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속에 감춰진 한국사회의 진실 - 진보의 시선으로 바라본 2010 한국사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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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맨 위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진보의 시선에서 바라본 2010 한국 사회’. 이 글에서 풍겨나오는 느낌으로 미루어 이 책은 현 정부에 대해 칭찬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어보입니다. 결점만 보겠다는 거지요. 책장을 넘기면 역시나 이러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저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현 정부가 펼치는 정책들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4대강, 친시장적 경제 정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제 추락을 막기위한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해서도 트집을 잡으며, 정체성이 없다고 비판합니다. 심지어 대학생 학자금 대출, 미소 금융, 보금자리 주택 등과 같은 친서민 정책 칭찬에 대해서도 ‘악어의 눈물에 가깝지만’이라는 토를 답니다.

   이 책은 시종일관 성장에 대해 ‘분배’를 실현하기 위한 관점을 견지합니다. 그래서, 가계 경제를 살리자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가계 부실의 원인을 과도한 부동산 가격, 높은 대출 금리 그리고, 자녀를 위한 교육비라고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계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게끔 고용을 안정화시키고, 자본 규제를 통해 금리를 낮추어야 하며, 가계 경제를 위한 경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청합니다.

   진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자본 시장에 규제를 가해 외국의 투기 자본에 제동을 걸고, 금융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금리를 조정하는 정책적 해결은 약간의 조정을 하면 어느 정도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고용에 대한 해결책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퍽 과격합니다.

   이 책에서는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국가가 공동 부담할 것을 요청합니다. 두 주체가 사람을 채용할 때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되,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실현시키는 한편, 기존 근로자의 임금은 삭감하지 말아야 하고, 해고는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이죠. 노동자들의 꿈이 반영되어 있는 개혁안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공업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한 중공업 분야가 산업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노동력을 자동화 기계로 대체함으로써 고용 효과가 예전만 못합니다.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이 가능하게 되었죠.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 공통의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를 고용 효과가 적은 제조업 위주에서 고용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 위주로 변형시켜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가 노동자들이 평생 학습하며 지식으로 무장한 지식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제 조건 없이 아직 제조업에 기반한 산업 사회에서 고용을 늘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고용과 관련하여 또 하나 지적할 것은 기존의 노동자의 임금 하락없이 추가로 노동자를 고용하자는 주장도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09년 우리나라 30대 기업의 평균 영업 이익율은 6.94%입니다. 여기에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하면 이익율은 더 떨어지겠지요. “노동력 추가 고용 → 제조 비용 상승 → 영업 이익율 저하 → 투자 부진 → 경쟁력 약화”의 시나리오가 그려지는데 이는 어떻게 해결합니까?

   가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이를 기업에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퓰리즘에 기반한 퍼주기식 재정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책이 현 경제 상황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만, ‘어떻게’라는 방법이 빠져있습니다. ‘무슨 돈으로 해결할 것이냐’는 재정 해결 방법 말입니다.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그리스의 금융 위기가 어떻게 발생했는 지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경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북한 이야기가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우리나라 마이너들의 시각이라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기술한 부분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북한과 남한과의 경색이 누구의 책임이냐에 대해 남한의 잘못이라고 봅니다. 북한 문제가 경제와 상관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경제 문제보다는 아무래도 정치 문제로 보아야 하는데, 생뚱맞은 느낌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극좌의 시각에서 기술되었고 뒷골목에서 소주 한 잔에 돼지 껍데기 뒤집으며 정부를 비방하는 한탄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들의 지지도가 왜 저소득층에서 조차도 외면받는 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수준에서의 글들은 건전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막무가내식 불만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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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좌 2010-04-05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도 이책에 대해서는 칭찬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어보이네요.

성장과 분배는 별개의 문제이고
성장을 위해 인위적인 노력해야 하듯
분배를 위해서도 인위적인 노력해야 하는겁니다.
trickle down은 말잔치일 뿐이란건 이제는 대개 동의하는 걸로 아는데..

그리고, "극좌"의 개념이나 알고 쓰시는지.. 흠..

