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고개를 꼿꼿이 들고 거리를 걸으며 눈에 들어오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고, 그 모두가 어떻게 보이고 내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기억하려 했지만, 이후 내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잡을 것들은 지금 내가 빤히 바라보는 것들이 아닐 것임을 그때 이미 알았다. - P126

지금 난 내가 늘 원했던 그런 삶을 살고 있었다.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 대부분 내 이름조차 모르는 곳에서의 삶, 그래서 얼마간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그런 삶. 그런 상황이 되면 행복감, 희열, 소망이 성취되었다는 만족감 등이 찾아오리라 생각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그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었다. - P126

친구 관계란 단순하지만 또 복잡하기도 하다. 우정은 표면적으로는 자연스럽고 다들 쉽게 당연시하지만, 그 아래쪽으로는 수많은 세상이 있었다. - P127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되었다. 그것만 해도 상당한 성취였다. 그걸 이루려 애만 쓰다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것까지 바라면 과하지 싶었다. - P129

그녀 자신에게도 그랬겠지만, 그녀가 소유한 물건에서는 하나같이 세상살이의 무게가 느껴졌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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