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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 4.0 일반판
렌 와이즈만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첨단 디지털 메카니즘이 횡횡하는 시대에 우리의 아날로그 형사 존 맥클레인이 돌아왔다.
여전히 그는 깨지고, 찢어지고, 두들겨 맞고 그리고 온 몸엔 피가 마를 날이 없으니 이른바 만신창이의 표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하고서도 이 시대에 형사로서 존재할 수 있는지 심히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는 우리의 친구요, 형님이요 또 믿음직한 파수꾼이다.
다이 하드 시리즈가 소개된 것이 1988년 이고 최근작이 1995년 이었으니 12년 만의 귀환이요 19년 동안 우리와 함께 희로애락을 같이해온 셈이다.
과거 L.A.의 고층 건물에서 그리고 워싱턴의 덜레스 공항, 또 여름 뉴욕의 지하철에서 그가 보여준 몸으로 때우는 활약은 이번엔 미국 전역을 위협하는 사이버 테러리스트를 상대한다.
뉴욕 경찰인 존은 자신의 딸 루시가 다니고있는 뉴저지 주립대학을 찾았다가 테러리스트에게 속아 미국 국가안보시스템 일부를 해킹했던 해커 매튜 패럴을 워싱턴의 FBI본부로 호송하게 된다.
도중에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게되고 간신히 탈출을 하긴 했지만 이미 그들은 미국 전역의 통신과 금융, 교통체계를 장악한 채 집요하게 패럴을 살해하려고 드는데...
빌딩, 공항 그리고 뉴욕의 학교와 연방준비은행을 지켜야했던 존 맥클레인은 이제 공황상태에 빠진 미국 전역을 지켜내기 위해 온 몸을 내던져야하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특히 드러나는 것은 스토리와 캐릭터를 뒷받침하는 특수효과와 군더더기 없는 시퀀스가 시원하고 종래의 작품들처럼 미국을 전세계에 과시하며 오직 미국만이 존재하다는 듯한 자만심을 떠나 자국 전역에서 살아남고자 투쟁하는 곤혹스러운 미국을 그리며 오히려 자국의 아킬레스건인 컴퓨터와 테크놀러지가 왜 그리고 얼마나 위험스러운 가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국력은 군사력과 경제력보다도 자기 일에 충실한 소시민의 정신력에 의해 좌우된다는 당연한 듯하지만 결코 실감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편 시리즈에 익숙해진 관객들은 또 하나의 다이 하드를 보면서 기존의 선입견을 조금은 수정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