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유형의 사람이 존재한다. 연치 폰 노이만과 우리 나머지 - P63

그는 논리를 향한 열정에 거의 전적으로 사로잡혔고, 사물을 유달리 명쾌하게 바라보는 이상한 재능덕에 너무 눈부셔 남들 눈에는 안 보이는 것들을 혼자 보고 살았다. 그의 시각은 감정과 편견으로 초점이 얼룩진 사람들이 보기에는 완전히 불가해한 것이었다. - P68

연치는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했다. 절대적인 진실을 좇았고, 현실을 지탱하는 수학적 기초를, 모순과 역설에서 자유로운 지대를 찾아낼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에 대한 이해를 빨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낮이고 밤이고 책을 탐독했고 공부에 매달렸다. - P68

그의 정신은 언제나 굶주려 있었다. 그는 생애 내내 정밀과학의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휙휙 옮겨다니면서도 절대 만족을 몰랐다. - P70

그는 균형과 평형감각과 조화로운 운동 기능을 한꺼번에 가동해야 하는 자전거 타기를 자신이 어떻게 이성을 쓰지 않고 터득했는지 이해할 수 없노라고 털어놓았다. 어떻게 몸이 저절로 생각한다는 거지? 땅에 얼굴을 박지 않게 수행해야 하는 복잡한 동작을 어떻게 알아냈단 말이야? 생각을 멈춰야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이런 단순한 행동들이 그를 평생 매료시켰다. - P71

나는 동물의 의식에 관해 자주 생각한다. 그건 분명 인간의 의식보다 어둑할 것이고, 꿈같이 덧없을 것이고, 반쯤 녹은 양초처럼 작은 생각들은 절대 윤곽이 또렷하게 그려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명쾌하게 생각하느라 기를 써야 하는 우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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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를 바로잡을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거라고, 미유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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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렌페스트에게 진정한 이해란 정신이나 이성만이 아니라 전 존재가 개입하는 총체적인 경험이었다. - P17

진실을 말하고, 명료하게 쓰고, 최후까지 수호할 것. 볼츠만의 좌우명이던 이 말을 제자 파울은 가슴에 새겼다. - P19

에렌페스트가 난다 긴다 하는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존경받은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선명하게 정제하고 그것의 근본적인 본질을 포착해내는 능력 덕택이었다. 그는 이 앎을 열정과 정력을 다해 전파했고, 듣는 사람들은 흡사 마법에 걸린 양 그의 생각에 빨려들어갔다. - P19

그는 전파를 타고 퍼지는 히틀러 청소년단의 무지성적 구호에서, 전쟁을 도발하는 정치인들의 장광설에서, 무한 진보를 무턱대고 옹호하는 사람들에게서 떠오르는 비이성의 존재를 지각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들 혁명적이라고 떠들어대지만 그의 눈에는 물리학의 산업화에 불과한 생각들로 넘쳐나는 동료들의 논문과 강의에서 비이성의 존재를 더더욱 선명하게 식별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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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물끼리 어울리고싶어하고, 청춘은 청춘끼리 어울리고 싶어하는 법이죠. - P173

스스로 삶을 영위하는 일, 그러한 삶으로 스스로를 더럽히는 일, 스스로 자신에게 죄업을 짊어지게 하는 일, 스스로 쓰디쓴 술을 마시는 일,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자 하는 일, 그런 일을 못하게 누가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 P176

설령 당신이 아들 대신 열 번을 죽어준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그 아이의 운명을 눈곱만큼이라도 덜어줄 수는 없을 겁니다 - P177

싯다르타는 그 정원의 대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자기를 이 장소까지 오게끔 내몰았던 욕망이 어리석은 욕망이라는 것을, 자기가 아들을 도와줄 수 없다는 것을, 자기가 아들에 집착하고 애착을 느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도망친 아들에 대한 사랑을 마치 하나의 상처처럼 가슴속 깊이 느꼈으며, 이와 동시에 이 상처가 결코 자기의 마음을 아프게 쑤셔놓으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상처가 장차 틀림없이 활짝 꽃을 피우고 빛을 발하게 되리라는 것을 느꼈다. - P185

그는 침잠 상태에 빠진 채 앉아서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을, 오직 이 한 가지만을, 즉 기다리는 것, 인내심을 갖는 것, 귀기울여 듣는 법을 그는 강가에서 배웠다. - P186

끝장을 볼 때까지 고통을 겪지 않아 해결이 안 된 일체의 것은 다시 되돌아오는 법이며, 똑같은 고통들을 언제나 되풀이하여 겪게 되어 있는 법이다. - P192

「누군가 구도를 할 경우에는」 싯다르타가 말하였다. "그사람의 눈은 오로지 자기가 구하는 것만을 보게 되어 아무것도 찾아낼 수 없으며 자기 내면에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결과가 생기기 쉽지요. 그도 그럴 것이 그 사람은 오로지 항상 자기가 찾고자 하는 것만을 생각하는 까닭이며, 그 사람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는 까닭이며, 그 사람은 그 목표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까닭이지요. 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목표를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찾아낸다는 것은 자유로운 상태, 열려 있는 상태, 아무 목표도 갖고 있지 않음을 뜻합니다. 스님, 당신은 어쩌면 실제로 구도자일 수도 있겠군요. 목표에 급급한 나머지 바로 당신의 눈앞에 있는 많은 것을 보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P203

이보게, 고빈다, 내가 얻은 생각들 중의 하나는 바로, 지혜라는 것은 남에게 전달 될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이네. 지혜란 아무리 현인이 전달하더라도 일단 전달되면 언제나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리는 법이야 - P206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 - P206

내가 깨달은 최고의 생각이란 이런 거야. <모든 진리는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진리이다!> - P206

말이란 신비로운 참뜻을 훼손해 버리는 법일세. 무슨 일이든 일단 말로 표현하게 되면 그 즉시 본래의 참뜻이 언제나 약간 달라져 버리게 되고, 약간 불순물이 섞여 변조되어 버리고, 약간 어리석게 되어버린다는 이야기야.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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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을 공유하는 사람은 적을수록 좋아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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