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콜링 - 제37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민음의 시 253
이소호 지음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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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외형은 실험적이지만 시 속의 폭력은 익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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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야 - 첫 생리를 앞둔 너에게 풀빛 지식 아이
로지 케수스 지음, 아리아나 베트라이노 그림, 이계순 옮김 / 풀빛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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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빛 출판사 이벤트로 접한 책. 그림책으로 생리를 알려준다는 컨셉만으로도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도서라고 생각해 댓글을 달았는데 당첨!

어린 친구들 어머니가 받는 게 좋을 것 같아 거절했는데 그럼 한 명 더 뽑는다고 해주셔서 쿨함에 놀라버렸다. 감사합니다. 찡긋


● 만듦새

5세 이상 그림책답게 마냥 유치하지 않은 것이 포인트. 그림 속 사람들의 모습도 외국인, 장애인, 곱슬머리, 마른 사람, 살집이 있는 사람 등 다양한 것이 요즘 어린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느낌이 여러모로 드는 책이었다.

특히나 섬세하다고 느낀 것은 팬티에 생리가 갈색, 검은색, 빨간색으로 묻을 수도 있다고 그려준 것!


● 내용

책 뒤쪽에 알아두면 좋은 단어로 배란통, 월경전증후군과 같은 단어가 설명되어 있고 생리용품은 면생리대, 탐폰, 생리팬티, 생리컵 등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알려준다. pms나 배란통을 먼저 배워서 이유도 모르고 아프지 않게 될 어린 친구들이 부럽고 또 얼마나 다행인지.


또 좋았던 점은 돈이 없어서 생리용품을 구할 수 없을 시 ‘여성청소년 생리대 바우처 지원 사업’에서 생리용품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가르쳐 주는 것!


그림책에 무슨 어디까지 넣어야 할까 고민은 있었겠지만 챙겨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 과잉이다 싶은 것까지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림책답게 다양한 섬세함이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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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야 - 첫 생리를 앞둔 너에게 풀빛 지식 아이
로지 케수스 지음, 아리아나 베트라이노 그림, 이계순 옮김 / 풀빛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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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생리대 사용법만 알려주는게 아니라
탐폰, 생리컵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여러 가지 제도도 알려주는 것이 특히나 맘에 든다.

그림책에 무슨 기관까지 알려주면서 설명을 하냐 싶을수도 있지만 챙겨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은 과잉이다 싶은 것까지 알려줘야한다.

섬세하고 친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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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 그대로의 섭식장애
정유리 지음 / 부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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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 출판사 인스타그램에서 처음 봤던 책. 슥- 보기에 이쁘고 힙한 표지에 눈길이 갔는데 <날것 그대로의 섭식장애>라는 군더더기 없는 제목 때문에 꼭 읽어야겠다. 다짐했더랬다.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인 것은 이후에 알게 된 것이고 책 1권이 온전히 섭식장애에 대한 이야기인데 퀄리티까지 기대할 수 있다니! 더욱 설렜다.


표지가 무척 이쁘다. 온갖 음식 사이에서 춤을 추는 여자들. 놀고 있다는 말보다는 놀아난다는 말이 어울리는 게 슬프다. 설탕 범벅, 기름 범벅 사이에서 얼굴도 안 보여주고 춤을 추는 여자들은 이 책을 읽고나면 좀 배가 아픈가 싶기도 하고 휘날리는 게 설탕인지 눈인지 이 여자들 눈물인지 푸라푸치노 거품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화려하고 조금은 맥아리 없는 그런 모습

띠지가 있다. 요즘은 종이 값이 올라서 띠지에도 약간 손이 떨린다는 소문을 들었다. 하지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이라는 어필과 김겨울님이 쓴 절묘한 추천사는 띠지를 선택할만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책에 유독 관심을 가졌던 건 내가 섭식장애를 잘 몰라서였다. 알아봤자 먹토, 거식증 같은 납작한 단어로 예상해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섭식장애는 머리 속에 들러붙은 오래된 껌딱지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머리를 덮어버리냐 마냐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수록 서글펐다.

