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G 핑 - 열망하고, 움켜잡고, 유영하라!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지음, 유영만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1월
평점 :
품절


형식적인 부분과 내용적인 부분 모두 실망스럽습니다.

먼저 형식적인 부분을 보면 번역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번역에서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몇 군데 있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한글과 영문의 혼용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떤 용어에 대해 한글과 괄호치고 영문을 혼용해서 표기해놓았습니다.
왜 그렇게 해놓았지요?
번역에 자신이 없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독자에게 알아서 판단해서 읽으라는 뜻인가요?
정확한 뜻을 모르겠다면 저자 혹은 다른 권위자에게 물어서 정확한 단어의 뜻을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참으로 안타까운 대목입니다.

번역체도 아쉽습니다.
이 책은 우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가장 읽기 쉬운 형태가 우화 형태가 아닐런지요?
하지만, 용어가 너무 어렵습니다.
기타 매끄럽지 못한 번역어법은 책의 가치를 많이 떨어뜨립니다.


내용적인 면을 볼 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 수가 없었습니다.
군데군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저자 혹은 역자의 주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황폐화된 연못에서 벗어나 길을 떠나서 멘토를 만난 후 비전을 가지고, 부단한 노력을 하여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순간 실패한 후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 제가 파악한 줄거리입니다.
목적지에 도달했는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말이죠.

핑의 목적지는 행복한 주거지, "황제의 정원"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책의 뒷부분에도 "핑의 행복추구 로드맵"이란 것이 본 책의 흐름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은 핑이 황제의 정원에 도달하는 구체적인 모습은 회피합니다.
갑자기 강의 흐름에 맡겨버리게 합니다.
지금까지 강을 건너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각고의 모든 노력에 대해 부정하면서 말이죠.

부록에서 역자가 본 책을 다시 해설하고 있습니다.
역자도 시인합니다.
각고의 노력과 흐름에 따르라는 부분의 이해가 쉽지 않다고 말이죠.
그러면서 설명을 하는데, 이해가 안되기는 매한가지 입니다.
설명이 더 어렵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대목 중 하나.
부엉이가 행복에 대해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행복이란 목적지가 아니야. 행복은 과정이란다. 어디로 향해 있는 지 알 수 없고 굴곡이 진 그런 길이지."

그러면 황제의 정원에 도달한 핑은 지금 "어디로 향해 있는 지 알 수 없고 굴곡이 진 그런 길 위에 있는 건가요?
목적지가 아닌 과정이라면 이제 핑은 어디로 가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eline 2006-02-0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 말하기 힘들지만 마지막 목적지가 아닌 과정이라면 핑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말이 참 가슴에 와닿네요.

다른 세상 2006-02-1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분이신 것 같네요. 그러나 언뜻 보기에는 매우 논리적인 것 같은 님의 비판은 스스로 논리의 오류를 범하고 있으십니다.(그 이유는 밑에서 설명드리지요).




첫째, 님이 비판하신 영어 원문 병기 문제.


요즘 책들에 영어 원문 표기는 매우 상식적인 일입니다. 그걸 말씀하실 리는 없고, 아마도 이 책에서 이따금 함축적이고 간직할 만한 메시지가 원문으로 표기되어 있는 걸 지적하신 것 같은데....취향이 다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우리 말과 함께 영어 원문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그것이 번역자가 자신이 없어서 그렇게 해놓은 것 아니냐고 했는데...번역자가 자신이 없었다면 왜 굳이 원문을 게재해 자신의 오류를 드러내보이려 했을까요? 원서를 보기 전에는 독자들이 그냥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요.




둘째, '행복'에 관련한 부엉이의 메시지를 앞 뒤 자르고 그 부분만 딱 인용해 놓고 비판을 하신 대목.




이 부분은 참 절묘하더군요. 책을 읽지 않으면 정말 ' 뭐 이런 무책임한 말이 다 있어!" 싶은 생각이 들 만큼...


하지만 저처럼 이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이 부분이 핑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떠올린 스승의 메시지인지.


어쩌면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의 묘미가 이 대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성공학 책이나 자기계발서들이 성공이나 행복을 목적지로 보고 부단히 경주를 하라고 하는 데 비해, 이 책의 메시지는 그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철학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저자는 성공과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만일 그것을 목적지로 본다면 영원히 우리는 행복할 수 없겠지요. 따라서 이 책에서 핑이 도달하고자 한 ‘황제의 정원’은 실질적으로 존재하거나 어떤 종착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정원은 우리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럼 그럭저럭 살라는 이야기냐? 아니라는 것은 아시겠지요? 부엉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자신을 부단히 계발하고 하루하루 더 나은 삶, 더 발전되어 가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 그 속에 행복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디로 향해 있는지 알 수 없고 굴곡이 진 그런 길’이라는 것은 비록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목적지가 어떤 모습인지는 몰라도(인간이라면 누구나) 우리는 행복이라는 ‘파랑새’를 쫒아 사는 것 아니라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순간을 행복과 성취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닐까요?


‘핑’ 또한 황제의 정원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철썩강’을 서둘러 건너려 하거나 억지로 물살을 거슬리려 할 때는 점점 더 물살에 휩쓸렸지만 어느 순간 스승의 메시지를 떠올리고 물살(장애물)과 함께 기꺼이 유영하는 법을 터득한 것이지요, 그것이 우리가 이 순간을 사는 과정에서 장애물을 넘어, 아니 오히려 감싸안고 내 삶과 일에 더 흠뻑 ‘몰입’할 수 있는 경지, 그 과정이 바로 성공과 행복이며 또한 그곳에 이르는 방법이 아닐런지요?






책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에는 분명 개인차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저 역시 이 책에 대해 너무 ‘우호적’일 수도, 아니면 꿈보다 해몽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왠지 님의 비판은 의도적으로 이 책을 매도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어 굳이 장황한 글을 올려 봅니다.



bambby 2006-02-1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o 다른 세상님

님, 번역에 대해 잘 모르시는군요.
번역에서 영문 병기는 피치못할 사정이 아니면 해서는 안되는 "짓"입니다. 대개 번역에 자신이 없는 경우에 많이 저지르는 행위입니다. 한 두번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영문 병기가 너무 심합니다.

이 책의 번역에 대해 얘기한 것은 제가 번역에 관심이 있어 그 분야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을 적은 겁니다. 원영희 교수와 안정효 교수의 책을 보시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 조금이라도 번역을 한 사람이라면 이 책의 번역에 후한 점수는 줄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마치 제가 책을 다 안 읽었다는 듯이 말씀하시는군요.
2번이나 읽었습니다. 밑줄과 제 생각을 여백에 써가면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제가 의도적으로 이 책을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전혀 무관합니다.
님이 혹시나 생각하는 그런 알바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 외 다른 생각은 서로 존중하는 것으로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