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행위는 읽기라고, - P72
사람의 기억이란 어디서 분절이 생기는 것일까? - P99
마티아스는 오브제가 말을 하면 견디지 못할 인간이었다. 솔직하고 신랄하고 거침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게 시선에게 큰 해방감이었으리라 경아는 짐작할 수 있었다. - P117
부당한 도시에서 오로지 서로만 서로의 존엄을 지켜주었기에 사람을 꺾는 모멸감 속에서 사랑이 싹텄던 것이다. 독한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처럼. - P122
폭력은 사람의 인격을 조각한다. 조각하다가 아예 부숴버리기도 하지만. 폭력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폭력의 기미를 감지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얻은 감지력을 유용하게 쓰는 사람도 있고 절망해 방치해버리는 사람도 있어서 한 가지 결로 말할 수는 없다. - P126
친교의 범위가 단정하고 좁은 우윤은 새로운사람과 만나고 친해지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지수가 해코지를 당할까봐 늘 걱정했다. 지수의 입장에선 기우처럼 느껴졌다. 지수에게는 잘 작동하는 촉이 있고, 약간의 아슬아슬함을 감수하더라도 지금까지 몰랐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이라 여겼다. 사람이 제일 신나는 모험이었다. - P130
"언니, 그거 알아? 비둘기들도 매들도 원래 바위 절벽에 앉는 새들이라 도시에 적응한 거야."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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