무플보단 리플하나 달린게 날라나 나쁠라나~
 
사람을 읽는 명리학 - 성공하는 CEO는 사람을 보는 법도 다르다
신용진 지음 / 형설라이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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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의 1월이 벌써 다 갔습니다. 음력 1월 1일 새해가 되면 혹자들은 진지하게 혹자들은 반 재미삼아 1년 신수나 토정비결을 볼 겁니다. ‘삼재가 들었네’, ‘올해는 대운이 들었네’하며 때로는 몸을 조심하는 운세 풀이를 들을 것이고, 또 때로는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는 운세 풀이도 들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점(占) 산업은 2005년 기준으로 신문에 따라 2조원에서 4조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4년 영화 산업 규모가 2조 3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어떠하다는 점을 어림짐작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 정서에 뿌리깊이 박혀 있다고 볼 수 있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만큼 앞날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 되겠지요.

  이 책은 사주팔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읽기에는 난해합니다. 게다가 구체적인 사례를 가지고 사주풀이를 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 어렵게 느껴집니다. 저자도 이를 우려하여 쉽게 쓰려고 나름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적어도 이 정도는 알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저자가 그나마 이해를 돕기 위해 드물게 사주를 가지고 설명을 합니다만, 예를 드는 날짜와 사주가 틀려 읽는 사람의 맥을 빼 놓습니다. (※ 90페이지에 등장하는 사람의 생년 월일은 1957년 7월 4일로 되어 있는데, 7월 5일이어야 맞습니다.) 
 
  저자는 사주 중에서 개인의 성격과 관련된 일주(日柱)를 위주로 분석합니다. 일주를 중심으로 주변의 년주, 월주, 시주와의 관계를 따져 개인의 특성, 적성, 장단점을 살피고, 이를 현대 사회의 생활로 확대하여 적성에 맞는 업무, 창업에 적합한 지 여부까지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내용이 난해하더라도 사례가 풍부하거나, 도움이 될만한 요소들이 요소에 있으면 그래도 따라갈 만합니다만, 사주풀이에 반드시 필수 요소인 ‘만세력’이 부록으로 제공되지 않아 이 책만 가지고는 자신의 성격 분석 조차 하지 못한다는 점이나, 용신이나 격국 등을 깊이 설명하지는 않는 점은 아쉽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어느 정도의 정보를 얻는 지에 대해 리뷰어를 이 책에 따라 나름 분석하는 것으로 서평의 마무리를 대신합니다.

 

   
    나를 나타내는 임(壬)은 하천과 같은 큰 물의 특성을 띠고 있어 대하의 물처럼 언제나 계획적이고 전략적이며, 환경에 따라 유연한 사고를 합니다. 규칙이나 속박을 싫어하고 자유를 추구하기에 모험적인 행동을 좋아합니다.

  십신 보면 자진(子辰)은 합(合)이 있어 시지의 통근 작용은 강합니다.
윗 사람의 의견을 잘 이해하는 한편 아랫사람에게는 편하게 대합니다. 식신이 희신이기 때문에 헌신적인 면이 있습니다. 식신이 시주에 있으므로 자녀나 아랫사람에게 잘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12운성을 보면, 월지는 쇠(衰)로 침착하고, 냉정한 사고, 생각, 행동으로 화려하지 않은 실적 위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일시(日時)가 합(合)을 이루어 일시지의 힘이 일간에 적지 않게 작용합니다. 일지가 제왕으로 도전적인 면도 지니고 있으며, 시지가 묘(墓)로 보수적이며 인내가 강하고 침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십신에 따른 직업 적성을 보면 정치, 군사, 공직, 교사, 사법, 기자, 은행대출 업무 등 객관, 공정, 이성이 반드시 요구되는 업무 분야 혹은 행정, 관리, 조직성, 통제성, 리더십이 요구되는 업무에 적합합니다. 이때 일지(日支)가 식신이거나 천간에 식신이 투출하면 대부분 공직에 종사하는 등 급여 생활이나 문화, 예술 사업에 종사합니다.

