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을 당했다구요? 그렇다면 환경을 바꿔보세요!

로맨틱 홀리데이 (1DISC) - [할인행사]
낸시 마이어스 감독, 카메론 디아즈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12월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생각치도 못한 배신을 당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이 영화의 주인공인 2명의 젊은 커리어 우먼들은 2주일 동안 L.A.와 런던근교에 있는 서로의 집을 바꿔 생활함으로써 새로운 환경에 부딪치며 때로는 황당한 상황에 아연해하고 한편으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행복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 가면서 지난 날의 악몽을 극복하고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희한한 방법을 택한다. 그리고 그들은 또 현지에서 새로운 사랑도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찾아온 성탄절을 주제로한 이 로맨틱 코미디는 달면서도 쌉싸름한 맛을 감추지않는 다크 초콜릿 맛을 유감없이 느끼게 해주는 동시에 로맨틱 코미디의 뒷맛이 대체로 그렇듯이 화려한 가면무도회에서 칙칙한 현실로 돌아왔을 때의 허탈감을 떨칠 수 없도록 만드는 이런 장르의 영화만이 주는 또 하나의 짓궂은 선물이다.

땀과 눈물과 투혼의 위대한 승리

비상 SE - 할인행사
장외룡 감독, 임중용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4월

2005년 9월 K리그 챔피언 결정전, 모든 사랑들의 예상을 뒤엎고 플레이 오프에 진출하고 다시 챔피언전에서 1승1패 였으나 아깝게 득실점차에서 뒤져 준우승을 거둔 인천 유나이티드 FC팀이 우승팀보다도 더 돋보였다.
다른 팀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쫓겨나다시피한 좌절을 겪고 온 보통 선수들, 열악한 재정형편으로 전용구장도 없이 각지를 떠돌며 겨우 겨우 훈련을 해야하는 유랑구단, 1군 15명 선수에 충분한 휴식없는 강행군으로 부상 선수들이 즐비한 절름발이 구단, 그 속에서 거둔 이 성적은 그야말로 기적에 가까웠다.
이 영화는 그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투혼을 담아 낸 국내 최초의 축구 다큐멘터리다. 영화가 끝나자 장내엔 생각치도 못한 요란한 박수가 터졌다. 정말 50년대 초등학교 시절에 들어 본 이후로 영화관에서 처음 듣는 박수소리였다. 그 소리엔 그들이 쌓아온 빛나는 투혼에 대한 격려의 힘찬 메시지가 실려있으리라.
영화관 출입문을 열고 나서자 우리 앞에는 장외룡 감독과 선수들이 모두 나와 싸인을 해주며 관객들의 환호를 받고 있었다. 나도 일부러 찾아가서 장 감독의 손을 굳게 잡고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로 대단하십니다."

두 모녀의 연기가 빛났다.

허브 (2disc) - [할인행사]
허인무 감독, 정경호 외 출연 / 팬텀 / 2007년 12월

스무 살의 나이에 일곱 살의 마음을 가졌다면 세상은 어찌 보일까? 여기 상은이는 그런 상황에서 동화속의 공주님처럼 밝게 자라며 언젠가 멋진 왕자님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살고있다. 그런 딸을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는 아무쪼록 딸이 건강하게 자라서 언젠가는 정신력을 회복하고 정상인으로 행복하게 사는 꿈을 가지고 그날 그날을 힘차게 살아간다.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서글픈 이야기지만 진정 두 모녀는 주어진 환경을 숙명처럼 받아들이면서도 밝은 마음으로 세파를 헤쳐가는 슬기를 지녔다.
가장 가까우면서도 한편으로 가장 상처받기 쉬운 사이라는 모녀관계,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인 이야기고 여기서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순수한 지고지순의 사랑만이 존재한다.
이야기 전체에서는 은은한 허브향이 스며나온다. 그 향이 멀리 멀리 퍼져 우리 사는 사회에 가득하기를 바란다면 나 또한 동화 속에서 살고있는 것인가? 이 영화는 우리가 잃어버렸던 순수, 그리고 그 동안 잊고 살아왔던 허브향처럼 은은하고 정다웠던 시절로 우리를 안내하여 탄산음료처럼 톡 쏘는 자극이 아닌 허브차의 그윽한 향기 속으로 조용히 밀어넣는다.
끝으로 상은이로 출연하는 강혜정은 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우들의 일상을 익히고 포장과 종이접기 학원에 등록하여 열심히 수업했다니 우리 연기자들의 숨은 노력이 하나 하나 빛을 발하여 우리 영화의 앞날을 더욱 밝게 만든다.

망가진 예지원이 이렇게 예뻐보일 수가?

올드미스다이어리 극장판 (2disc)
김석윤 감독, 지현우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3월

기왕에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은 TV시트콤을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극장판을 위해 TV시리즈의 감독,작가,출연진들이 총집결하여 환상적인 팀웍을 이뤄 요즈음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는 올드미스와 연하남의 순진무구한 좌충우돌 로맨스를 완성시켰다.
일도 연애도 서툴고 나이만 먹은 푼수 얼치기 성우 미자와 능력도 있고 인물도 좋지만 매너가 제로인 PD 현우의 밀고 당기며 아슬아슬 이어가는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한편 이 시대 소시민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진솔하게 그려낸 한 폭의 풍속도를 연상시킨다.
곳곳에 시트콤의 흔적이 노출되지만 모든 출연진들이 망가질 때 망가지고 진지할 때 진지함을 잃지않으면서 최선을 다했고, 특히 주인공인 예지원의 탁월한 푼수겸 악착녀 캐릭터는 그 빛을 발한다.

김아중, 스타의 반열에 서다.

미녀는 괴로워 (OST 포함, 3disc) [알라딘 특가]
김용화 감독, 김아중 외 출연 / 팬텀 / 2009년 1월

최근 우리 영화계에선 세태를 반영하듯 <시간><신데렐라>등 성형수술을 주제로한 영화가 여러 편 제작되어 그 찬반 여론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영화도 그 논쟁에 군불을 지핀다.
95Kg이나 나가는 거구의 한나는 낮에는 인기가수의 립싱크 대역 그리고 밤에는 폰팅 알바를 하면서 짝사랑하는 음반PD 상준을 항상 의식, 자기의 신체조건을 한탄하며 눈물 짓다가 수 개월의 잠적 끝에 과거의 신분을 감추고 제니라는 이름으로 나타난 한나는 47Kg의 코미디이기에 가능한 체중감량을 통하여 눈부신 미녀로 재탄생하니 주변에선 쉽게 알아볼 수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 영화는 성형수술 자체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는 중립적 입장에 서있지만 아무리 코미디라 할지라도 이와같은 극과 극을 달리는 변신은 미인되가 꿈인 뭇 여성들에게 미련을 떨치기엔 너무도 환상적인 유혹이 되지 않았을까?
거대한 뚱녀와 S라인이 황홀한 미녀 사이를 오간 김아중은 부단한 인내심으로 어려움을 극복했고 뛰어난 노래 솜씨까지 선보여 차세대 가장 촉망받는 스타의 한 사람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기회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