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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혼자 살지 않는다 - 고양이 행동심리컨설턴트가 전하는
정효민 지음 / 가나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
아이들이 좋아하기는 했지만 고양이를 키울 생각까지는 없었다.
제주도 1년 살이 중이었다. 아침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집에 가려는데 차 밑에서 어린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9월 말이었고 낮에는 제법 더웠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약간 쌀쌀한 가을 초입이었다.
'저렇게 작은 고양이를 그냥 내버려 두면 금방 죽을 텐데'
같은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아저씨의 한 마디에 고양이가 우리 집으로 왔다. 고양이는 자기를 키울 집사를 선택한다고 했던가? 그렇게 고양이와 함께 한지가 벌써 3년째다.
그간 유튜브나 블로그 같은 미디어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정보를 얻었지만 생각보다 인플루언서들이 하는 이야기와 우리 집 고양이는 공통점이 많지 않았다.
복불복.
[고양이는 혼자 살지 않는다]를 읽고 나서 알았다. 고양이야말로 그 어떤 개체보다 개성이 강한, 말 그대로 고양이마다 다르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강아지 행동 교정에 대한 이야기는 언론에 많이 언급되는데 생각보다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혹자는 고양이는 행동을 교정하는 동물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태어난 그대로 살아가는 동물이라고.
가끔 동화처럼, 전설처럼 등장하는 수속성 고양이라든지, 강아지 이상의 친화력을 뽐내는 개냥이 이야기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운명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훈련으로 행동을 교정하는 동물이 아니라는걸. 이 말이 고양이의 행동을 교정할 수 없다고 잘못 이해되고 있다는 것도 함께.
고양이는 훈련으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다. 함께 살아가는 집사와의 관계를 통해 오랜 세월 조금씩 변화하는 동물이다. 훈육이 아닌 오랜 소통과 교감을 통해 신뢰를 쌓고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함께 어우러 살아가는 존재다.
그러고 보면 이 관계에 대한 설명은 사람과 고양이만의 관계를 말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는 다른 존재, 내 생각대로 커주지 않지만 세상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내와 닮은, 그만큼 내 속을 들었다 놨다 하는 내 아이들과의 관계에 대해 배우게 된다.
고양이를 키운다는 건, 고양이와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건 나와 다른 인격체와 동고동락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고양이를 잘 키우는 법'이나 '고양이를 대하는 법'이 아니라 [고양이는 혼자 살지 않는다]인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보다 힘을 주어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고양이 합사다. 처음부터 함께 태어나서 같이 자란 경우를 제외한 모든 고양이의 합사 문제는 만남을 통한 소통 관계에 있다.
책에서는 분명 고양이끼리의 합사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읽으면서 사람과의 관계를 깨닫게 된다.
"고양이는 상대에 대한 호감 여부를 떠나 '신뢰'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려는 경행이 뚜렷하다" - p50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분석'이 아닌 '느낌'의 문제다 - p52
"조용한 성격, 자기 스스로 돌볼 줄 아는 독립성, 그리고 마음을 연 사람에게만 보여주는 희소한 애정 표현은 고양이만이 지닌 고유한 매력이다. " p-141
"고양이 대부분의 문제 행동은 고양이의 결함이 아닌, 그 행동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던 사람 쪽의 오해에서 비롯된다" - p202
고양이를 보다 잘 이해하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성을 지난 모든 개체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배웠다. 그리고 평소에 아빠는 고양이를 너무 모른다며 서운해하던 딸아이에게 고양이를 사랑하고 더 잘 이해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유익할..... 한 번 읽어서는 부족하니 몇 번 더 읽어보고 그다음에 아는 척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