신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내고 하버드경영대학원 특강 및 수많은 콘퍼런스 발제를 하신 황창규님은 이 강의를 위해 수개월 이상 자료를 준비하고 각 분야 전문가분들께 개인 교습까지 받는 등 최고의 강의를 준비하셨다.

강의를 듣는 연세대 학생들의 질의응답 또한 무척 수준이 높았다. 전공 지식에 대한 질의뿐만 아니라 혁신에 대한 가치와 미래에 대한 철학, 기술의 발전과 사회적 정의 등 인문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질문을 하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그 나이때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나 싶기도 했다.

얼핏보면 뭔가 도표도 많이 나오고 이과적인 단어와 문장도 많이 나와서 전문 지식이 없으면 지루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혀 아니다. 정말로 소설 읽는 것처럼 재미있다. 물론 기술적인 설명은 잘 모르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켰고 실제 어떻게 상용화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경영자들과의 숨막히는 일화등이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같은 재미가 있었다.

[재벌집 막내 아들]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이 이건희 회장이었다. 황창규 박사님은 실제로 삼성전자 사업부에서 이건희 회장과의 독대를 통해 모든 삼성 전자 임원들이 반대하는 플래시 메모리를 당시 세계 1등인 도시바와 협업 않고 독자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관철시킨다. 한 라인에 수십조가 드는 반도체 생산라인 2곳에 플래시 메모리 생산을 이미 준비해놓았다. 이건희 회장은 이 보고를 받고 도시바의 제안을 거절하고 삼성 독자 사업으로 진행한다.


책에는 이런 드라마틱한 결정과 진행과정이 무척 상세하게 여러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특히 일론 머스크, 스티브잡스와의 면담이 기억에 남는다. 머스크는 대통령이 면담 신청을 해도 잘 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 면담은 3분 이내. 일반적으로 언론에서 나오는 일그러진 얼굴에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인해 머스크를 무척 쉽고 편하게 생각하겠지만 사실 세계 1~2위 재벌에 테슬라라는 기업을 이끄는 세계적인 천재 CEO에 키도 엄청 커서 실제로 머스르를 보면 압도당한다고 한다. 황창규 박사님을 부른 머스크는 고압적인 자세였는데 "당신이 원하는 건 전기차가 아니지 않느냐"라는 박사님의 말에 머스크가 놀라면서 고개를 들었다고 한다.

스티브잡스와의 면담도 재미있는데 애플의 아이팟에 플래시 메모리를 쓰지 않겠다는 애플의 고집을 개발총괄 부서인 존 루빈스타인에게 먼저 제품을 보내고 나중에 팀 쿡이 전용기를 타고 한국에 와서 삼성의 플래시메모리 가격 협상을 하는 과정도 드라마틱하다. 애플의 제품에 삼성의 AP, 모바일 D램 등 핵심 부품이 들어갔다는 사실도 정확히 몰랐다.

황의 법칙.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은 기술 발전의 속도와 혁신을 의미한다.



기술 확산의 캐즘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캐즘은 '지면의 갈라진 틈'이라는 의미로 신사업이 처음에는 잘 되는 것 같다가 더 이상 발전 못하고 정체되거나 쇠퇴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신제품이 나오면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답터의 선택을 받는다. 가게 새로 오픈하면 '오픈 빨'로 매출 오르는 것과 같다. 이 상태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등으로 좋은 제품, 가게라는 입소문을 받지 못하면 쇠퇴되는 것이다. 이 변곡점을 넘기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

7가지 주제로 강의하는 내용을 하나의 주제로 관통해보자면 혁신. 이를 위해 리더와 구성원이 갖추어야 할 자질과 역량, 개인의 노력과 모습 등에 대하여 대학생은 아니지만 모처럼 학생으로 돌아가 위대한 스승님께 수업을 받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백지 상태의 문과생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읽고 나면 4차 산업에 대하 뭔가 조금 알 것 같은 착각도 든다. 물론 한 번 읽어서는 무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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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7-1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 내용 정말 유익한 시간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