밥을 먹고 죄책감을 가지는 것, 밥을 먹고 살이 찔까봐 불안해서 다이어트 약을 먹는 것. 이런 것들이 쌓여서 죄책감이 되고 수치심이 되고 섭식장애가 된다.
물론 항상 그렇듯이 이 과정에서 스스로 결핍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쉽게 가속도가 붙는다.
이 책의 저자는 특히 여러 가지 사유들이 묶여서 드러난 것 같지만, 살이나 외모에 대해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와 사람들 머리에 들러붙은 껌딱지는 언제쯤이나 작아질는지. 저자의 심정이 자꾸만 공감될수록 같이 괴로웠다.

한편으로는 저자는 얼마나 강하고 바른 사람인지 감탄하며 읽었다. 저자는 어릴 적 학대를 경험한 사람이다. 자기 자신을 끝없이 바로 세우려고 다짐하는데 그것에 솔직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공감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에세이에서 지인에게 받은 상처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지인에게 받은 위로를 또 말할 수 있다는 것. 나는 섭식장애를 가지고 있고 술에 힘을 빌려 음식을 그나마 먹는다는 것, 자신의 직업이 상담사이면서도 상담 경험에서 자신이 충분히 상담사를 믿지 못했던 일. 모두 읽으면서 놀랐던 구절이었다.

이렇게까지 솔직할 수 있는 것은 약간에 각색도 있겠지만 자신을 마주하고 수용한 저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 섭식장애 그 자체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지만 에세이 중에서도 가장 솔직한 측의 이야기들을 읽은 것 같았다. 정말 제목 그대로 ‘날것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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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비밀계정 - 주눅 든 나를 일으켜줄 오늘의 편지
김도치.서반다 지음 / 이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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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자신의 댓글이 책에 실렸다고 하길래 관심을 가진 책.
알고보니 ‘읽는 페미’라는 인스타그램 계정 운영자가 펴낸 책이었다. 무려 페미니즘 책을 추천해준다니 이런 계정을 나 몰래 잘만 즐기고 계셨겠다? 바로 서평단 신청 갈겼다.

● 만듦새

내가 좋아하는 작고 가벼운 책. 마주 보고 있는 얼굴 없는 여자 둘이 맘에 든다. 김도치, 서반다 작가 같기도 하고 이름 모를 친근한 여자들 같기도 해서 책과 참 잘 어울리는 표지라고 생각한다.

● 부제

주눅 든 나를 일으켜줄 오늘의 편지
부제가 참 좋다. 작가 둘이 서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응원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주눅 든 나”라는 표현이 흔한 듯 정확하다. 여자로 사는 일은 좀 더 주눅들게 되는 일이다. 내가 이쁘지 않다라는 사실로 주눅 들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이쁘지 않은 여자는 없다, 게으른 여자만 있을 뿐.’이라는 말까지 믿게 만드니 말이다. 이미 주눅 든 사람을 땅에 아예 박아버린달까. 이 책이 주눅 든 누군가를 일으켜줄 편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부제를 이렇게 지었다면 얼마나 이쁜 마음인가.

● 내용

1부, 2부, 3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 예상과는 달랐다. 1부부터 페미니즘에 성큼 가까운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1부는 작가 두 사람의 우정 이야기다.
다소 뜬금없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1. 성인이 되어 2. 직장에서 만난 3. 나이가 다른 여자 둘의 우정 스토리야말로 자주 접할 수 없고 우리가 중요시하는 연대가 아닌가 싶어 부러웠다. 여자들이 꿈꾸는 우정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사람들이구나.

2부부터는 에세이답게 정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쏟아져나온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매일 체중계 위로 올라가는 것을 멈출 수 없는 나와 목주름을 지우고 싶어서 괜히 하지도 않을 수술을 찾아보는 너.
이 두 문장만 해도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이 책은 무엇을 알려주기 위해서보다는 다들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구나. 하고 안심하는 동지를 만들기 위해 나온 책이구나. 의도가 참 따뜻한 책이다.

부록은 짧지만 놓칠 것이 없다. 무조건 메모,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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