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여자들‘은 항상 더러워진 것을 바꿀 힘이 있을까. 끊임없이. 물론 일하는 사람과 아픈 사람 모두 훌륭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힘이 있다는 것이……………. 무엇이든지 사라져가는 것을 보는 일은 괴롭다. - P82

어제 <칼스쿠가 티드닝>에 짧은 글을 하나 실었다. 복지 스웨덴에 대해서. 복지사회에서 사회복지대상자로 사는 동시에 세상의 굶주림을 생각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 P84

모든 사람은 일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 - P86

가난하다는 것은 가슴속에 항상 큰 응어리가 맺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담배를 피우거나 다른 식으로 낭비할 때 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이다. - P93

선행은 사람을 참으로 후회하게 만든다. 이 사회에서는 자기만. 그리고 자기 것만 생각해야한다. - P97

이웃 사람들, 일가친척, 직장 동료로 이루어진 내 인간관계 안에 있는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든 그들은 어느 정도 변화 속에서 멈춘 듯하다. 그들은 학교에 다녔던 이래 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실로 조금도 이해하지 못한다(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는 믿지 않는다.) - P99

내 친구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스웨덴인들과 똑같이 살 권리가 있다고 믿지 않는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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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사람과 말을 잘 하지 못하는데, 말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기 무척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 안에서는 많은 사람과 논의한다. 그때는 대화가 술술 풀리지만 실제 말을 해야 할 때는 사고 회로가 결정적으로 멈춘다.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 P30

모든 노동자는 딱하다. 늘 노동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 않는가. - P32

낯선 사람들 틈에서 혼자 다니니 참 재미있었다. 출근하는 스톡홀름 토박이같은 느낌이었다. 잠시 산책을 하다가 작은 카페에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노동자들이 커피 한 잔으로 기운을 차리고 있었다. 나는 구석 테이블에 앉아 그들과 함께 아침시간과 커피를 즐겼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었다. 나는 집에 있을 때 아침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아침밥을 차린 다음 자전거를 타고 청소하러 가기 위해 서둘러 나가는 일이 얼마나 바쁘곤 했는지 생각했다. - P40

버트런드 러셀은 1917년에 다음과 같이 썼다.
가장 높은 계급부터 가장 낮은 계급까지 모든 인간은 경제적 투쟁에 사로잡혀 있다. 자신의 권리인 것을 얻거나 자신의 권리가 아닌 것을 유지하려는 투쟁이다. 현실 또는 우리의 바람에서는 물질적 소유물이 우리의 인생관을 지배하며 대개 모든 너그럽고 창조적인 충동은 제외한다. 소유하고 유지하려는 열렬한 욕망, 소유병은 전쟁의 극히 중요한 원인이자 모든 악의 근원이다. 정치세계를 괴롭히는 모든 악의 근원이다. 버트런드 러셀을 읽어라. 그러면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 P49

나는 계속 일기를 쓴다. 내 삶이 다른 누군가의 관심을 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가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다면 삶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 - P54

이번 주에는 핀란드 청년 한 명이 부당 해고를 당했다. 경영진은 사소한 규정 위반을 해고 사유로 제시했다. 내 생각에 경영진은 노동자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척만 할 뿐이지 사실 경기가 나쁘다는 점을 노동자들과 대화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모든 악재의 원인이라도 되는 듯 간부들은 노동자들을 제지한다. - P56

세상에서 제일 힘든 역할이자 가장 어려운 직업은 엄마로 사는 일 같다. 일종의 책임이 생기고 날마다 무능력을 실감한다. 모성의 행복을 느낄 겨를이 없다. 적어도 몇 분 정도는 그럴 것이다. - P59

내 시간에 맞추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내 직업의 장점이다. - P61

나이가 들면 들수록 삶이 점점 버거워진다. 생각을 많이 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이 가장무도회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일까?" 알기 어려울뿐더러 절대로 알아내지도 못할 것이다. 비겁하게 도망쳐서 나만의 세계에 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가게 두는 편이 가장 편안하다. 허송세월과 버거움, 슬픔. 나는 늘 피곤하다. 아이들이 생활의 경제적 어려움을 감당할 준비가 좀더 되어 있었다면 나는 요양원에 갈 수 있었을 텐데. 농담이 아니다. 참 좋았을 것이다. - P62

취향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한다. - P79

공부했다는 이유로 좋은 자리를 꿰찬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주 많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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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세상을 구원하지는 못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어 간절히 쓰는 사람만큼은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한 명 한 명의 구원이 더해질 때 세상도 조금씩 움직인다는 사실을, - P5