  십신을 유형별로 재분류하면 관리형으로 부하가 있고, 조직을 잘 활용하는 능력이 있어 개업을 해도 혼자만으로는 잘 되지 않습니다. 독립보다는 현재의 회사에서 어떻게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실현할 수 없는 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 좋은 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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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0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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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날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연말이면 정부 기관을 비롯한 각 연구소에서 저마다 다음 년 경제전망치를 내놓습니다만, 겨우 1년 앞의 예측치도 연말에 돌아보면 제대로 전망한 경우가 드뭅니다. 기업의 전망치를 예측하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은 경우에 따라 안 보느니만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저자는 소비를 중심으로 트렌드를 예측합니다. 지난 해 예측했던 2009년 트렌드 예측을 평가하고, 2010년 트렌드를 예측합니다. 작년 이맘 때 저자는 2009년을 전망하면서 BIG CASH COW를 키워드로 제시하였는데, 대단한 정확하였습니다. 저자가 책에서도 언급하다시피 트렌드는 언제부터 시작해서 언제까지 끝나는 지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트렌드는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해서 현재에 유행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또다시 변신해가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의 요소들을 골고루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간 삐딱하게 보면 이렇게 말해도 맞는 것 같고, 저렇게 말해도 맡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의 2009년 트렌드 예측을 놓고 보면 거의 정확하게 맞습니다. ‘부채 도사’뺨때리는 수준입니다.

   2009년도에 예측한 트렌드와 2010년도 예측 트렌드를 비교해보면 한 두가지가 겹칩니다. 2009년의 예측치에 나온 “I’m so hot”이란 트렌드는 올해에도 유행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를 반영하듯 2010년에는 “Ready made to order made”로 용어를 교체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자기애적인 면이 2009년에 미약하게 성장하여 2010년에는 보다 보편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Good to be geeks”도 작년에 전망되었던 “Hobby holic”의 또다른 이름이란 생각입니다. 본업과 부업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말은 Hobby의 긍정적인 부분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작년에 무선 인터넷의 대중화를 예측하였습니다만, 값비싼 이용 요금 및 통신사들의 견제로 무선 인터넷은 퍽 저조하였습니다. 2009년 말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아이폰, 옴니아2를 비롯한 스마트폰의 인기가 201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Cross-internetization”은 내년의 주요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많이 보입니다. 저자는 이를 “Omni-U solutions”로 바꾸었습니다.

   저자가 예측한 트렌드 중 절반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이미 예전에 트렌드로서 자리잡은 것도 있고 트렌드로 보기엔느 미약한 것들 말입니다. 저자는 시, 지역사회 등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결국 나름의 정체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물론, 각 지역마다 수많은 축제가 있어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우리나라의 주거 문화가 커뮤니케이션화되지 않은 상황이고, 주거 문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에서 평 수 간의 갈등, 일반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 주민간의 갈등은 동네 정체성을 가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입니다. “Style republic”는 상업적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을 기업들이 이미 몇 년 전부터인식한 상태이고, “Manner matter”에서 거론되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Challenge your age”에서 언급된 시니어 문화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부분에는 동의합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트렌드가 더 확산되고 뚜렷해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도권 위주 및 부유층에 한정될 가능성이 더 커 보입니다. 저자는 현재 TV에서 중견 연예인이 돌아오는 현상과 젊게 살고 싶어하는 트렌드를 연결시키려 합니다만, 우석훈이 “88만원 세대”에서 주장한 바 있는 현재 사회의 주류인 386 세대가 그들과 친숙한 이들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리뷰어가 주제넘게 한 가지를 전망한다면 “88만원 세대의 증가”가 될 듯 합니다. 그로 인해 취업이나 자영업을 돕는 산업들이 크게 성장하겠지요. 취업을 앞둔 청춘들의 앞날에 행운이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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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3000명에게 yes를 이끌어낸 협상 - 평범한 회사원이 세계 76개국에서 최고의 협상을 이끌어낸 비결
마크 도미오카 지음, 전새롬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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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는 회사 초년병 시절을 해외영업부에서 시작하지만, 영어를 못해 좌절합니다. 해외영업부 직원이 토익 320점이라니 그의 심정을 알만하겠지요. 그는 영어로 말하는 상대방에 대해 어설픈 연기를 하며 전화를 끊기도 합니다. 그렇게 영어로 인해 굴욕적인 경험을 겪고, 그것을 극복하고 다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재기합니다.

