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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트렌드 2026 - 하버드 박사 김경민 교수의 부동산 투자 리포트
김경민 외 지음 / 와이즈맵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돌이켜보면 김경민 교수님의 전망이 가장 정확했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특별하다. 사실 부동산이라는 자산 자체가 실거주라는 사용 가치와 자산이라는 투자 가치가 공존한다는 사실은 세계 어디나 공통된 특징이지만 한국은 전세라는 사금융 제도가 부동산과 결합하기 때문에 한국만의 특징이 두드러진다.
김경민 교수님의 부동산 트렌드를 2024년부터 봤는데 교수님의 분석과 전망은 항상 정확했다. 혹자는 주식을 분석하는 방식의 데이터 분석 방법이 부동산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비평하기도 하지만 시계열을 길게 보면 데이터 분석 방법은 생각보다 잘 맞는다.
자신의 인지도를 높여 강의를 팔거나 구독자를 모아야 하는 여타 인플루언서와 달리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과에서 교수로서 팀을 이끌며 연구를 주로 하는 저자는 시장의 방향이나 정책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
그저 연구팀에서 자체 개발한 툴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한 지표에 따라 시장을 전망할 뿐이다.
1~2년 전, 데드켓 바운스와 장기 하락 혹은 대세 상승을 주관적 판단으로 전망하던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달리 교수님은 책에서 데이터와 지표를 보여주고 설명한다. 이 지표를 보면 서울 부동산은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부동산 트렌드 2026]에서도 마찬가지다. 서울 부동산은 이미 상승 도미노에 진입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이 나올 때가 6.27 부동산 대책으로 시장은 주춤했고 이제야 수요 억제 정책이 통했다고, 이제 부동산 상승은 꺾였다는 뷰가 지배적이었던 시기다. 불과 3~4개월 전이다.
책에서는 말한다. 모든 지표가 상승 도미노를 가리키는데 단기 수요 억제책에 불과한 대출 제한만으로는 데이터와 지표를 바꾸지 못한다고.
특히나 이번 대책 이후 공급 대책이라고 나온 9.7 대책은 시장에게 '정부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지금은 대세 상승장을 넘어 폭등장 초입이 되어 버린 듯하다.
책에서 지적하는 대로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신뢰가 없고 미흡하다. 장기적 전망을 계획하지 못하고 땜빵식 단기 정책에 급급하다 보니 시장 참여자들에게 '정권 바뀔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정부 정책에 신뢰가 바닥이라는 말이다.
앞으로의 부동산 전망은 심플하다. 이미 강남 핵심지는 전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이 상승 기류는 도미노 현상으로 강북권과 수도권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정부의 공급 대책은 무효하다.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그나마 공급마저 공공 주도를 고집한다. 이미 이전 정권에서의 실책을 학습한 소비자는 이번에도 더 강한 진입 장벽 규제책이 나오기 전에 사야 한다는 패닉 바잉을 답습하고 있다.
정부에서 이를 몰랐다면 무능한 거고 알고 있다면 악한 거다. 반복되는 정책 실패로 고통받는 건 오히려 6억 대출 규제로 진입 장벽이 높아진 중산층, 서민층이다. 상위층은 사금융 등 다양한 우회를 통해 핵심지에 진입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장 방향성은 명확하다. 강남 3구는 급등했고 앞으로도 기울기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다음 차선은 서울 2급지, 그리고 3급지다.
다른 책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서울 빌라 시장에 대한 분석도 흥미로웠는데 결론을 요약하면 아파트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사실 서울에서 빌라가 주거에 차지하는 비율은 생각보다 높다. 주택수 대비 빌라 수는 낮지만 서울 가구수 대비 빌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서울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이 아파트에 살 수는 없다. 빌라는 분명 서울 거주자의 주거 환경에 필요한 핵심 주택이다. 지금 정부의 민간 공급 억제 대책은 서울에 필요한 적정 빌라 공급마저 끊게 했다. 앞으로의 서울 공급 부족은 명확한 현실이며 이를 수요 억제만으로 통제하려는 발상은 진부하다.
말이 길어졌는데 앞으로 서울 부동산은 오를 전망이니 가용 자산을 잘 점검해서 지금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아파트를 사는 것이 좋겠다는 게 이 책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