청소노동자였으며 이혼 후 5남매를 혼자 양육한 여성인 작가의 사유의 깊이와 문장은 일상을 유지하는 ‘집안일‘로부터 면제된
‘남성‘ 작가와는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수월성을 보여준다. - P6

감히 누가 그의 글을 연민으로 읽을 수 있을까. 글에서 마이아 에켈뢰브는 묻는다. "어떻게 ‘여자들‘은 항상 더러워진 것을 바꿀 힘이 있을까. 끊임없이." 나는 읽으며 생각한다. ‘어떻게 그는 항상 따스하면서도 날카롭게 세계를 염려할 힘이 있을까. 끊임없이‘ - P7

이 세상은 지옥일 뿐이고 그 안에서 인간은 한편으로는 고통받는 영혼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악마다. -쇼펜하우어- - P9

출근할 때 나는 다섯 아이 모두 겨울옷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나는 한 손에 펜을 쥔 채 앉아 있지만 종이에는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있다. 마음은 한국에 가 있다. 한 철이 지나면 그곳에는 얼마나 많은 재킷이 필요할까? 마침내 나는 재빨리 "바지 한 벌과 재킷 한 벌"이라고 적는다.
나는 온통 한국 생각뿐이다. - P14

나는 한 가지를 아주 깊이 생각했다....... 인간의 인내를.
다른 종류의 ‘자극‘ 없이 인간은 매우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우리 동네에서는 그러한데, 그 이유는 이웃들 사이에서 큰 불평이 전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들은 먹고, 자고, 먹고, 자고 등등....... 작은 집들에서 아내들은 작은 인형의 집에서처럼 살아간다. 저들 각자는 가장 좋은 커피잔들과 가장 흰 침대보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한 진짜 남편의 표정을 반드시 보여준다. 저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자기들 인형의 집에서 놀 수 있을 것인가? - P18

만일 사람마다 삶을 살아갈 힘이 있어야 한다면 자기를 위해 길을 밝혀줄 불빛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내 빛은 오랫동안 작가 하리 마틴손이었다. 마틴손은 굴욕을 견뎌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 역시 굴욕을 이겨낼 것이다…………. 마틴손은 저 밖에 서서 부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그러므로 나 역시 밖에서 그 일을 해낼 것이다. 마틴손은 무기력해지지 않고 가장 비천한 일들을 해냈다. 따라서 나 역시 청소용 양동이에 익사하지 않고 내가 맡은 청소부 일을 해낼 것이다. - P18

만일 인간이 이상해지지 않는다면 세상은 절대로 이상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권력욕으로 가득하여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다란 차이는 늘 존재할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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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개를 꼿꼿이 들고 거리를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고, 그 모두가 어떻게 보이고 내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기억하려 했지만, 이후 내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잡을 것들은 지금 내가 빤히 바라보는 것들이 아닐 것임을 그때 이미 알았다. - P126

지금 난 내가 늘 원했던 그런 삶을 살고 있었다.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 대부분 내 이름조차 모르는 곳에서의 삶, 그래서 얼마간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그런 삶. 그런 상황이 되면 행복감, 희열, 소망이 성취되었다는 만족감 등이 찾아오리라 생각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그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 P126

친구 관계란 단순하지만 또 복잡하기도 하다. 우정은 표면적으로는 자연스럽고 다들 쉽게 당연시하지만, 그 아래쪽으로는 수많은 세상이 있었다. - P127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되었다. 그것만 해도 상당한 성취였다. 그걸 이루려 애만 쓰다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것까지 바라면 과하지 싶었다. - P129

그녀 자신에게도 그랬겠지만, 그녀가 소유한 물건에서는 하나같이 세상살이의 무게가 느껴졌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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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다음에 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책을 많이 가지는 것이 언제나 나의 꿈이었다. - P115

교회에 가본 지가 일 년이 넘었다. 고향을 떠난 후로 가지 않았으니까. 난 여전히 신을 믿는 것 같다. 달리 뭘 어쩌겠는가?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신에게 묻는 일은 이제 하지 않는다. 나와는 맞지 않는 답이 나올 것이 분명하니까. 이제 난 내가 값을 지불할 수 있는 한은 내게 맞는 일을 할 수 있다. "값을 지불할 수 있는 한." 어느새 주객전도가 되어 그 구문이 내 삶을 좌우하게 되었다. 내가 그때 세상을 떴다면, 이 말이 내 비문이 되었으리라.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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