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속에 감춰진 한국사회의 진실 - 진보의 시선으로 바라본 2010 한국사회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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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맨 위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진보의 시선에서 바라본 2010 한국 사회’. 이 글에서 풍겨나오는 느낌으로 미루어 이 책은 현 정부에 대해 칭찬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어보입니다. 결점만 보겠다는 거지요. 책장을 넘기면 역시나 이러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저자들은 현재 상황에서 현 정부가 펼치는 정책들이 하나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4대강, 친시장적 경제 정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제 추락을 막기위한 정부의 재정 정책에 대해서도 트집을 잡으며, 정체성이 없다고 비판합니다. 심지어 대학생 학자금 대출, 미소 금융, 보금자리 주택 등과 같은 친서민 정책 칭찬에 대해서도 ‘악어의 눈물에 가깝지만’이라는 토를 답니다.

   이 책은 시종일관 성장에 대해 ‘분배’를 실현하기 위한 관점을 견지합니다. 그래서, 가계 경제를 살리자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가계 부실의 원인을 과도한 부동산 가격, 높은 대출 금리 그리고, 자녀를 위한 교육비라고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계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게끔 고용을 안정화시키고, 자본 규제를 통해 금리를 낮추어야 하며, 가계 경제를 위한 경제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청합니다.

   진단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자본 시장에 규제를 가해 외국의 투기 자본에 제동을 걸고, 금융 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금리를 조정하는 정책적 해결은 약간의 조정을 하면 어느 정도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고용에 대한 해결책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며 퍽 과격합니다.

   이 책에서는 고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국가가 공동 부담할 것을 요청합니다. 두 주체가 사람을 채용할 때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되,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을 실현시키는 한편, 기존 근로자의 임금은 삭감하지 말아야 하고, 해고는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이죠. 노동자들의 꿈이 반영되어 있는 개혁안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공업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한 중공업 분야가 산업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노동력을 자동화 기계로 대체함으로써 고용 효과가 예전만 못합니다.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이 가능하게 되었죠.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 공통의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를 고용 효과가 적은 제조업 위주에서 고용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 위주로 변형시켜야 합니다. 피터 드러커가 노동자들이 평생 학습하며 지식으로 무장한 지식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제 조건 없이 아직 제조업에 기반한 산업 사회에서 고용을 늘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고용과 관련하여 또 하나 지적할 것은 기존의 노동자의 임금 하락없이 추가로 노동자를 고용하자는 주장도 현실적으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09년 우리나라 30대 기업의 평균 영업 이익율은 6.94%입니다. 여기에 노동자를 추가로 고용하면 이익율은 더 떨어지겠지요. “노동력 추가 고용 → 제조 비용 상승 → 영업 이익율 저하 → 투자 부진 → 경쟁력 약화”의 시나리오가 그려지는데 이는 어떻게 해결합니까?

   가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이를 기업에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퓰리즘에 기반한 퍼주기식 재정 정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책이 현 경제 상황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합니다만, ‘어떻게’라는 방법이 빠져있습니다. ‘무슨 돈으로 해결할 것이냐’는 재정 해결 방법 말입니다.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그리스의 금융 위기가 어떻게 발생했는 지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경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북한 이야기가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우리나라 마이너들의 시각이라는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기술한 부분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납니다. 북한과 남한과의 경색이 누구의 책임이냐에 대해 남한의 잘못이라고 봅니다. 북한 문제가 경제와 상관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경제 문제보다는 아무래도 정치 문제로 보아야 하는데, 생뚱맞은 느낌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극좌의 시각에서 기술되었고 뒷골목에서 소주 한 잔에 돼지 껍데기 뒤집으며 정부를 비방하는 한탄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그들의 지지도가 왜 저소득층에서 조차도 외면받는 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합니다. 지금 수준에서의 글들은 건전한 비판이라기 보다는 막무가내식 불만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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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좌 2010-04-05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도 이책에 대해서는 칭찬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어보이네요.

성장과 분배는 별개의 문제이고
성장을 위해 인위적인 노력해야 하듯
분배를 위해서도 인위적인 노력해야 하는겁니다.
trickle down은 말잔치일 뿐이란건 이제는 대개 동의하는 걸로 아는데..

그리고, "극좌"의 개념이나 알고 쓰시는지.. 흠..

무플보단 리플하나 달린게 날라나 나쁠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