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조울증 건너기
행성비 펴냄
이사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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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신질환 관련 도서에 꽂혔다. 공감을 얻고 싶다.
📌만듦새
얇고 이쁘다.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책이고 저자가 제주 바다 바로 앞에 산다고 하시는데 그게 어울리는 표지다. 흥난다.
📌감상
정신질환 관련 도서 중 재밌게 읽은<삐삐언니는 조울의 사막을 건넜어>와 제목이 비슷하다. 조울증은 (제발 무사히) 건너가고 싶은 질병인걸까? 그들의 아슬아슬함을 생각해본다.
솔직히 말해보면 이 도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정리가 덜 되어있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원래 혼란하다는 스물아홉에서 조울증과 ADHD까지 품고 있는 저자는 어쩐지
“저희 가게 정상영업합니다!” 팻말을 붙여놓은 공사중인 빌딩같다.
보통사람이라면 걱정될 것 같지만 이 책은 같이 웃게되는 매력이 있다. 저자의 매력이 흘러넘친다.
이 매력은 조증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고 있는 것에서 나온다.
자신에 대해 서슴없이 이렇게 말한다.
“이사고, 빤스 붙들어”
이사고는 저자의 이름이다. 천둥벌거숭이 마냥 날것을 드러내는 자신의 모습을 이해하고 어떻게든 붙잡아 보려는 저 문장.
(하지만 번번이 실패함을 내포하고 있다)
감탄했다. 웃기지만 창의력 넘치고 슬픈 문장이다.
저자가 솔직하고 또 자신의 병에 대해 솔직해서 좋았다. 아마 이런 솔직함은 “걔네(정신질환)”는 걔네이고 나는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프롤로그 중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왜 이렇게 일에 집중을 못 할까. 오늘도 보고서 최종, 최최종, 최최최종을 보내버렸다, ‘인생이 왜 이렇게 재미없냐.. 죽을까?‘ 하다가도 ‘그건 내 친구 ADHD가 한 일이지 내가 한 일이 아닌걸?‘
하거나 ‘이건 분명 우울증인데 일시적 기분이니 지금 죽으면 후회하겠군‘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뭣도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이건 정말, 내가한 게 아니고 개네(정신질환)가 한 거야! 라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되는 거지요.”
위 구절이 이 책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 아닐까
조증, 우울증, adhd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병과 구분하지 못하고 병과 자신을 함께 비관한다.
하지만 이 매력적인 저자는 조울증, adhd 마저도 자신을 사랑하기 위한 방패로 만든다.
정신질환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요란한 위로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