   저자가 수많은 협상을 성공적으로 성사한 배경에는 90년대 중반 독일의 신규 대리점 후보인 체펠린 테히니크사와의 협상에서 만난 그 회사의 컨설턴트였던 유대인 ‘마이어’의 영향이 컸습니다. 그의 협상 기술에 매료되어 협상 이후 그에게 한 수 가르침을 부탁하는데, 마이어는 자신의 비밀 노트를 저자에게 하룻밤 빌려줍니다. 저자는 호텔에서 밤새 그의 노트를 배낍니다. 얼마나 그의 협상 기술에서 받은 인상이 강력했던지 책의 처음부터 시작하여 전체 분량의 1/3에 걸치도록 그와의 첫 번째 만남이야기 입니다. 아마도 마이어는 저자의 평생 롤모델이 되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래서, 그와 똑같이 행동했겠지요. ‘마이어’로부터 비급을 전달받을 후 저자의 협상은 성공가도를 달립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한 협상의 성공 비법은 저자의 경험과 ‘마이어의 비밀노트’의 액기스라고 하겠습니다.

   ‘마이어’와의 만남이 후 세계 각국의 협상 스타일도 언급합니다. 코너로 몰아 주도권을 쥐는 ‘미국인’, ‘분위기를 띄워 성공하는 이탈리아인’, 와인과 기나긴 식사로 혼이 났던 ‘스페인인’ 등의 협상 스타일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소개합니다. 중국인, 인도인, 아랍인도 있습니다. 한국인은 빠져있네요. 아마도 한국인과는 협상할 기회가 없었거나, 성공적인 협상이 아니었나 봅니다.

   이 책은 협상의 기본인 윈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협상 관련 저자들도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책이 독특하거나, 이질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른 협상 관련 도서에서는 한번쯤 거론되는 용어-예를 들어, ‘바트나(BATNA)’ 등-의 언급이 없고, ‘상대방의 첫 제안은 거절하라’는 원칙은 우선 순위에서 밀려 책의 후반부에서 가볍게 나오는 등 약간은 가볍다는 느낌입니다.

   그가 여러나라 사람의 협상 스타일에 대해서 말합니다만, 이는 지극히 주관적이란 느낌이 듭니다. 한국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등 각 도의 기질이 다르듯이 미국, 일본, 독일도 이와 유사하게 그 나라의 지방에 따라 기질이 다르고, 협상 스타일도 그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이에 대한 언급없이 게다가 그가 대표적으로 성공한 듯한 각 나라별 한 가지 사례만으로 각 나라별 협상 스타일을 정의하는 듯한 인상이어서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책에서는 실폐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두 성공한 사례만 나옵니다. 저자는 약 1만번의 협상 기회를 가졌습니다. 책의 내용에서 풍기는 뉘앙스는 모두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 실패의 위기 상황을 타개해나가는 협상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성공 사례에서 배울 수도 있고, 실패 사례에서도 배울 점이 있습니다. 협상 분야에서는 성공 살폐보다는 실패 사례에서 배울 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부분이 아쉽습니다.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을 읽기 전에 가볍게 읽을 거리로 적당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협상력에 대한 정의는 새겨볼 만합니다.

   
  “협상력이란 나에 대한 인상을 상대방에게 남기는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의 성공은 물론이요 인맥 관리로도 연결되는 기술이다.”  
   
   아, 그리고, 저자가 이러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영어 실력’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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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운명을 바꾼 역사의 순간들 : 전쟁편
류펑 지음, 김문주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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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농업을 알아 정착 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수렵과 채집에 의존했겠지요. 그 때의 전쟁은 살기 위한 생존의 문제였기에 대단히 격렬했을 겁니다. 당시의 전쟁 상황을 상상하면 살이 튀고, 피가 흐르는 가슴아픈 환영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합니다.

  시간이 흘러 인간이 정착하고, 문명화가 진행되었다고 전쟁이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도구가 돌과 청동을 거쳐쇠(鐵)를 자유자재로 만지는 시대에 이르렀지만, 신소재의 도구가 가장 먼저 사용된 시험 장소는 항상 전쟁터였습니다. 문명의 역사는 또다시 전쟁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전쟁은 인류의 역사와 늘 함께 하였습니다. 저자는 커다란 전쟁 중 인류의 운명을 바꾼 중요한 전쟁 몇 가지에 대해 기술합니다. 전쟁의 원인은 다양했습니다. 권력, 재산, 민족분쟁, 종교, 세력 쟁탈, 영토, 이데올로기, 국경, 경제공황의 돌파, 자원 등. 원인은 제각기 달라보입니다만, 그 속에 흐르는 공통점은 하나 입니다. 욕심이지요.

  전쟁은 상대 뿐만 아니라 자신을 괴롭히는 행위입니다. 상대나 혹은 자신이 패자가 될 경우에 그 결과는 참혹하지요. 그렇게 해서 얻고자 했던 이득은 철저히 자기 중심적 욕심 충족입니다. 저자가 살펴본 전쟁들 중에도 생존을 위한 전쟁을 찾아 볼 수는 없습니다. 경제적이든, 명예롭든 남보다 좀더 잘 살기 위한 전쟁들이었습니다.

  여러 전쟁 중에는 ‘한국 전쟁’도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이기에 보다 꼼꼼하게 관심을 가지고 보았습니다. 저자는 한국 전쟁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것뿐 입니다. 그가 말하는 김일성의 ‘업적’(?)은 보기가 껄끄러웠습니다.

   
  “서기 1945년 8월 15일, 김일성이 이끌던 무장 항일 혁명투쟁군이 승리를 거두어 ‘조국 광복’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저자는 무려 18개국이 참전한 한국 전쟁이 왜 일어났으며, 누가 전쟁을 일으켰는가에 대해서는 침묵합니다. 다만, 조국 중국의 입장을 변호하기에 바쁘다는 인상을 줍니다. 저자가 얘기하는 중국의 참전 핑계는 퍽 이색적입니다.

   
  “10월 8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중국 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미국 전투기가 중국 단동 지역의 문화재를 폭격함으로써 중국 본토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자본주의 국가가 되어 국경을 맞대게 되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원인은 부수적이라는 기술입니다. 게다가 100년 전쟁이나 장미전쟁에서는 전쟁 장면이 나름 세부적이고, 장미 전쟁편에서는 특히 비슷한 이름이 나와 족보표를 펴 놓지 않으면 나오는 사람을 따라가기도 버겁습니다만, 한국 전쟁은 매우 간략하게 서술합니다.
 

  한국 전쟁 편의 말미에서 저자는 한국 전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이렇게 기술합니다.

   
  “50년이 지났건만, 한국전쟁의 상흔은 여전히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저 이를 통해 이데올로기 전쟁의 위험성을 깨닫고 좀 더 전쟁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상흔’이 어떤 걸까요? 저자는 알고 있기는 한 걸까요? 구체적인 사례없이 언급되는 저러한 말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척’하고 있지나 않은 지 의구심을 갖게 합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반드시 언급할 만한 전쟁 두 가지를 뺐습니다. 베트남 전쟁과 살수 대첩입니다. 수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내며, 커다란 후유증을 만든 베트남 전쟁은 한국 전쟁 이후 또 한번의 이데올로기의 충돌로 다뤘어야 합니다. 그리고, 살수 대첩은 중국을 통일한 수(隨)나라가 4차례의 고구려 원정 실패로 인해 멸망하고 당나라가 세워지는 계기가 되며, 세계의 중심 국가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욕망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전쟁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전쟁 모두 아시아에서 벌어진 전쟁입니다. ‘뜻밖에 저자는 아시아의 전쟁보다 서양의 전쟁에 더 관심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리뷰어의 억측일까요?

  책의 완성도도 약간 아쉽습니다. 저자는 몇몇 전쟁에 대해서는 나름 친절하기 위해 전쟁을 세부적으로 기술합니다만, 지도 한 장 없이 나열된 전쟁 표현을 읽노라면 그냥 넘기고 싶은 충동이 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지도를 옆에 펼쳐놓고 읽어 나갈 정도의 흡인력은 가지고 있지를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책에 기제된 사진도 아쉽습니다. 전쟁 후 반짝반짝 복원시킨 전쟁 무기들을 흑백으로 찍은 사진보다는 전쟁의 참상을 느끼게 하는 중요 순간을 칼라로 찍은 사진들로 대체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편집 상의 실수(146쪽 박스 참고 자료는 자료는 같은 문장을 두 번씩 반복하고 있음)와 ‘서기 OOOO년’, ‘기의’ 등과 같은 용어는 무척 낯섭니다. 그리고, 몇 몇 전쟁은 아예 저자의 고민있는 의견없이 사실의 서술로 끝내 버리는 부분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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